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1호 사태가 안타까운 이청용 “서로 이야기를 들었으면”

황민국 기자 2023. 1. 11.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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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용이 11일 울산 방어진 체육공원에서 진행된 울산 현대의 동계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울산 현대 제공



이청용(35·울산)은 한국 축구에 큰 상처를 안긴 ‘2701호 사태’가 아쉽기만 하다.

이청용은 11일 울산 클럽하우스에서 기자와 만나 “축구대표팀에서 떠난 내가 그 안의 사정을 알지는 못한다”고 전제한 뒤 “(대한축구협회도, 선수도, 트레이너도) 서로의 자존심을 내려놓고 이야기를 들었으면 조금 더 좋았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청용은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이라는 경사에 찬물을 끼얹은 이번 사태가 유럽을 누비는 대표팀 선수들의 눈높이를 맞출 수 없는 어쩔 수 없는 현실에서 나왔다고 진단한다.

대표팀에 동행하는 트레이너는 4~5명에 불과한데, 선수는 26명까지 늘어났다. 과거 자신이 활약했던 두 차례 월드컵을 떠올린 이청용은 “선수들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시간은 식사 이후의 3~4시간 정도”라며 “그 시간 안에 모든 선수를 관리해야 하다보니 만족할 만한 치료를 받기는 어렵다. 개인 트레이너를 찾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유럽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은 개인 트레이너를 넘어 다양한 범위까지 자신을 도울 도우미를 찾고 있다. 이청용은 “트레이너와 요리사, 영양사 등까지 늘어나는 추세”라면서 “선수들이 스스로에게 투자하는 것이다. 선수마다 상황이 다른데 그걸 (협회가) 맞추기도 쉽지는 않다”고 짚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청용은 자신이 과거 인연을 맺었던 대표팀 트레이너들의 헌신을 알기에 이번 사태가 아쉽다고 했다. 협회 구성원과 선수 모두 ‘축구 가족’이라는 생각이 강해서 나온 표현이기도 했다. 그는 “내가 뛸 때는 본인들이 졸면서까지 치료를 해주실 정도로 헌신적이었다. 그 고마움은 지금도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협회가 지난 10일 입장문을 통해 3월까지 의무팀을 강화하는 동시에 개인 트레이너와 협업 방법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청용은 “협회의 노력에도 당장 큰 변화는 쉽지 않을 수 있다. 트레이너를 기존보다 2배로 늘리기도 어려울 것”이라며 “서로의 자존심을 내려놓고 이야기를 들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울산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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