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한일관계, 가장 좋았던 시절로"… 강제동원 첫 단추부터 삐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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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 배상 문제를 비롯한 일본과의 현안을 '합리적'으로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한일관계는 2018년 대법원이 미쓰비시중공업 등 일본 전범기업을 상대로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1인당 1억~1억5,000만 원의 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한 이후 경색된 상태다.
이 외에 외교부는 일본의 수출규제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문제를 포괄적으로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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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규제 해제·지소미아 정상화 '포괄적 해결'
한미동맹 70주년…尹대통령 방미·동맹 강화
"중국과는 당당한 외교"…사드·방역 논란 과제
외교부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 배상 문제를 비롯한 일본과의 현안을 '합리적'으로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양국관계를 가로막는 갈등을 하나씩 매듭짓고 한일관계를 과거 '가장 좋았던' 시절로 되돌린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당장 12일로 예정된 토론회부터 피해자 측 불참으로 파행이 불가피해 보인다. 윤석열 정부의 외교 청사진은 연초부터 난항이 예상된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11일 '다시 뛰는 국익 외교, 힘에 의한 평화 구현'을 주제로 윤석열 대통령에게 연두 업무 보고를 했다. 외교부는 보고자료에서 일본을 '한국과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 등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로 명시했다. 조현동 1차관은 브리핑에서 "과거를 직시하고 미래지향적 파트너십을 추구하면서 당면 현안에 대한 합리적 해결 방안을 마련하고 한일관계도 진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일관계는 2018년 대법원이 미쓰비시중공업 등 일본 전범기업을 상대로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1인당 1억~1억5,000만 원의 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한 이후 경색된 상태다. 우리 정부는 판결에 따라 일본 기업들의 한국 내 자산을 압류해 현금화할 경우 일본과 관계가 파국으로 치달을 것으로 우려해 다양한 절충안을 모색하고 있다. 12일로 예고한 공개토론회도 그중 하나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이 문제를 어떻게 푸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해결 방안인지, 그런 방향을 판단하는 대단히 중요한 행사"라며 "한일관계의 역사적 관계 개선을 위한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충실하고 내실 있는 토론회를 만들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만 박 장관의 발언과 현실은 괴리가 크다. 피해자들을 지원해온 시민단체는 이날 토론회 참여를 거부하고, 교감 없이 일방통행으로 토론회를 강행한 외교부를 비난했다. '반쪽 토론회', '요식행위'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이에 조 차관은 "피해자 측을 포함해 최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게 목표"라며 "그런 노력을 지금도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이 외에 외교부는 일본의 수출규제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문제를 포괄적으로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일본과 고위급 소통 및 교류 협력도 강조했다. 하지만 첫 단추인 강제동원 문제가 매끄럽게 풀리지 않을 경우 다른 현안이 순조롭게 풀릴지는 미지수다.
중국과 관련, 외교부는 "한중관계를 규범·규칙에 입각한 상호존중·호혜·공동이익에 기반을 둔 건강하고 성숙한 관계로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을 향한 '당당한 외교'를 추진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최근 중국은 우리 정부가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중국인 입국자 방역 절차를 강화하자 반발하며 우리 국민에 대한 단기비자 발급을 중단했다. 박 장관은 "중국이 단기비자 발급을 전면 중단하는 맞대응 조치를 한 것에 대해 상당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중국의 방역조치 결정도 우리 한국과 마찬가지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해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교부는 또 '글로벌 중추 국가' 도약을 위해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한다는 기존 구상을 거듭 강조했다. 특히 올해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안보·경제·기술 등 모든 분야에서 함께 '행동하는 동맹'을 구현하겠다고 했다. 이에 맞춰 미국 주도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 '칩4' 참여를 재확인했다. 모두 중국이 반발해온 사안들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서는 "선의에 의존한 대북정책은 실패했다"며 "국제사회와의 연대를 강화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재연 기자 munj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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