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 3.2조원 투자해 美 ‘태양광 생산단지’ 구축(종합)

박순엽 2023. 1. 11. 17:0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내년까지 美 조지아주에 ‘태양광 통합 생산단지’ 구축
공장 신·증설 통해 모듈 생산능력 8.4GW로 끌어올려
IRA로 연 1조원 세금 감면…미국 시장 1위 입지 강화
“회사 재무 상황 양호…대규모 차입 등 계획에 없어”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한화솔루션이 총 3조2000억원을 투자해 북미 태양광 시장 공략에 나선다. 미국 조지아주에 태양광 통합 생산공장을 조성하는 데 이어 기존 현지 공장의 생산능력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대내외적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태양광 사업에 대한 이 같은 공격적인 투자 결정은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한화큐셀 미국 조지아 공장 (사진=한화솔루션)
한화솔루션(009830)은 11일 서울 중구 한화빌딩에서 신년 언론 간담회를 개최하고 북미 태양광 투자 전략을 발표했다. 한화솔루션은 이 자리에서 내년까지 미국 조지아주에 총 3조2000억원을 투자, 잉곳·웨이퍼·셀·모듈 등의 현지 생산을 위한 태양광 통합 생산단지 ‘솔라 허브’를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태양광 에너지 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 투자다.

또 단일 기업이 북미 지역에 태양광 핵심 가치사슬(밸류체인)에 놓인 생산 설비를 모두 갖추는 건 한화솔루션이 처음이다. 구체적으로는 각각 연 3.3기가와트(GW) 규모의 잉곳·웨이퍼·셀·모듈을 생산하는 공장을 신설하고 현재 연 생산능력이 1.7GW인 모듈 생산 설비는 추가 증설을 통해 총 8.4GW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구영 한화솔루션 대표이사가 11일 서울 중구 한화빌딩에서 미국 태양광 사업 투자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화솔루션)
美 조지아주 공장 신·증설…모듈 생산능력 8.4GW로

한화솔루션은 우선 미국 조지아주 카터스빌에 총 3조원을 투자, 내년 말 상업 생산을 목표로 각 3.3GW 규모의 잉곳·웨이퍼·셀·모듈 통합 생산단지를 건설한다.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모듈’로 이어지는 태양광 핵심 가치사슬 5단계 가운데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을 제외한 나머지 4개 제품을 한 곳에서 생산하는 것이다.

카터스빌은 조지아 주도인 애틀랜타에서 자동차로 약 55분 거리, 기존 모듈 공장이 있는 같은 주 달튼에서 약 33분 거리에 있다. 접근성이 좋아 물류 운영이나 인력 채용이 유리하다. 가치사슬별 생산 설비를 한군데 모음으로써 물류비 절감, 운영 효율성 제고 등을 통해 원가 경쟁력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구영 한화솔루션 대표는 “조지아주 정부로부터 부가세·재산세·법인세 감면 혜택과 직접 현금을 보조해주는 캐시 그랜트(현금 보조) 제도, 공장 부지 단가 할인, 인프라 건설 비용 일부 지원, 채용 관련 지원 등을 지원받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솔루션은 이와 함께 지난 2019년 모듈 양산을 시작한 조지아주 달튼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을 현재 1.7GW에서 올해 말까지 5.1GW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 중 1.4GW 규모 생산 설비 증설을 끝내고, 연말까지 2GW의 생산능력을 추가로 확대한다. 한화솔루션이 내년 말 두 공장의 신·증설을 완료하면 현지 모듈 생산능력은 총 8.4GW로 늘어난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8.4GW 규모의 모듈 생산능력은 실리콘 전지 기반 모듈을 만드는 태양광 업체 생산능력으로는 북미 최대 규모로, 미국 가구 기준 약 130만 가구가 1년 동안 사용 가능한 전력량”이라며 “기존 화석연료 대비 연간 이산화탄소 감축량은 약 978만톤(t)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그래픽=김정훈 기자)
‘IRA 혜택’ 업고 미국 시장 1위 굳히기 나서

한화솔루션이 미국 내 대규모 투자 결정을 내린 데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IRA가 본격적으로 발효된 올해부터 현지에서 태양광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은 세액 공제 등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어서다. 한화솔루션은 공장 신·증설이 완료되면 미국 정부로부터 연간 8억7500만달러(약 1조원)의 세금 감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했다. 또 한화솔루션은 이 같은 투자가 마무리되면 미국 내 태양광 사업 연간 매출액이 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했다.

아울러 한화솔루션은 솔라 허브 생산 설비에 지난해 지분을 인수한 REC실리콘이 만드는 폴리실리콘 투입을 검토하고 있다. REC실리콘은 미국 워싱턴주 모지스레이크에 위치한 수력 발전 기반의 친환경 폴리실리콘 생산업체다. 올해 말부터 약 5.3GW의 셀 생산 가능 규모인 연간 1만6000t의 폴리실리콘을 양산할 예정이다.

한화솔루션 솔라 허브 IRA 기대효과 (사진=한화솔루션)
신재생에너지 사업 성장세…“자금 조달도 문제 없어”

업계에선 김동관 부회장이 북미 태양광 시장에 승부수를 띄웠다고 평가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지난 2012년 유럽 금융위기 속 파산 신청한 독일 큐셀(현 한화큐셀)을 인수해 2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김 부회장의 과감한 투자는 현재 결실로 나타나고 있다. 한화솔루션 내 신재생에너지 부문의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61% 늘어난 1조331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972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한화솔루션은 자금 조달에도 문제가 없다고 자신했다. 신용인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재무실장은 “지난해 말 기준 회사 재무 상황이 양호하고, 연결기준 보유 현금이 2조원 정도 있어 당장 자금을 차입할 필요가 없다”며 “올해 투자해야 할 금액은 1조원 남짓으로, 상당 부분은 보유 자금으로 충당하고 나머지 부분에 대해 차입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순엽 (soon@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