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 미국에 '솔라허브' 만든다…'연 1조 세제혜택'
IRA 통해 연간 1조원의 세액공제 받을 전망
한화솔루션 신재생에너지 부문(한화큐셀)이 태양광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한화큐셀은 미국에 태양광 밸류체인(가치사슬) 전 단계를 아우르는 생산 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번 '솔라 허브' 건설이 모두 끝나면 한화큐셀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총 1조원이 넘는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3.2조 들여 태양광 밸류체인 완성
한화큐셀은 11일 서울 중구 한화빌딩에서 '2023 신년 미디어데이'를 열고 미국에 총 23억달러(약 3조2000억원)를 투자해 3.3GW(기가와트) 규모의 태양광 통합 생산 단지 '솔라 허브'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위치는 기존 태양광 모듈 생산공장과 약 30분 정도 거리에 있는 미국 조지아주 카터스빌이다.
한화큐셀은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을 제외한 나머지 4개 태양광 제품을 한 곳에서 모두 생산하겠다는 구상이다. 카터스빌 공장엔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모듈'로 이어지는 태양광 밸류체인(가치사슬)을 아우르는 생산 설비가 전부 들어설 예정이다. 여기에 더해 원재료인 폴리실리콘도 현지에서 공급받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회사는 현재 미국 'REC실리콘'과 공급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투자엔 기존 미국 공장의 생산 설비 증설 계획도 포함됐다. 한화큐셀은 2019년부터 조지아주 달튼에서 1.7GW 규모의 태양광 모듈 공장을 운영 중이다. 현재 올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1.4GW 규모의 모듈 생산 설비를 증설하고 있다. 이곳에 연말까지 2GW의 생산력을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계획대로라면 달튼 공장은 올해 말 기준 총 5.1GW의 모듈 생산 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내년 말 달튼 공장과 카터스빌 공장의 신·증설을 모두 마치면 한화큐셀의 현지 모듈 생산 능력은 총 8.4GW가 된다. 8.4GW는 북미지역 태양광 업체 중 최대 생산 능력이다. 또 한화큐셀은 북미지역에서 폴리실리콘부터 완제품인 모듈까지 태양광 가치사슬을 모두 보유한 유일한 업체가 된다.
한화큐셀은 이번 대규모 투자를 통해 북미 시장 점유율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류성주 한화큐셀 미국제조본부장은 "2022년 기준 미국엔 총 19GW의 태양광 모듈이 설치돼 있는데 2024년 기준 33GW, 2026년엔 44GW의 태양광 모듈이 더 추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이 기준으로 보면 앞으로 (한화큐셀이) 8.4GW의 생산능력을 통해 상당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세액공제 '연 1조'
한화큐셀이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IRA덕분이다. IRA는 미국에서 생산한 태양광 제품에 대해 세액 공제를 제공한다. IRA 내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부분을 살펴보면 폴리실리콘은 ㎏당 3달러, 웨이퍼는 ㎡(제곱미터)당 12달러, 셀과 모듈은 W(와트)당 각각 4센트와 7센트를 감면한다.
한화큐셀은 카터스빌 공장을 가동하는 내년 이후 연간 총 8억7500만달러(약 1조원)의 생산세액공제를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더해 IRA는 오는 2032년까지 태양광 분야 투자에 대해 세금 30%를 감면하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이를 포함하면 한화큐셀이 받을 세금 감면 효과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투자의 배경엔 미국 연방정부와 조지아주 정부의 지원도 있었다. 이구영 한화솔루션 대표는 "조지아주 정부로부터 부가세나 재산세, 법인세 같은 세금 감면과 함께 현금지원과 부지 단가 할인, 인프라 건설 비용 일부 지원 등 여러 차원에서 지원사항이 있었다"며 "연방정부 차원에선 생산세액공제뿐만 아니라 태양광에 투자하는 사람들에게 투자금의 30%를 공제하고 있기 때문에 세금 절감 혜택을 노릴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3조원이 넘는 투자 금액도 조달에 문제가 없다는 게 회사 측 의견이다. 신용인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재무실장은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연결 기준 현금 2조원 정도를 보유하고 있어 당장 크게 차입할 필요가 없다"며 "집중적으로 투자가 진행되는 올해와 내년 보유 현금을 통해 투자하고, 공장 완공 이후에는 연간 1조원 이상의 세액공제를 통해 충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민성 (mnsung@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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