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돌아온 양의지 "항상 그리웠다…목표는 매년 우승"
[잠실=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두산이 항상 그리웠다. 목표는 매년 우승이다"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는 양의지의 두산 베어스 입단식이 열렸다. 두산 사령탑 이승엽 감독과 전풍 대표이사, 김태룡 단장 등은 모두 참석해 그의 복귀를 반겼다. 선수단 대표로는 외야수 김재환과 내야수 허경민이 모습을 드러냈다.
2006년 두산에 입단한 양의지는 이후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포수로 성장했다. 통산 성적은 1585경기 출전에 타율 0.307 228홈런 94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92이며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 7회(2014, 2015, 2016, 2018, 2019, 2020, 2022),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 1회(2021), 한국시리즈 우승 3회(2015, 2016, 2020) 등 화려한 커리어를 자랑한다.
2018시즌 후 NC 다이노스와 4년 125억 원에 개인 첫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한 양의지는 지난해 11월 22일 4+2년 최대 152억 원의 조건에 도장을 찍으며 두산에 돌아오게 됐다. 152억 원은 2022년 3월 김광현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생활을 접고 돌아오며 SSG랜더스와 체결한 4년 151억 원(비FA)을 넘어선 KBO 단일 최고액 계약이다.
아울러 두 번의 FA 계약으로 최대 277억 원을 받게 된 양의지는 LG 트윈스 외야수 김현수가 보유한 230억 원 기록도 넘어섰다. 김현수는 2017년 미국에서 돌아오며 LG와 4년 115억 원에 도장을 찍었고, 2021년 12월 다시 LG가 내민 4+2년 최대 115억 원의 계약서에 사인한 바 있다.
이날 입단식을 위해 잠실야구장을 찾은 양의지는 "바쁘신 와중에 많은 분들이 참석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친정팀으로 돌아올 수 있게 좋은 대우해주신 두산 관계자들께도 감사드린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2006년에) 두산이란 팀에 지명을 받아 꿈에 그리던 프로에 입단해 기분이 좋았다. 입단한 팀에 돌아오게 돼 기쁘다. 가족들도 많이 좋아했다"며 "프로야구 선수로서 그라운드에서 매년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한다는 마음가짐은 변함이 없다. 두 번째 FA인데 좋은 대우를 해주신 구단에 감사드린다"고 재차 고개를 숙였다.
두산은 지난해 60승 2무 82패에 그치며 9위에 머물렀다. 이는 창단 최악의 성적이었다. 상대팀으로 바라본 두산은 어떤 팀이었을까.
양의지는 "떠나면서 상대로 있을 때 두산 벤치를 많이 쳐다봤다. 항상 그리움이 있었다. 2020년 (한국시리즈) 상대로 만나서 우승을 한 순간이 기억이 난다. 우승하고 잘 안 우는데 눈물이 많이 났다. 그것 때문에 두산에 돌아오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팬들께서 작년부터 계속 '복귀했으면 좋겠다'고 메시지를 보내주셨다. 원정 호텔에서도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다. 이에 많은 힘을 얻어서 다시 돌아올 수 있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또한 양의지는 "(두산을) 상대로 앉아서 경기 해보면 부담스러웠다. 홈런도 많이 치고, 빠른 선수도 있고, 수비도 좋아서 경기할 때 이기기 정말 힘들었다. 다만 작년에는 안 풀리는 경기가 많았다. 그걸 빨리 잊고 좋은 분위기로 정비를 빨리 했어야 했다. 부상 선수가 많아지면서 9위로 떨어지지 않았나 싶다. 그러나 9위로 떨어졌어도 언제든지 반등 가능한 팀이 두산이다. 반등 요소를 빨리 찾아 동료들과 힘을 모아서 좋은 순위로 시즌을 마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두산이)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것 같았다. 후배들한테 저의 모든 것을 다 주고 싶다. 기존에 있던 (김)재환이, (허)경민이, (장)원준이형 등과 함께 두산이 다시 강팀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가는 것이 나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예전 모습을 빨리 찾으려면 경기장에서 자신감을 찾아야 한다. 이승엽 신임 감독님이 계시기 때문에 두산이 조금 더 힘을 얻을 수 있지 않았나 싶다. 2023시즌이 기대된다. 걱정보다는 빨리 야구장에 나가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지난시즌이 끝나고 두산의 지휘봉을 잡은 이승엽 감독은 취임식에서 3년 안에 한국시리즈 진출을 목표로 내걸었다. 이 감독의 지도를 받게 된 양의지의 목표는 무엇일까.
양의지는 "저도 감독님과 생각이 비슷하다. 저는 매해 목표를 우승으로 잡는다. 때문에 그 목표를 위해서 한 시즌 준비를 잘 하고 최선을 다한다. 저도 2년 동안 가을야구를 못했다. 남은 기간 동안 가을야구를 많이 해서 한국시리즈를 최대한 많이 올라가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번 계약으로 양의지는 41살까지 현역 생활이 보장됐다. 몸 관리가 어느때보다 중요해졌다. 그는 "(몸 관리는) 프로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구단에서 날 믿고 큰 계약을 안겨주셨기 때문에 몸 관리를 잘해서 끝까지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다 끝나고도 3년 더 하고 싶다"고 했다.
양의지가 오면서 지난해까지 두산의 주전 안방마님이었던 박세혁은 NC로 이적했다. 양의지는 박세혁에게 "최재훈, 박세혁, 김재환과 어릴 때 고생이 많았는데 다들 잘됐다. 이제 (박)세혁이도 잘 됐으면 했는데 내가 뜻하지 않게 돌아오면서 (박)세혁이가 NC로 가게 됐다. (박)세혁이도 두산에 남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이 부분이)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박)세혁이는 젊기 때문에 두 번째 FA도 해서 더 많은 금액을 받았으면 좋겠다. (박)세혁이가 같이 또 열심히 하자고 이야기해줘서 형으로서 기분 좋게 갈 수 있었다. 나도 박수쳐주고 축하한다고 해줬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양의지는 두산에 있었을 때 자신의 응원가에 대해 "솔직히 영상채널로 최근 몇 번 들어봤는데 귓가에 맴돌았다. 첫 타석에 응원가가 나온다면 솔직히 집중이 안 될 것 같다. 소름이 돋을 것 같다. 개막전부터 많이 찾아와 주셔서 불러주시면 힘 받아서 열심히 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당차게 말했다.
[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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