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출석' 독해진 이재명…연이은 민생 행보 '건재함' 강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 출석 다음날인 11일 지역구가 위치한 인천에서 민생 행보를 하며 "민생 위기에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밤 검찰 조사에도 밝은 표정으로 당 관계자 및 지지자들과 만났다. 검찰과 정부를 향해선 "검찰 정권의 폭력적인 왜곡, 조작 시도"라며 발언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후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에서 '무역적자 및 수출상황 점검 현장간담회'를 열고 "대한민국 경제를 책임질 무역, 그중에서도 수출이 제대로 성장과 발전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작년 무역이 역사상 최대인 472억달러 적자였다고 한다. IMF(국제통화기금) 당시의 2배가 훨씬 넘는 규모"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문제는 올해도 이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는 것"이라며 "수출이 계속 악화되고 반도체가 극심한 역성장 늪에 빠졌다. 앞으로 우리 수출이 구조적인 적자에 허덕일 수도 있다는 걱정이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중 갈등에 주목하며 수출시장 다변화로 자국 우선주의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이나 탄소중립 경제 등 미래산업으로 대전환을 선제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이 오늘 여러분들의 의견을 많이 경청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곧바로 인천 남동구 모래내시장으로 이동해 시민들과 만났다. 민생 현장을 방문하는 '국민속으로, 경청투어'의 일환이다. 이날 오후에는 인천 계양구 한 호텔에서 '찾아가는 국민보고회' 일정을 소화한다.
이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 약 12시간에 걸친 검찰 조사를 받은 다음날 행보다. 이 대표는 향후 기소 및 재판 국면에서 정면 돌파 의지를 밝힌 가운데 이날 민생 행보로 건재함을 나타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전날 밤 조사를 마치고 검찰 기소를 전망하며 "결국 법정에서 진실이 가려질 것"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표는 또 검찰 출석 후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 수위도 끌어올렸다. 이 대표는 검찰 조사를 마친 지 약 11시간 후인 이날 오전 인천시당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당당하고 의연하게 야당 파괴와 민주주의 파괴 시도를 분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 수사를 겨냥해 "주권자를 위한 성실한 노력을 범죄로 둔갑하려는 검찰 정권의 폭력적인 왜곡, 조작 시도"라며 "앞으로도 굴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또 "경제는 망가지고 안보는 통째로 구멍이 났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존립 기반이 위협받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정 최고 사령탑인 대통령실은 만사 제쳐놓고 당권주자 줄세우기, 권력 장악에 골몰한다"며 "명백히 정치적 중립 의무를 저버리는 직무 유기 행위"라고 했다.
이 대표는 "대통령실은 당권 싸움에서 손 떼고 민생과 안보를 챙기는 데 주력하기 바란다"며 "집권·여당을 이리저리 헤집는 대통령실의 보이는 손이 국민의 삶을 위협한다는 점을 직시하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 대표는 전날 경기 성남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 조사를 받았다. 검찰에 따르면 이 대표는 성남FC 구단주인 성남시장으로 재직할 당시 두산건설·네이버·차병원 등 기업들에 후원금 160억여원을 내게 하고 건축 인허가나 토지 용도변경 등 편의를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이 대표는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한다. 이 대표는 전날 "적법한 광고 계약을 하고 광고를 해주고 받은 광고 대가, 광고비를 굳이 무상의 후원금이라고 우긴다"며 "성남시의 적법한 행정과 성남FC 임직원들의 정당한 광고 계약을 관계도 없는데 서로 엮어서 부정한 행위처럼 만든다"고 맞섰다.
이원광 기자 demian@mt.co.kr, 인천=차현아 기자 chach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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