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불출마 고심 속 '탈출구' 찾나

안채원 기자 2023. 1. 11.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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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차기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 여부를 두고 장고에 들어섰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나 전 의원의 불출마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가 감지되는 가운데 나 전 의원이 불출마를 위한 '탈출구'를 찾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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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한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동작구청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1.1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차기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 여부를 두고 장고에 들어섰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나 전 의원의 불출마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가 감지되는 가운데 나 전 의원이 불출마를 위한 '탈출구'를 찾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나 전 의원은 11일 오전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서울 동작구를 찾았다. 4선 의원 출신인 나 전 의원은 서울 동작을에서 두 번 당선됐다. 나 전 의원은 동작구청에서 열린 동작구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나 "아직 출마·불출마에 대한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의 행보를 보면 분명한 출마 메시지가 읽힌다. 나 전 의원은 전날 장관직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에서 사퇴한다는 뜻을 밝혔다. 대통령실이 나 전 의원이 내놓은 '출산 시 헝가리식 대출 탕감' 제안에 공개적으로 난색을 보인 직후다. 정치권에선 대통령실이 당권 주자 행보를 하는 나 전 의원에게 견제구를 던졌고, 이에 반발한 나 전 의원이 출마를 강행하겠다는 뜻으로 사의를 밝힌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안상훈 사회수석이 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발언과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나 부위원장이 신혼부부가 아이를 출산할 경우 대출 원금을 탕감 또는 면제하는 내용의 저출생 대책을 언급한 것에 대해 "오히려 윤석열 정부의 관련 정책 기조와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말씀드린다"며 "나 부위원장 개인 의견일 뿐"이라고 밝혔다. 2023.1.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하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선 '불출마' 관측이 대다수다. 나 전 의원이 쏟아낸 발언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게 공통된 분석이다. 나 전 의원은 전날 자신의 집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한민국과 우리 국민의힘과 대통령에게 어떤 결정이 도움이 될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 전 의원은 이날도 윤석열 대통령을 언급했다. 나 전 의원은 "특히 가장 중요한 건 지금 윤석열정부의 성공이 무엇보다 중요한 때라고 생각한다"며 "윤석열정부의 성공을 위해 무엇이 중요한지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또 "최근 일련의 사태가 대통령실과의 갈등·충돌로 비치는 거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그럴 의도가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나 전 의원의 발언들을 보면 결국 출마하지 않을 생각인 것 같다. 윤석열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고민하겠다는 말을 하지 않나"라며 "본인이 출마하는 게 지금 이 상황에서 대통령에게 도움이 된다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을 거다. 윤 대통령을 계속 언급하는 것은 불출마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나 전 의원이 전날 대통령님께 심려를 끼쳤다고 하지 않았나"라며 "이건 사의가 아니라 사과에 가깝다고 본다"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이 현시점에서 출마를 강행할 경우 향후 정치적 행보에 큰 부담이 생길 것이라는 해석도 이같은 관측에 힘을 싣는다.

국민의힘의 또 다른 의원은 "윤석열정부가 들어선 지 아직 1년도 채 되지 않았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에게 반기를 들고 지지자들의 지지를 지속적으로 얻을 수 있을까"라며 "길게 보면 절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4선을 지낸 나 전 의원도 이를 모를 리가 없다"며 "이런 지점들을 다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한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2023 서울시당 신년인사회를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며 이동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1.1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가운데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전날 나 전 의원이 이철규 의원과 만나 '정치적 탈출구'에 대한 언급을 했다는 얘기까지 돌고 있다. 현 상황에서 본인이 불출마 선언을 할 수 있는 적절한 시점과 계기를 만들어달라는 취지로 말했다는 것이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대통령실이 먼저 나 전 의원의 사표를 반려하며 변함없는 신뢰를 드러낸 후 나 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나 전 의원의 의중은 여전한 변수로 남아있다. 나 전 의원이 여러 해석을 감수하면서 부위원장직을 던진 만큼, 출마를 강행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나 전 의원 측근들은 출마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안채원 기자 cha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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