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에 의한 평화 구현"···선제타격용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한다

민병권 기자 2023. 1. 11.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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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업무보고
독자 정찰위성 올해 첫 발사하고
초정밀·고위력 탄도미사일 확충
대북 감시·타격 '3축 체계' 강화
"北 미사일 발사 전에 교란·파괴"
사이버·전자전 역량도 고도화
전반기 한미훈련 11일 연속 진행
하반기 韓-유엔사 국방장관회의 추진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2023년도 외교부·국방부 업무 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제공=대통령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11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신년 업무 보고 사후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11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한 ‘2023년 주요 업무 추진 계획’은 ‘힘에 의한 평화 구현’이라는 모토를 담았다. 압도적인 군비 확충을 통해 북한의 대남 도발 의지를 꺾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한국형 3축 체계’를 한층 강화하고 한미 동맹을 발전시키겠다는 것이 이번 보고의 핵심이다. 또한 한미연합 연습 및 훈련을 실전 수준으로 높이고 공간의 범위도 기존의 육·해·공을 넘어서 우주 및 사이버 공간으로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이날 윤 대통령에 대한 보고를 통해 북핵 위협에 대비해 강력한 대응 능력·태세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북한의 저비용 비대칭 도발(무인기 남침, 사이버 도발 등)에 대한 실효적 대비 태세 강화, 한미 군사동맹·국방협력 강화도 병행 추진돼야 한다는 처방을 소개했다.

국방부가 2022년 10월 1일 74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영상으로 공개한 신형 고위력 탄도미사일의 시험발사 장면. 국방부 동영상 캡처

◇대북 감시, 실시간 수준으로 높인다=한국형 3축 체계는 자위적 차원에서 도발 원점 등을 선제 타격하는 ‘킬체인’, 적의 탄도탄 등을 요격하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적 지휘부와 전략시설 등에 강력한 반격을 가하는 대량응징보복(KMPR)으로 구성된다. 이 중 킬체인 역량 구축을 더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의 미사일 공격이 갈수록 고도화돼 요격 및 사후 반격만으로는 충분히 도발을 억제하기 어려운 탓이다. 업무 보고는 킬체인 확충 차원에서 북한 핵심 표적 감시·타격 능력 확보 가속화를 추진한다는 것을 명시했다. 독자적인 군 정찰위성을 2020년대 중반까지 순차적으로 발사하는데 첫 위성은 올해로 예정했다.

◇대북 선제 타격 능력은 더 키워=킬체인용 공격 수단으로는 전술지대지미사일(케이티즘·KTSSM), 공대지유도탄을 비롯한 초정밀·장사정 미사일 확충이 추진된다. 북한의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 등의 수량이 늘어남에 따라 이를 동시다발적으로 타격하기 위해서는 타격용 미사일 수량이 충분해야 하기 때문이다.

극초음속 비행체 핵심 기술(추진 기술 및 형상 설계)의 확보 계획도 내놓았다. 국산 극초음속 미사일을 제작한다면 유사시 북한 미사일 발사 징후 포착 후 몇 분 내에 해당 발사 원점을 파괴할 수 있다. 국방부는 킬체인용 타격 역량 확보의 일환으로 ‘고성능 대형 수중발사장치’의 기술도 갖겠다는 계획이다. 국방부는 킬체인과 관련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전 단계에서 교란·파괴하는 개념을 발전시키겠다는 계획도 냈다. 유사시 북한의 미사일 발사체계 등을 해킹, 전자파(EMP)공격, 전파 교란(jamming)과 같은 사이버·전자전으로 무력화하는 작전을 구체화하겠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적의 미사일을 발사 전에 비물리적 수단으로 마비시키는 방식은 ‘발사의 왼편(left of launch)’로 불린다.

◇진화하는 요격망, 반격 능력=KAMD의 복합다층방어체계도 구축한다. 이를 위해 지상 레이더를 확충하고, 우주 기반 조기경보위성의 탐지 능력을 높인다. 탄도탄작전통제소(KTMO Cell) 성능도 개량한다. 요격용 지대공미사일의 수준도 높인다. 인공위성까지 격추할 수 있는 미국의 방공미사일 SM-3 수준으로 추정되는 국산 ‘장거리 지대공미사일-Ⅱ(L-SAM-Ⅱ)’, 한국판 패트리엇MSE(PAC-3 MSE)의 성능을 낼 것으로 보이는 ‘M-SAM 블록-Ⅲ’의 기술 개발도 추진될 예정이다. 국내 개발을 마친 탄도탄요격미사일 ‘M-SAM 블록-Ⅱ(천궁-Ⅱ)’은 야전 전력화를 추진하고 미국의 PAC-3 미사일 도입 수량도 확대한다.

고위력 탄도미사일 능력을 확충하기로 했다. 지난해 공개된 신형 고위력 탄도미사일(탄두 중량 최대 8~9톤 추정)을 비롯해 현무 계열의 미사일들의 수량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동맹은 더 강력해져=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이 현실화할 경우에 대비해 실전적인 군사연습 및 훈련이 실시된다. 2월 한미가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DSC TTX)’을 본격화한다. 미국의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안보 공약 실행력 강화를 위한 방안도 추진된다. 특히 북한 핵·미사일과 역내 미국의 핵전력 배치·운용 현황 등 핵 관련 정보 공유 범위가 확대되도록 추진하겠다는 게 우리 국방부의 설명이다.

이 장관은 올해 하반기 서울안보대화를 계기로 유엔사령부 회원국 국방부 장관들이 함께 참여하는 회의를 열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번 회의에서는 1953년 정전 협정 이후 70년간 이어진 현행 유엔사 시스템과 인적 구성 등에 대한 논의가 새롭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70년 전 만들어진 유엔사 체계가 최신화될 필요가 있겠다는 한미 간 공감대가 있었다”며 “유엔사 인원 확충, 유엔사의 성격 등 여러 현안을 망라하는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민병권 기자 newsroo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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