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급 100만 원 시대, 병장의 품격
■ 폐지 정리 노인 도운 육군 병장에 격려금·표창
서울의 기온이 영하 4도까지 떨어졌던 지난 6일, 폐지가 쌓인 할머니의 손수레가 기울어졌지만 아무도 돕지 않았습니다.
당시 휴가 중이던 한 군인은 이 광경을 보고 달려가 할머니와 함께 수레를 일으키며 폐지를 정리했습니다.
한 누리꾼이 찍은 이 영상이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퍼져나가며 화제가 됐고, 이 군인에게는 오늘(11일) 작전사령관 격려금과 함께 사단장 표창이 주어졌습니다.
■ "모두가 지나치는 걸 보고 나갔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
주인공은 육군 32사단 98여단 기동중대에서 기관총 사수로 복무 중인 이석규 병장입니다.
이 병장은 모두가 지나치는 광경을 보고 안쓰러운 마음에 도와드렸다면서 군인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는데 표창까지 받게 돼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습니다.
이 병장은 전역 전 남은 휴가를 몰아서 쓰다가 전역할 수 있었지만, 지난 9일부터 모레(13일)까지 예정된 혹한기 훈련에 참여하기 위해 휴가를 쪼개서 나왔다가 선행을 실천했다고 합니다. 이 병장은 다음 달 2일 전역합니다.
■ '18개월 병영 체험 하는데 봉급 100만 원?!'
이 병장 같은 병장 계급의 병사들은 올해부터 월 100만 원의 봉급을 받게 됩니다. 국방부는 오는 2025년까지 150만 원으로 봉급을 올릴 계획입니다. 이런 내용을 담은 기사에는 수많은 댓글이 달렸습니다. 합당한 대우를 해주는 것이라는 우호적인 댓글도 많았지만, 비판적인 내용도 만만찮았습니다.
'고작 18개월 캠핑 가면서 100만 원이나 받냐' '병영체험 시켜주고 연수비까지 주냐' '이제 좀 할만하면 나가는데 100만 원이나? 이럴 거면 모병제를 해라'
정말 병사들이 '봉급값'을 못하고 있을까. 일선 지휘관들의 의견을 물어봤습니다.
●일선 부대 A 지휘관(소령)
"병사들이 과거에 비해 개인의 능력 수준은 굉장히 성숙돼 있다, 다시말해 굉장히 창의적인 인재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생각도 개방적이다. 인과관계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그러다보니 지휘하기 부담되는 부분이 있다. '이걸 왜 해야 하는지' 병사들에게 하나하나 납득을 시켜줘야 그후에 실시하기 때문이다. 만약 그게 공감이 안되면 지시를 거부하지는 않지만 외부 세계에 제보하는 경향이 있다."
● 일선 부대 B 지휘관 (중령)
"간부들이 수동적인 병사들을 만드는 경향도 있다. 나와 병사는 별개의 대상, 심한 경우에는 건들지 말고 놔둬야 하는 대상으로 단정 짓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포기하면 안된다. 세대가 바뀌었기 때문에 우리가 받았던 조직에 대한 인식 교육이나 국가관 교육과는 너무나도 다른 대상이다. 이래서 지휘가 안된다는 측면보다, 간부가 먼저 따를 수 있는 모습을 보이면 자연스레 병사들도 그 모습을 따라오더라"
신세대 병사들에게는 동기 부여가 중요하다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었습니다.
김용준 기자 (oko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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