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정현 게임학회장 "문체부 게임 패싱해…메타버스는 자율규제 적용해야"

한국게임학회 신년 기자간담회서 위정현 학회장 발언
"확률형 아이템 관련법 신중 입장 이해 안 돼"

한국게임학회 신년 기자간담회.

(서울=뉴스1) 남해인 기자 =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학교 교수)는 신년간담회를 열고 문화체육관광부와 국회, 한국 게임 산업에 대해 작심 비판했다.

11일 한국게임학회는 서울 강남구 토즈 강남컨퍼런스센터에서 '2023 한국게임학회 학회장 신년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위 학회장은 문체부 게임 산업 정책과 박보균 장관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박 장관이 취임한 뒤 대통령 인수위원회의 110대 국정과제에서 게임에 관한 내용이 빠졌다"면서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게임을 '패싱'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관이 게임을 혐오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주장했다.

이어 위 학회장은 "올해 문체부 업무보고에 'K 콘텐츠' 분야 예산 총지출 규모가 8442억원이라고 나와있다"며 "수출액이 86억7000만달러 수준이고 콘텐츠 수출의 70%를 게임 산업이 차지한다면, 게임 산업을 더 강화하고 끌어올리겠다는 비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K 콘텐츠'라고 두루뭉술하게 묶기엔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크다"며 게임과 드라마·영화·공연 등 콘텐츠를 분리해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위 학회장은 문체부에 2주 안에 게임 산업 진흥을 위해 필요한 정책과 총 예산 규모를 다시 정해 발표하기를 요청했다.

아울러 위 학회장은 P2E와 메타버스 시장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그는 "P2E가 게임의 미래라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며 "게임사는 신뢰를 받지 못하며 게임사가 발행하는 코인은 더욱 그렇다"고 회의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P2E는 확률형 아이템을 촉진하는 수단이 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메타버스에 대해서도 "하강기에 접어들었다"며 메타버스에는 게임법이 아니라 자율규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메타버스는 굳이 게임과 같이 규제하지 않아도 생존을 위해 스스로 규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이유를 말했다.

위 학회장은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국내 도입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그는 "게임을 질병으로 보던 시선을 바꿔야 한다던 윤석열 대통령의 후보 시절 공약을 지켜주길 바란다"며 "게임이용자가 득표를 위한 수단이 돼선 안 된다"고 했다.

한편 위 학회장은 확률형 아이템 관련 게임산업법 개정안이 국회 문체위 법안소위에서 계류된 상황을 설명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게임업계가)6~7년 전까지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게임사 자율 규제를 주장해왔지만 게임업계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어 위 학회장은 지난해 12월 문체위 간사인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언을 언급하며 비판했다. 김윤덕 의원은 지난 문체위 법안소위 논의 과정에서 "자율규제가 잘 되고 있는데 법으로 강제하는 것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며 "해외 게임사에 대한 역차별 문제도 있어 명료한 정리가 필요하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위 학회장은 "몇 년 전부터 논의된 사안인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을 이제 와서 보이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달 30일에 문체위 법안소위가 있고 31일에 전체회의가 예정돼 있다"며 "유일하게 반대했던 김윤덕 의원이 이번 법안소위에서 책임지고 법안을 통과시키는지 지켜보겠다"고 했다.

hi_na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