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힘들다고… 연체 한 번 없는데 한도 반토막 냈다
해가 바뀐 지 얼마 안 됐는데도 신용카드 한도 하향이라는 ‘날벼락’을 맞았다는 이용자들이 많습니다. 한 이용자는 “쓰고 있던 카드 월 한도가 1400만원에서 700만원으로 줄었다”며 “대출이 늘긴 했지만 연체 한번 한 적 없는데 반 토막이 나니 황당하다”고 했습니다.
11일 카드 업계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카드 등 주요 카드사들은 최근 일부 회원에게 한도를 하향하겠다고 통보했습니다. 원래 카드사들은 정기적으로 이용자의 한도를 점검합니다. 신용도나 이용 실적, 연체 여부 등을 살피고 한도를 조정하는 경우가 많죠.
다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러한 한도 점검이 다소 엄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로 연체가 발생했을 때 한도를 줄이는 사후적인 차원이 아니라, 여러 곳에서 대출을 받거나 리볼빙(결제액 이월약정)이 늘어난 고객 중심으로 미리 한도를 줄이고 있다는 것이죠.
카드사의 무이자 할부 기간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업계 1·2위인 신한카드와 삼성카드가 지난해 말부터 대형 유통사나 온라인 쇼핑몰과 제휴해 제공하던 무이자 할부 기간을 6개월에서 3개월로 줄였죠. 다른 카드사들도 ‘무이자 6개월’이 사라지고 대부분 2~3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을 주는 분위기입니다. 연초 성행하던 카드사 캐시백 행사도 찾기 힘들어졌습니다.
이처럼 다방면에서 고객 구매를 의도적으로 줄이는 ‘디마케팅’에 나선 이유를 카드사들은 “업계를 둘러싼 환경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은행처럼 예금을 받지 못하는 카드사들은 여전채(여신전문금융채)를 발행해 돈을 끌어오는데 이 여전채 금리가 오르면서 조달 비용이 높아졌고 무이자 할부 같은 혜택을 대폭 줄인 것입니다. 여기에 금리 상승기 원리금 부담이 늘어난 이용자들의 부실률까지 관리하자니 이용 한도도 야박해졌죠.
카드사들이 경영난을 호소하며 고객 혜택을 축소하고 있지만, 그래도 주요 7개 카드사들의 작년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약 2조800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줄긴 했지만 여전히 상당한 돈을 벌고 있는 것이죠. 임직원 수가 줄었지만 성과급이 늘면서 카드사들이 지난해 직원들에게 지급한 인건비는 코로나 이전보다 약 22% 늘었습니다. 카드사들이 고금리와 경영난을 핑계로 고객들에게 비용을 떠넘긴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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