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은행 고객은 '고금리' 고통인데 은행 직원은 '돈잔치'에 웰빙근무
고금리로 은행 대출 고객들의 한숨이 커지는 가운데 지난해 사상 최고 이자수익을 거둔 시중은행들이 '성과급' 잔치에 나서 논란이 거세다. 게다가 은행들은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단축한 영업시간을 정상화하기는커녕 '점심시간 영업 중단'까지 추진하면서 공분을 사고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기본급 대비 400%, 신한은행은 361%, KB국민은행은 280% 성과급(특별격려금 340만원 별도)을 지급할 예정이다. 조기 퇴직자에 대해선 최대 5억~7억원의 희망퇴직금도 주고 있다. 이 같은 돈잔치는 막대한 이자수익 덕분이다. 지난해 1~3분기 국내 은행의 이자수익은 40조6000억원으로 전년보다 7조원 늘었다. 이에 비해 서민과 영끌족, 자영업자 등은 치솟는 대출 이자로 허리가 휠 지경이다. 작년 말 연 5%대였던 예금금리는 한 달 만에 3%대로 급락한 반면 대출 금리는 14년 만에 연 8%대를 돌파했다. 더구나 한국은행이 13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올리면 예대금리차는 더 벌어질 게 뻔하다. 현재도 주택담보대출자들이 연 소득의 60~70%를 원리금으로 갚느라 허덕이는 상황에서 추가 금리 인상은 이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 수 있다. 일각에선 '수신금리 경쟁 자제' 등 금융당국의 시장 개입이 이 같은 왜곡 현상을 부추겼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민간 기업인 은행이 장사를 잘했으면 성과급을 받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금리 상승 탓에 가만히 앉아 엄청난 이자수익을 챙긴 은행들이 고객들의 '이자 폭탄' 고통은 외면한 채 자신들만 흥청망청하는 것은 무책임하다. 고객에게 불편을 주는 은행들의 '웰빙 근무'도 문제다. 은행들은 2021년 7월부터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 시행을 이유로 영업시간을 1시간 줄였다. 하지만 작년 4월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된 후에도 '노사 협의'를 이유로 여전히 단축운영을 하고 있다. 특히 한 은행은 30일부터 일부 점포에서 점심시간 영업마저 하지 않는다고 한다. 고객 편의는 전혀 안중에 없는 행태다. 이런 은행들이 신뢰를 얻고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겠나. 은행들의 각성과 고통 분담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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