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불출마 고심 속 '탈출구' 찾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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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차기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 여부를 두고 장고에 들어섰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나 전 의원의 불출마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가 감지되는 가운데 나 전 의원이 불출마를 위한 '탈출구'를 찾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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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차기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 여부를 두고 장고에 들어섰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나 전 의원의 불출마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가 감지되는 가운데 나 전 의원이 불출마를 위한 '탈출구'를 찾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나 전 의원은 11일 오전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서울 동작구를 찾았다. 4선 의원 출신인 나 전 의원은 서울 동작을에서 두 번 당선됐다. 나 전 의원은 동작구청에서 열린 동작구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나 "아직 출마·불출마에 대한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의 행보를 보면 분명한 출마 메시지가 읽힌다. 나 전 의원은 전날 장관직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에서 사퇴한다는 뜻을 밝혔다. 대통령실이 나 전 의원이 내놓은 '출산 시 헝가리식 대출 탕감' 제안에 공개적으로 난색을 보인 직후다. 정치권에선 대통령실이 당권 주자 행보를 하는 나 전 의원에게 견제구를 던졌고, 이에 반발한 나 전 의원이 출마를 강행하겠다는 뜻으로 사의를 밝힌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선 '불출마' 관측이 대다수다. 나 전 의원이 쏟아낸 발언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게 공통된 분석이다. 나 전 의원은 전날 자신의 집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한민국과 우리 국민의힘과 대통령에게 어떤 결정이 도움이 될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 전 의원은 이날도 윤석열 대통령을 언급했다. 나 전 의원은 "특히 가장 중요한 건 지금 윤석열정부의 성공이 무엇보다 중요한 때라고 생각한다"며 "윤석열정부의 성공을 위해 무엇이 중요한지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또 "최근 일련의 사태가 대통령실과의 갈등·충돌로 비치는 거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그럴 의도가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나 전 의원의 발언들을 보면 결국 출마하지 않을 생각인 것 같다. 윤석열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고민하겠다는 말을 하지 않나"라며 "본인이 출마하는 게 지금 이 상황에서 대통령에게 도움이 된다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을 거다. 윤 대통령을 계속 언급하는 것은 불출마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나 전 의원이 전날 대통령님께 심려를 끼쳤다고 하지 않았나"라며 "이건 사의가 아니라 사과에 가깝다고 본다"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이 현시점에서 출마를 강행할 경우 향후 정치적 행보에 큰 부담이 생길 것이라는 해석도 이같은 관측에 힘을 싣는다.
국민의힘의 또 다른 의원은 "윤석열정부가 들어선 지 아직 1년도 채 되지 않았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에게 반기를 들고 지지자들의 지지를 지속적으로 얻을 수 있을까"라며 "길게 보면 절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4선을 지낸 나 전 의원도 이를 모를 리가 없다"며 "이런 지점들을 다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가운데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전날 나 전 의원이 이철규 의원과 만나 '정치적 탈출구'에 대한 언급을 했다는 얘기까지 돌고 있다. 현 상황에서 본인이 불출마 선언을 할 수 있는 적절한 시점과 계기를 만들어달라는 취지로 말했다는 것이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대통령실이 먼저 나 전 의원의 사표를 반려하며 변함없는 신뢰를 드러낸 후 나 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나 전 의원의 의중은 여전한 변수로 남아있다. 나 전 의원이 여러 해석을 감수하면서 부위원장직을 던진 만큼, 출마를 강행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나 전 의원 측근들은 출마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안채원 기자 cha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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