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달러 완화에 돌아온 외국인…올해 들어 코스피 1조8000억원 순매수
외국인 반도체주·금융주에 순매수 집중
외국인이 새해 들어 국내 증시에서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킹달러’가 한풀 꺾인 것이 외국인의 순매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외국인은 특히 반도체주와 금융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해 첫 거래일(1월2일) 이후 이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8590억원을 사들였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12월29일) 30.78%를 기록했던 외국인의 코스피 지분율은 이날 31.44%까지 올랐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 지난 10일을 제외한 모든 거래일에 유가증권시장에서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은 최근의 순매수로 지난달 1조70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던 것도 모두 만회했다.
연준의 긴축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달러 강세가 한풀 꺾인 것이 외국인 수급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달러를 원화로 바꿔 한국 증시에 투자하는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원화 가치가 상승하면 그만큼의 환차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한국 주식 투자 유인이 커진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코스피 지분율은 바닥을 다지고 다시 30%대로 회복했다”며 “바닥권 수준인 외국인 지분율과 부담이었던 강 달러도 완화되면서 외국인의 매수 확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실적이 악화됐지만, 이로 인해 삼성전자가 반도체 정책을 수정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오히려 호재로 작용했다. ‘반도체 업황이 악화하더라도 인위적 감산을 하지 않겠다’고 했던 삼성전자가 정책을 수정하면 반도체 업종의 최대 리스크로 꼽혔던 ‘치킨게임’ 우려도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실제 올해 들어 외국인의 순매수는 반도체 대장주들에 집중됐다. 외국인은 2일부터 이날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7300억원, 2610억원 순매수했다. 이외에도 KB금융(840억원), 하나금융지주(790억원), 현대차(750억원), 신한지주(750억원), 카카오뱅크(600억원) 등이 이 기간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 올랐다.
다만, 앞으로도 외국인의 순매수 행렬이 이어질 것인가에 대해서는 증권가의 의견이 엇갈린다. 최 연구원은 “현재 외국인 지분율은 바닥권에 가깝다고 볼 수 있지만, 대규모 매수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며 “원화에 추가적인 반등이 이어진다면 외국인 매수 확대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반면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원·달러 환율이 떨어졌지만 달러 환산 코스피로 계산했을 때 외국인들이 체감하고 있는 코스피 레벨은 아직 2000선이라는 점안할 때 외국인이 앞으로도 순매수 우위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을 전제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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