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울었어요"…'유령' 박소담→이해영 감독, 시사회 눈물바다된 사연[종합]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영화 '유령' 시사회가 눈물바다가 됐다. 서로를 위한 감사를 전하던 중 박소담을 시작으로 이해영 감독까지 눈물을 감추지 못하며 남다른 팀워크를 전했다.
영화 '유령'(감독 이해영) 언론시사회가 11일 오후 2시 서울 용산아이파크몰 CGV에서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배우 설경구, 이하늬, 박소담, 박해수, 서현우 배우, 이해영 감독이 참석했다.
'유령'은 1933년 경성, 조선총독부에 항일조직이 심어놓은 스파이 '유령'으로 의심받으며 외딴 호텔에 갇힌 용의자들이 의심을 뚫고 탈출하기 위해 벌이는 사투와 진짜 ‘유령’의 멈출 수 없는 작전을 그린 영화다.
이해영 감독은 "스파이 액션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초반에 스파이 장르로 이야기를 중반까지 끌고가고, 중반 이후에는 액션에 가깝게 역동적인 느낌이 들었으면 했다. 전체적으로는 캐릭터 무비로 불리면 좋겠다. 배우들의 캐릭터가 빛이 나고 호연이 개연성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작업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작품은 설경구와 이하늬가 맞붙는 강렬한 액션 시퀀스가 두 차례나 담겨 눈길을 모았다.
이에 설경구는 "전혀 불편함 없었다. 제가 힘에 겨웠다. 팔다리가 길어서 이하늬 배우 때문에 힘에 부쳤다. 저는 기술이 없어서 힘으로 하다보니 그랬다"고 말했다.
이하늬는 "'유령'의 액션 신을 후반에 찍었다. 계속 그 신을 머리에 달고 6개월을 살았다. 이걸 위해 체력을 준비해야겠다. 막상 그날이 됐을 때 체력이 안되면 이도저도 안되겠더라. 연기를 하려고 해도 체력이 받쳐줘야겠더라. 보통 합을 맞춰서 멋있게 찍는 액션과 다르게 힘의 실랑이가 있어야 하는 감정이 들어있는 액션이다. 트레이닝 할 때도 힘이 많이 들더라"며 "역도산하고 붙어야 한다는 엄청난 압박감이었다. 결승선에서 역도산을 그리며 몇개월을 살았다. 막상 주먹이 들어갔는데 안빠지는 거다. 진짜 역도산이구나 그 생각을 했다. 정말 '네가 죽거나, 내가 죽거나'하는 액션 신이라 더 그랬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이해영 감독은 "처음에 액션을 구상할 때 성별의 대결로 절대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남여가 싸우는 것으로 접근하지 않았으면 했다. 두 사람은 동등한 캐릭터고 각자의 감정이 있다. 성별 떼고 붙자. 나는 내 입장, 너는 네 입장에서 기세로 붙으면 좋겠더라. 당연히 설경구 배우가 피지컬이 좋지만, 이하늬 배우와 이야기를 많이 했다. 호텔에서 몸싸움 신을 찍고 나서는 '선배님 괜찮으신가' 싶었다. 이하늬 배우가 너무 센 것이다. 선배님을 역도산으로 표현했다면, 이하늬는 마동석이었다"고 덧붙였다.
이해영 감독은 이번 작품 기획 단계에 대해 "처음에 이 소설을 제안받았을 땐 막막했다. 아무런 영감이 없어서 고민하다가 원작 소설은 밀실 추리극 형식을 충실히 따른다. 유령이 누구인가를 위해서 플롯이 형성되어 있다. 유령의 정체가 드러나는 것이 클라이막스고 엔딩이었다. 개인적으로 그 플롯이 저를 자극하지 못했다. 유령이 누군가인지 궁금한 얘기라면 흥미가 안생겼다. 어느날 반대로 생각하면 재밌겠다. 유령이 누구인가가 아니라 유령의 입장에서 시작하면 재밌겠더라. 그래서 혼자 컬럼버스의 달걀이다 생각하고 작업했다. 그게 원작 소설과 가장 큰 차이점일 것이다. 제일 처음에 그러다보니 박차경의 이야기로 시작하게 됐다.
