전매제한·실거주 완화에도 … 청약시장 냉담
규제 풀렸지만 분양가 높은 탓
대구 힐스테이트 단 10명 신청
입지·분양가 따라 차별 장세
"분상제 단지는 기회될 수도"
정부가 최근 분양시장 규제를 대폭 완화했지만 청약시장 한파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 높은 금리에 대한 우려로 실수요자들이 선뜻 나서지 않는 분위기다. 앞으로 청약시장에서는 옥석 가리기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11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경기도 안양시 호계동에 들어설 '평촌 센텀퍼스트'는 전날 1순위 청약 결과 상당히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1150가구 모집에 257명만 지원하며 평균 경쟁률이 0.22대1에 그쳤다.
물량이 19가구로 적게 나온 전용면적 84㎡ A타입만 51명이 지원하며 1순위 마감됐다. 나머지 7개 타입은 1순위 마감에 실패해 이날 2순위 청약을 받았다. 전용면적 59㎡ A타입은 492가구를 모집하는 데 76명만 신청했다.
평촌 센텀퍼스트는 정부가 지난 3일 미분양 물량이 더 늘어나는 걸 막기 위해 분양시장 규제를 대거 푼 뒤 수도권에 처음 공급된 단지라 주목받았다. 정부는 1·3 대책을 통해 최대 10년이었던 수도권 전매제한 기간을 최대 3년으로 줄였다. 안양시는 과밀억제권역이어서 평촌 센텀퍼스트는 전매제한이 1년뿐이었다. 실거주 의무도 사실상 폐지됐다.
이 같은 호재에도 높은 분양가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청약홈에 따르면 이곳 분양가는 전용면적 59㎡가 8억원 초반대, 84㎡가 10억7000만원대로 책정됐다. 인근 신축 아파트 시세보다 1억원가량 높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실수요자들의 분양가격에 대한 민감도가 큰 상황"이라며 "분양가격이 적정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들어가지 않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갈수록 적정한 분양가를 산출하는 게 중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많은 규제 완화에도 불구하고 높은 금리가 청약시장을 계속 잠재우고 있는 것"이라며 "수도권 청약시장이라고 해도 예외 없이 온기가 닿지 않는 듯하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건설사들의 연쇄 줄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미분양 물량 증가로 골머리를 앓는 대구의 분양시장은 한파가 더 거센 상황이다. 대구 동구에 위치한 '힐스테이트 동대구 센트럴'은 전날 478가구에 대한 1순위 청약 접수를 받았지만 10명만 신청했다.
고 대표는 "앞으로는 입지에 따라 성패가 크게 갈릴 것"이라며 "서울도 입지가 어디냐에 따라 청약 성적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강남3구와 용산구의 경우 여전히 규제지역이라 분양가상한제의 적용을 받는 걸 눈여겨봐야 한다는 조언이다. 그는 "기본적인 분양가가 높긴 하지만 그래도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인근 시세 대비 낮게 분양가가 책정될 것"이라며 "강남 진출을 희망하는 실수요자 입장에선 역설적으로 기회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강남권에서 분양 물량이 많이 나오기도 한다. 서초구 방배6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 원페를라'가 대표적이다. 이곳은 전체 1097가구 가운데 465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서초구에선 반포15지구 재정비 사업을 통해 지어지는 '래미안 원펜타스'도 공급된다. 전체 641가구 가운데 일반분양 물량은 292가구다. 강남구에선 청담삼익아파트 재건축을 통해 공급되는 '청담르엘'이 있다. 총 1261가구 가운데 176가구가 이르면 올해 상반기에 일반분양될 예정이다. 송파구에선 잠실진주아파트를 재건축한 '잠실 래미안 아이파크'가 올해 분양된다. 일반분양 물량은 578가구에 달할 예정이다. 강북권에는 동대문구 이문1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 라그란데'가 공급된다. 전체 3069가구 가운데 920가구가 올해 상반기에 일반분양될 것으로 보인다.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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