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필버그 작품·감독상···‘에에올’ 2관왕, 골든글로브 결과는
올해 골든글로브 영화 부문에 ‘압도적 승자’는 없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더 파벨만스>, 마틴 맥도나 감독의 <이니셰린의 밴시>, 대니얼 셰이너트와 대니얼 콴 감독의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에에올)>가 상을 고루 나눠 가졌다.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 올랐던 <헤어질 결심>은 상을 받지 못했다.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주관하는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는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베벌리힐스 베벌리힐튼호텔에서 열린 제80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극영화 부문 최우수 작품상 수상작으로 스필버그의 <더 파벨만스>를 호명했다. 이 부문 후보에는 <아바타: 물의 길> <탑건: 매버릭> <타르> <엘비스> 등이 있었다. <더 파벨만스>는 감독상까지 차지해 2관왕에 올랐다.
<더 파벨만스>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애리조나에서 자란 새미 파벨만(가브리엘 라벨)의 성장과정을 그린 영화다. 스필버그의 유년 시절이 반영된 자전적 작품이다. 스필버그는 이날 “모두가 나를 성공 신화로 본다. 하지만 모두에게 말할 용기를 낼 때까지는 누구도 알지 못하는 이야기가 있다”며 “내가 이 이야기를 언제 할 수 있을지 알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보냈고, 74세가 돼서야 ‘지금이야’라고 스스로에게 말했다. 그리고 정말 해냈다”고 밝혔다. <더 파벨만스>의 국내 개봉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2017년 <쓰리 빌보드>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탄 맥도나 감독의 <이니셰린의 밴시>가 뮤지컬·코미디 부문 작품상과 남우주연상, 극본상을 받아 3관왕이 됐다. 영화는 아일랜드 시골 마을에 누나와 함께 사는 파드레익(콜린 패럴)의 이야기를 그린 블랙 코미디다.
영화 <에에올> 주연인인 양쯔충(양자경)과 키 호이 콴이 각각 뮤지컬·코미디 영화 부문 여우주연상과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에에올>은 부친 반대를 무릅쓰고 미국으로 건너와 자리 잡은 중년의 아시아계 미국인 여성 에블린(양쯔충)과 가족의 이야기를 담았다.
<에에올> 배우들은 감동적인 수상 소감을 남겼다. 양쯔충은 “40년 동안 (골든글로브를) 포기하지 않았다. 이 자리에 서기까지 놀라운 여정과 믿을 수 없는 싸움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 할리우드에 왔을 때 ‘너는 소수자다’ ‘영어 할 줄 아냐’는 등의 말을 들었다”며 “작년에 60세를 맞았고, 나이가 들면서 기회는 더 줄어드는 것처럼 보였다. ‘이봐, 정말 잘해왔어. 넌 스필버그, 제임스 캐머런, 대니 보일 같은 최고들과 일했어’라고 생각할 때쯤, <에에올>이라는 최고의 선물이 내게로 왔다”고 말했다. 소감 마무리를 재촉하는 피아노 연주가 흘러나오자 “조용히 해달라. 당신을 때려 눕히는 수가 있다(Shut up, please. I can beat you up)”고 농담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키 호이 콴도 “(1984년 아역 배우 활동 이후) 이것이 끝이며 단지 행운에 불과했다고 고민하고, 더 이상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을까 두려워했다”며 “그러나 30년도 더 뒤에, 당신들(대니얼 콴과 대니얼 셰이너트 감독)이 날 생각해내고 다시 해볼 기회를 줬다. 일어난 모든 일들이 믿을 수 없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극영화 부문 여우주연상은 <타르>의 케이트 블란쳇이, 남우주연상은 <엘비스>의 오스틴 버틀러가 가져갔다. 애니메이션 영화 부문 최우수 작품상은 <기예르모 델 토로의 피노키오>가 받았다. 여우조연상은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에서 라몬다 여왕을 연기한 안젤라 바셋이 수상했다. 바셋은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 영화 출연 배우로서는 최초로 연기상을 받았다. <헤어질 결심>이 후보로 오른 ‘비영어 영화 부문 최우수 작품상(Best Picture - Non-english Language)’은 산티아고 미트레 감독의 <아르헨티나, 1985>가 받았다. 2019년에는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로마>, 2020년에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2021년에는 정이삭 감독의 <미나리>, 지난해에는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드라이브 마이 카>가 이 상을 수상했다.
TV시리즈 부문에서는 ABC의 <애봇 초등학교>가 뮤지컬·코미디 드라마 부문 최우수 작품상과 여우주연상, 시리즈 부문 남우조연상을 가져가며 3관왕을 달성했다. <애봇 초등학교>는 미국 필라델피아 한 공립 초등학교의 교무실을 배경으로 한 코미디 드라마다. TV시리즈 드라마 부문 최우수 작품상은 <왕좌의 게임> 프리퀄인 <하우스 오브 드래곤>에, 미니 시리즈 부문 최우수 작품상은 HBO의 <화이트 로터스>에 돌아갔다.
오경민 기자 5km@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강혜경 “명태균, 허경영 지지율 올려 이재명 공격 계획”
- “아들이 이제 비자 받아 잘 살아보려 했는데 하루아침에 죽었다”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수능문제 속 링크 들어가니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메시지가?
- 윤 대통령 ‘외교용 골프’ 해명에 김병주 “8월 이후 7번 갔다”···경호처 “언론 보고 알아
- 이준석 “대통령이 특정 시장 공천해달라, 서울 어떤 구청장 경쟁력 없다 말해”
- “집주인인데 문 좀···” 원룸 침입해 성폭행 시도한 20대 구속
- 뉴진스 “민희진 미복귀 시 전속계약 해지”…어도어 “내용증명 수령, 지혜롭게 해결 최선”
- 이재명 “희생제물 된 아내···미안하다, 사랑한다”
- ‘거제 교제폭력 사망’ 가해자 징역 12년…유족 “감옥 갔다 와도 30대, 우리 딸은 세상에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