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김동관의 역발상… 한화솔루션 IRA 업고 美 태양광시장 고삐

박영선 2023. 1. 11.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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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규모 지원에 안정적 재무 상황 힘입어 대규모 투자…점유율 확대 공략

[아이뉴스24 박영선 기자]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국내 기업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에서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의 역발상 접근법이 주목된다.

미국에서 태양광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에 세액공제를 비롯한 각종 혜택을 주는 IRA를 활용해 북미 태양광 시장 점유율 확대와 세액공제를 동시에 누리는 '꿩 먹고 알 먹기' 전략을 세운 것이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사진=한화]

한화솔루션은 11일 신년 사업계획 브리핑을 개최해 미국 조지아주에 태양광 통합 생산 단지 '솔라 허브'를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기존 달튼 공장과 카터스빌 공장을 잇는 솔라 허브에서는 태양광 밸류체인 중 잉곳·웨이퍼·셀·모듈 등을 한 곳에서 생산할 수 있다.

매년 약 20% 고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북미 태양광 시장인 만큼 투자 금액도 역대급이다. 한화솔루션은 총 3조2천억원을 들여 태양광 통합 생산 단지를 조성하는데 이는 미국 태양광 에너지 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 투자액이다. 김 부회장의 역발상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이렇게 투자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IRA가 있다. 한화솔루션은 자국 내 친환경 에너지 공급과 생산망 확대를 위해 미국서 태양광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내용의 IRA에 따라 생산 단지 완공 이후 연간 1조원 이상의 세액공제 혜택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연방정부로부터 태양광 설치 투자금 30%를 세액공제 받을 계획이다.

이구영 한화솔루션 대표 [사진=한화솔루션]

연방정부가 아닌 조지아주에서도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이구영 한화솔루션 대표는 "부가세·법인세를 비롯한 세금 감면은 물론이고 부지 단가 할인, 인프라 건설 지원, 채용 지원 등 다양한 혜택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한화솔루션의 양호한 재무상황도 한 몫했다. 신용인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재무실장은 "작년 말 기준으로 본사의 연결 기준 보유 현금은 약 2조원 정도"라며 "대규모 차입이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화솔루션은 조지아주 카터스빌에 연 3.3기가와트(GW) 규모의 잉곳·웨이퍼·셀·모듈 생산 공장을 신설한다. 태양광 밸류체인은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모듈'로 이어지는데 폴리실리콘의 경우 지난해 지분을 인수한 REC실리콘이 만드는 폴리실리콘을 투입할 예정이다. 한화솔루션은 REC실리콘의 최대주주다.

카터스빌 공장은 기존 달튼 모듈 공장에서 약 33분 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내년 말 상업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지어진다.

지난 2019년 모듈 양산이 시작된 달튼 공장의 경우 연간 생산 능력이 현재 1.7GW에서 올해 말 5.1GW로 확대된다. 한화솔루션은 올해 상반기 중 1.4GW 규모 생산 라인 증설을 끝내고, 연말까지 2GW의 생산 능력을 추가로 늘릴 계획이다.

달튼 공장과 카터스빌 공장 증설이 모두 완료되면, 한화솔루션의 현지 모듈 생산 능력은 총 8.4GW로 늘어난다. 8.4GW는 실리콘 전지 기반 모듈을 만드는 태양광 업체 생산 능력으로 북미 최대 규모로 미국 가구 기준 약 130만 가구가 1년 동안 사용 가능한 전력량이다.

미국 솔라 허브 지도 [사진=한화솔루션]

현재 한화솔루션은 미국 태양광 주택용·상업용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유틸리티 분야에서는 대량생산의 저가 제품을 판매하는 미 기업 퍼스트솔라가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이구영 대표는 "유틸리티 분야에서는 새로운 전략을 모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구영 대표는 북미 태양광 시장 공략 방향을 소개하는 자리에서도 한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미국의 IRA를 최대한 활용해 경쟁력을 극대화할 것"이라면서도 "한국 역시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에 따라 특정 시기가 되면 태양광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시장이 커지는 날을 고대하며 최대 태양광 제조업체로서 고효율 모듈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영선 기자(eune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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