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北이 회선 전부 차단하고 대화 자체 응하지 않아”
北 오판 따른 한반도 정세 악화 우려도
“한미, 北위협 함께 노출…힘합쳐 대응”
윤 대통령은 이날 보도된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집무실 책상에 놓인 전화기를 가리키며 “북쪽에서 회선을 전부 차단하고 있고 대화 자체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전화기는 지난 2018년 판문점에서 열린 4·27 남북정상회담 직전 개설된 남북 정상 간 직통전화다. 이 회선은 개설 당시 청와대와 북한 국무위원회 간 시험 통화가 이뤄졌지만, 이후에는 공식적으로 가동된 바 없다. 윤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현 정부가 출범 이후 ‘담대한 구상’ 발표 등을 계기로 여러 차례 북측에 대화를 제의했지만 북측이 응답하지 않고 있는 현실을 이 같이 꼬집은 것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북한의 안보리 결의 위반과 9·19 군사합의 위반에 대해서 상당히 심각한 위협으로 생각한다”며 엄중한 인식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어떤 오판이 심각한 전쟁상태로 가는 것을 우리는 역사상 많이 봐왔다”면서 북한의 오판에 따른 한반도 정세 악화 가능성을 우려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이 도발을 멈추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북한 내부적인 이유도 있을 텐데, 왜 이런 도발을 하는지 우리나 다른 나라에서 정확히 알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이러한 불법적인 도발 행위들은 결국 우리 대한민국의 안보 대응 능력을 강화하고 한미일 간 안보협력을 더욱 강화하는 결과로 귀착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도화할수록 한미 간 공동 대응도 심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핵무기 등 확장억제와 관련한 한미 간 공조에 대해 “(한미 간)소위 말하는 공동기획, 공동 실행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한국이나 미국이나 서로 북핵에 대한 위협에 함께 노출돼 있기 때문에 서로 협력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특히 “(공동실행에는) 도상연습(TTX), 시뮬레이션도 있고 핵 투발수단의 기동에 관한 연습도 있을 것”이라고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이는 한미가 오는 2월 실시하기로 한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DSC TTX)’이나 이르면 상반기 실시될 수도 있는 양국 간 ‘스노캣’(SNOWCAT·Support of Nuclear Operations with Conventional Air Tactics) 연습을 지칭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스노캣 연습은 미국의 핵 투발 전력폭격기인 B-2나 B-52의 작전을 동맹국의 전투기가 엄호·지원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윤 대통령은 AP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이 조속히 해결되지 않을 경우 북한에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전쟁이) 조속하게 해결되지 않을 경우 ‘침략 행위를 저지르고도 국제사회에서 상응하는 제재나 징벌을 받지 않는다’는 메시지가 북한으로 하여금 도발을 부추기는 것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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