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이 절로…이하늬→박소담 '유령', 관객 마음도 움직일까 [종합]

냉혹했던 일제강점기, 누구보다 뜨거운 가슴을 갖고 있던 '유령'이 온다.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유령'(감독 이해영)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배우 설경구, 이하늬, 박소담, 박해수, 서현우와 이해영 감독이 참석했다.

'유령'은 1933년 경성, 조선총독부에 항일조직이 심어놓은 스파이 '유령'으로 의심받으며 외딴 호텔에 갇힌 용의자들이 의심을 뚫고 탈출하기 위해 벌이는 사투와 진짜 '유령'의 멈출 수 없는 작전을 그린 영화다.

지난 2018년 영화 '독전'으로 흥행을 이끈 이해영 감독이 신작 '유령'으로 돌아왔다. 이 감독은 "스파이 액션이라고 이 영화를 소개하고 있는데, 배우들이 영화가 제일 처음에 목표했던 장르적 색깔을 정확하게 표현해주셨다"며 출연진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스파이 장르로 이야기가 열리고, 중간 이후부턴 액션 장르에 가까워진다. 온도가 뜨거워지고 역동적인 느낌 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전체적으로 캐릭터 무비로 불리면 좋을 것 같았다"며 "캐릭터 하나하나가 빛이 나고, 이들의 호연이 구심점과 개연성이 돼주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촬영했다"고 이야기했다.

소설 원작이 있는 영화로서, 원작과 달라진 점도 언급했다. 이 감독은 "원작은 유령이 누군지 밝혀지는 걸 목적으로 한다. 그런 플롯이 날 자극하지 않더라. 유령이 누군지 궁금해하는 이야기라면 재미없을 것 같았다"며 "유령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시작하면 재밌겠다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만의 각색이 영화 '유령'의 색을 새로 입혔다. 장르의 변주도 주고, 액션씬도 많이 첨가하는 식이다.

준지 역의 설경구와 박차경을 연기한 이하늬의 액션씬은 특히 압도적이다. 설경구는 이하늬와의 치열한 액션신을 펼친 소감에 대해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오히려 내가 힘에 겨웠다. 팔다리가 기시더라. 기술이 없어서 힘으로 하다보니까 힘들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 감독은 "성별 대결로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계급장 떼고 붙는다는 말처럼, 성별떼고 붙는다는 느낌을 주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박소담과 박해수, 서현우의 호연도 '유령'의 이야기에 과몰입하게 만드는 중요 포인트다. 100퍼센트 일본어 연기를 위해 밤낮없이 올림픽 준비하듯 연습했다는 박해수와, 체중 증량까지 불사했다는 서현우의 의지가 영화에 고스란히 담겼다.

박소담은 기라성 같은 선배들과 당차게 연기 합을 맞춘 소감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최선을 다해서 힘차게 대사를 내뱉을 수 있도록 모든 선배님들이 에너지를 주셨다. 그 눈을 바라보면서 최선을 다할 수 있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특히 이하늬와의 케미를 묻는 질문에는 눈시울을 붉히기도 한 그다. 박소담은 "이하늬 선배님의 목소리를 들으면 지금도 위안이 된다"며 "차경과 유리코가 만났을 때도 그랬지만, 박소담과 이하늬라는 사람이 만났을 때, 차경의 대사 중 '살아'라는 말이 그때의 내게 굉장히 필요했던 말이었다. 혼란스러운 시기에 너무 좋은 사람을 만났다. 촬영 내내 선배님께 받았던 에너지가 너무 컸다"고 덧붙였다.

이하늬는 "박차경은 너무 애정하는 캐릭터다. 오랜만에 쿨톤 캐릭터를 연기했는데, 정말 재밌더라"며 "박소담은 기백이 너무 좋고 단단했다. 동생이지만 존경스러운 부분이 많다"고 칭찬했다.

'유령' 개봉을 앞둔 심정에 대해, 이하늬는 비장한 포부를 밝혔다. 그는 "굉장히 두렵고 설레는 마음이다. 참 감사하기도 하다. 어려운 시국이 지나고 아직도 영화가 어렵다고 하지만, 우리의 인생과 피와 땀이 담긴 영화니 잘 봐달라"고 당부했다.

일제강점기 스파이 액션 영화 '유령'은 오는 18일 개봉된다.

iMBC 백승훈 | 사진 iMBC 고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