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주 펀드의 부활…이채원 펀드 수익률 1위

박의명 2023. 1. 11.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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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주는 닷컴버블이 붕괴된 2000년부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까지 장기 상승 랠리를 펼쳤다.

가치주펀드가 지난해 수익률 최상위권을 차지하면서다.

이들 펀드는 가치주 펀드라는 공통점이 있다.

가치투자 펀드가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은 작년 4분기 가치주들이 코스피와 정반대로 움직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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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이사회 의장 사진=한경DB


가치주는 닷컴버블이 붕괴된 2000년부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까지 장기 상승 랠리를 펼쳤다. 불확실성에 질린 투자자들은 ‘백 마디 말보다 돈을 잘 버는’ 회사에 주목했다. 롯데칠성, 신세계, 아모레G 등이 저점 대비 수십 배 오르며 주식시장 회복을 주도했다. 

2008년 세계 각국이 저금리 정책을 시행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 성장주가 저금리 환경을 바탕으로 급등하면서 주도주 자리를 꿰찼다. 2000년대를 주름잡았던 가치주 투자자들은 10년 넘게 수익을 거의 내지 못하는 장기 불황에 빠졌다. 

최근 들어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가치주펀드가 지난해 수익률 최상위권을 차지하면서다. 저금리 기조를 바탕으로 가치주 장세가 돌아온 것 아니냐는 기대가 커지는 배경이다. 

 ◆이채원 펀드 수익률 1위

11일 한국예탁결제원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의장이 운용하는 ‘라이프한국기업ESG향상1호’ 사모펀드는 작년 한 해 0.9%(보수 차감 후 -0.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롱바이어스드(매수 위주) 주식형 사모펀드 가운데 유일하게 플러스 수익을 냈다. 

공모펀드에서는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대표가 운용하는 ‘신영마라톤중소형주’가 -9.95%(이하 보수 차감 후 기준) 수익률로 액티브 주식형 펀드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코스피지수는 24.9% 떨어졌다. 

이밖에 사모펀드에서는 VIP자산운용이 운용하는 VIP BUY CHEAP KOREA(-8.29%)와 VIP Deep Value(-9.56%), 공모펀드에서 베어링고배당플러스(-12.77%), 신영밸류고배당(-13.43%)이 각각 2·3위를 차지하며 코스피를 10~15%포인트 웃돌았다. 

이들 펀드는 가치주 펀드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채원 의장과 허남권 대표는 2000년대 가치투자 시장을 개척한 ‘가치투자 1세대’다. VIP자산운용은 2세대 가치투자자인 최준철·김민국 대표가 운용을 맡고 있고, 베어링은 오랜기간 고배당 가치주에 집중해온 운용사다.

 ◆“가치주 장세 이미 시작됐다”

가치투자 펀드가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은 작년 4분기 가치주들이 코스피와 정반대로 움직였기 때문이다. 정통 가치주로 꼽혀온 메리츠화재, LS, 영원무역홀딩스 등은 코스피지수가 급락하는 동안 신고가를 기록했다. 가치투자 펀드의 수익률이 급등한 것도 이 시기다. 

이 의장은 “가치주 장세가 작년 10월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너스 수익률을 내던 라이프한국기업ESG향상1호는 4분기에만 15%가 넘는 수익을 내며 ‘막판 뒤집기’에 성공했다. 

가치 투자자들은 주식시장 흐름이 2002년과 비슷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금리 상승으로 성장주 거품이 꺼지고 현금의 가치가 높아지는 모습이 닷컴버블 붕괴 직후와 유사하다는 것이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경제 성장률보다 금리가 높은 구간에서는 꿈을 좇는 기업보다 당장 현금을 벌어들이는 기업이 높은 가치를 부여받는다”고 설명했다. 

주주행동주의가 확대되는 점도 가치투자 펀드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배당확대, 자사주 소각 등을 요구하는 주주행동주의가 겨냥하는 기업군은 대부분 저평가 가치주이기 때문이다. 

운용업계는 가치주 가운데서도 지주사를 유망하게 보고 있다. 대주주의 세대 교체로 일감 몰아주기, 편법 증여 등이 어려워졌고 지주사를 중심으로 배당도 늘고 있어서다. 지주사는 주가수익비율(PER)이 2~3배인 기업이 많아 상승 여력이 높다는 분석이다. 

배당 확대 여력이 있는 기업도 눈여겨봐야 한다는 조언이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배당금 비율)이 20%에서 30%까지만 올라도 주가가 크게 오를 수 있다”고 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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