이어 "정말 백지에 박차경을 놓고, 이하늬가 안하면 못 만들겠다고 생각했다. 초반에 유령의 이야기로 열고 스파이 장르로 갈 땐 정적일 것 같은데 그런 채로 두시간을 끌고 가기엔 지루할 것 같았다. 중반 이후로 액션을 더 많이 넣는 방식으로 구상했다. 원작에서 더 멀리 도망가야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첫 단추를 유령에서 시작하면서 완벽히 다른 이야기에 가깝게 창조한 결과가 됐다. 개인적으로는 꽤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모든 대사를 일본어로 소화해낸 박해수는 "일본어 대사가 어렵고 무서웠다. 준비 과정에선 폐 안끼치고 최선을 다하려 했다. 도전적으로 최선을 다해서 일본어 선생님과 밤낮없이 숙박하면서 만들었다. 그 안에서는 배우 분들이 크게 자신감을 주셨다. 그래서 현장에서 할 수 있었다. 많은 배우들이 그래서 초인적인 힘이 나온 것 같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또한 작품 내에서 독보적인 캐릭터를 뽐낸 서현우는 "천계장이 우리 작품 안에서 해야할 몫이 있다고 생각했다. 난이도 있는 작업이었다. 모두가 진중함을 띄고 있는 가운데, 저도 결코 가볍게 생각해선 안되겠다. 제가 하나짱을 사랑하는 마음과 집에 가야하는 마음. 항일운동 속에서도 굉장히 평범하고 이기적인 마음이 있다고 생각했다. 지금의 삶을 살아가야 하는 평범한 마음이 있다고 봤다. 장르 분위기와 흐름에 방해가 안되게끔,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이게끔 하는 정도를 찾아내는데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체중 증량도 하면서 처음엔 생각하지 못한 제스처가 있더라. 배가 나와있으니 손을 올리고, 수염을 볼 때 몸통을 돌려서 본다든지 하게 되더라"고 말했다.
박소담은 캐릭터를 연기하며 벌여야 했던 하극상에 대해 "그 전에도 혼자 연습을 했지만, 선배님들 계신데 연습을 해야하지 않나. 스스로 중얼중얼 연습하면 오해를 할 수 있는 대사가 많다. 그래서 속으로 연습을 많이 했다. 슛 갈때는 최선을 다해서 힘차게 대사를 내뱉을 수 있도록 선배님들이 저에게 에너지를 더 주셨다. 그래서 저도 그 눈을 바라보면서 최선을 다할 수 있었다. 너무 잘 받아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단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하늬는 "차경이란 역할은 제가 너무 애정하는 캐릭터였다. 연기하는 내내 너무나 행복하게 했다. 제가 사실 최근에 연기 많이 했던 캐릭터가 웜톤이 많았는데, 쿨톤의 캐릭터를 오랜만에 만난 느낌이었다. 밑에서는 마그마 같이 끓고 있는데 겉으로는 드러내선 안되고, 슬픈 일에도 울 수 없고 화를 낼 수 없었다. 굉장히 연기하면서 재밌었다. 꾹 꾹 누르지만 비집고 나오는 감정을 연기하며 재밌었다"고 말했다.
이어 "소담 씨와 처음 만났는데 살아있는 기백이 좋았다. 누굴 만나도 단단한 배우가 많지 않다"고 칭찬했다.
박소담은 "케미가 좋다는 말이 너무 감사하다. 그 말을 듣는데 왜 이렇게 기쁜지 모르겠다. 제가 이상하게 하늬 선배님 목소리를 들으면 지금도 좀 위안이 됐다. 촬영 하면서도 그렇지만 박소담과 이하늬란 사람이 만났을 때, 그 때 대사가 저한테 그 때 굉장히 필요했던 말이었다. 진짜 혼자 많이 혼란스러운 시기에 너무 좋은 사람을 만난 것 같았다. 제가 촬영하는 내내 선배님에게 받았던 에너지가 너무 컸다. 사실 저는 제작발표회 때 제가 울 줄 알았다. 그날 잘 넘겼는데 오늘 같이 영화를 보고 바로 이야기를 나누니까 그 때 제가 느꼈던 감사함과 감정들이 올라오는 것 같다. 여기 올라오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고 눈물을 흘렸다.
박소담의 눈물을 본 이하늬 역시 눈물을 보였고, 결국 전염된 눈물이 이해영 감독까지 이어지며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해영 감독은 박소담의 투병 당시를 언급하며 "다들 아시다시피 박소담 배우는 아주 몸 컨디션이 좋을 때가 아니었다. 서로 몰랐으니 제가 너무 극한까지 요구해서 '저 아이에게 너무 많은걸 시켰구나' 싶었다"고 털어놨다.
모두가 어수선한 사이 마지막 인사를 맡게 된 설경구는 "저도 울었다. 소담 씨가 많이 힘들어했다. 큰 촬영 끝나자마자 큰 수술도 했고, 마음이 그랬던 것 같다. 장하다"고 덧붙여 또 한번 웃음을 더했다.
끝으로 이하늬는 "소담 배우도, 저도 큰 일을 치르고 나름의 복귀작으로 왔다. 굉장히 두렵고 설레는 마음이다. 참 감사하단 생각이 많이 들더라. 이런 어려운 시국 지나고, 아직도 영화 시장이 어렵다곤 하지만 영화에 저희 인생이 담기고 땀과 피가 담긴 산물을 내놓을 수 있다는 자체가 너무나 영광이란 생각이 든다. 모쪼록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더불어 박소담은 "제작발표회에 왔을 때 선배님들이 가장 기쁜 건 소담이가 돌아와줬다는 것이라고 해서 제가 더 감사하고 기뻤다. 저도 앞으로 못 보여드린 만큼 많은 분들께 걱정 끼친 만큼 2023년 '유령'을 시작으로 더 많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앞으로 건강하게 잘 살아가겠다. 항상 모두 건강하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유령'은 오는 1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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