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성장은 세계 경제를 구할 수 있을까···열쇠는 ‘중국 소비자’에 달렸다

이윤정 기자 2023. 1. 11.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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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중국 상하이에서 한 여성이 계묘년인 새해 기념으로 설치된 토끼 모양의 장식품 앞에 서 있다. 상하이|EPA연합뉴스

세계가 올해 경기침체 국면에 빠질 수 있다는 세계은행(WB) 전망이 10일(현지시간) 나온 가운데, 중국 경제성장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0%대로 내려앉은 반면, 중국은 여전히 4.3%의 성장률을 보이며 강하게 회복할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중국에서 급격한 방역완화에 따른 혼란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점은 변수로 꼽힌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얼마나 살아나느냐가 ‘열쇠’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2021년 기준 중국 국내총생산(GDP)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8.5%다. 세계 1위 미국(23~24%)과 격차를 점차 줄이고 있고, 2030년엔 미국을 역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중국의 수출입 비중은 세계 무역의 15.1%를 차지한다.

중국은 올해 경제 회복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국사회과학원은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을 5.1%로 전망했다. 하지만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갈린다. 중국은 지난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5.5%로 설정했지만, 코로나19 확산과 상하이 등 대도시 봉쇄에 따른 경제 충격으로 목표를 크게 밑돌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외국계 경제매체들은 중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3.2%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고, 세계은행 또한 2.7%라고 추정했다.

다만 전 세계적으로 경기침체가 이어지면 중국의 수출 실적에도 빨간 불이 켜질 수 있다. 주요 선진국들의 소비 시장이 얼어붙고, 제조업 수요가 급감하면 중국의 수출 물량 또한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결국 중국이 경제성장 목표치를 이루려면 내수 시장이 살아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중국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대대적으로 시행하고 테크 기업 통제를 본격화하면서 소비 시장은 얼어붙은 상태다.

그동안 이어져 온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중국인들이 여행 등에 지출을 줄이면서 지난해 9월 기준 중국의 은행 예금 규모는 13조2000억위안(약 2428조원)에 달한다. 한국의 연간 국내총생산(GDP)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하지만 저축 여력조차 없는 서민의 주머니는 더 가벼워졌다. 도시 노동자 임금은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평균 2.2% 증가하는데 그쳤고, 청년 실업률은 약 20%에 달하면서 민심 또한 폭발 수준에 이르렀다. 지난해 11월 말 정부의 코로나 방역책을 비판하는 거리 시위가 확산한 데도 이런 배경이 작용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설명했다.

중국 정부는 다시 ‘부동산 규제 완화’로 가닥을 잡고 있다. 베이징에 위치한 싱크탱크인 ‘국립개발학교’의 야오양 소장은 “당국이 이미 부동산 관련 각종 구제책을 내놓고 있으나 지난달에도 중국의 주택 판매는 1년 전에 비교해 31% 급감하는 등 시장이 쉽게 살아나지 않고 있다”면서 “결국 현금지급 등의 부양책을 내걸어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지난달 연례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당 지도자들은 투자와 인프라보다 ‘소비’를 강조하며 경기회복을 위한 충분한 정부 지원을 약속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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