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조 투자해 미국에 솔라허브 차린다"...IRA 효과 누리기 위한 한화의 큰 베팅

미 조지아주 달튼·카터스빌에 밸류체인 구축
생산 능력 8.4GW로 확대, 130만 가구 1년치 
이구영 대표 "IRA 효과적 대응 기대"

이구영 한화솔루션 대표이사가 11일 서울 중구 한화빌딩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화큐셀 제공

한화솔루션이 내년까지 미국 조지아주에 3조2,000억 원을 투자해 태양광 통합 생산 단지 '솔라 허브'를 구축하기로 했다.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모듈'로 이어지는 태양광 핵심 밸류체인(가치사슬) 5단계 중 원재료 폴리실리콘을 제외한 나머지 4개 제품을 한곳에서 생산, 현지 모듈 생산 능력을 총 8.4기가와트(GW)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현지 통합 생산 기반을 마련하면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효과적 대응이 가능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높다.

이구영 한화솔루션 대표이사는 11일 서울 중구 한화빌딩에서 미디어데이 행사를 열고 "미 조지아주 달튼 공장 생산 규모를 늘리고 인근 카터스빌에도 공장을 신설, 솔라 허브 조성을 통해 모듈 생산 설비를 올해 안에 두 배 이상 늘리겠다"고 밝혔다. 투자 규모 3조2,000억 원은 미국 태양광 에너지 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로, 단일 기업이 북미 지역에 태양광 핵심 밸류체인별 생산 라인을 모두 갖추는 것은 처음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한화큐셀은 2019년 애틀랜타 북서쪽에 위치한 달튼에 연 생산량 1.7GW 규모의 공장을 세운 뒤 지난해 5월 1.4GW 규모의 제2공장을 짓기 시작했다. 여기에 애틀랜타와 달튼 사이에 위치한 카터스빌 공장까지 신설해 미국 태양광 시장의 절반 이상을 장악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화큐셀에 따르면 달튼의 모듈 공장 생산량은 올해 말까지 5.1GW로 확대되고, 내년 말까지 달튼 공장 증설과 카터스빌 공장 신설 작업까지 마무리되면 연간 8.4GW 규모의 태양광 모듈 생산 능력이 갖춰진다. 8.4GW는 미국에서 130만 가구가 1년치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총 3조2,000억 원 규모로 예상되는 미국 공장 신·증설 투자 자금은 한국 본사가 책임진다. 신용인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재무실장은 "현재 본사의 연결 기준 보유현금은 2조 원 규모로 당장 필요한 토지구입 대금 등을 충당할 수 있다"며 "공장 완공 이후에는 미국 정부로부터 연간 1조 원 이상의 지원을 받을 수 있어 대규모 차입은 필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미국 정부는 IRA를 통해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업체에 초기 5년 동안 생산·판매한 제품에 대해 와트(W)당 현금을 지원한다. 류성주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미국제조본부장은 "태양광 밸류체인별 세금 혜택을 와트당 모듈 7센트, 셀 4센트, 잉곳·웨이퍼 4.69센트씩 받을 수 있다"며 "이렇게 연간 받을 수 있는 혜택은 총 8억7,500만 달러(약 1조 원)로 계산된다"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솔라 허브 조성에 나서는 것은 미국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을 최대한 활용해 경쟁력을 극대화하려는 것"이라며 "(허브가) 본격 가동에 들어가면 태양광 사업 매출과 수익성이 크게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