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당대표 출마' 막판 고심… 결정 따라 경쟁구도 '급변'

서진욱 기자 2023. 1. 11.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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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한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동작구청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기위해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국민의힘 당권 경쟁구도에서 나경원 전 의원의 출마 여부가 최대 변수로 부상했다. 나 전 의원이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을 내려놓고 막판 고심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이 나 전 의원 출마를 강하게 반대하면서 나 전 의원이 비윤계의 구심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마저 나오고 있다.

나경원 "고민 더 하겠다"… 출마? 불출마? 엇갈리는 전망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한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동작구청에서 열린 신년인사회를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1.

나 전 의원은 11일 서울 동작구 신년인사회, 국민의힘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하며 공개 행보를 이어갔다. 전날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저출산고령위 부위원장직 사의를 밝힌 나 전 의원은 이날 당대표 선거 출마 여부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으나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나 전 의원은 "많은 고민을 더 해보겠다"며 "('불출마는 없다'고 말했다는 언론 인터뷰는) 대화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저는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날 사의 표명에는 "어제 말한 것처럼 여러 가지 이번에 제 생각이 왜곡된 부분이 있어서 그런 것 때문에 사의를 표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출산 시 헝가리식 대출 탕감' 아이디어와 관련해 대통령실과 이견이 드러난 점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권에서 나 전 의원의 출마 여부에 대한 전망이 엇갈린다. 친윤계가 김기현 의원을 당대표로 공개적으로 밀고 대통령실에서도 나 전 의원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가 읽힌 만큼 당대표 선거 출마를 단행하기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일부 친윤계 의원들은 언론에 나와 나 전 의원의 정치 행보를 공개 비판하기도 했다.

반면 나 전 의원이 친윤계의 강도 높은 압박을 출마 명분으로 삼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여론조사 '당심 1위' 후보가 당내 압박에 불출마할 경우 스스로 정치적 입지를 축소하는 결과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존재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나 전 의원에 대한 친윤계의 공개 저격은 나 전 의원이 출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며 "강압적으로 불출마할 경우 당뿐 아니라 나 전 의원에게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나경원 편드는 안철수·유승민… 향후 '연대' 염두?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개발재원 확대를 위한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있다. /사진=뉴스1.

비윤계에선 나 전 의원의 출마를 독려하고 있다. 권성동 의원에 이어 나 전 의원까지 불출마할 경우 친윤계가 지원하는 김 의원 대세론이 형성될 수 있어서다. 친윤계와 각을 세웠던 안철수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이 나 전 의원의 출마를 지지하고 나섰다. 그동안 친윤 인사를 자청한 나 전 의원과 정치적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 인사들이기 때문에 향후 후보 단일화를 염두에 둔 행보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안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나 전 부위원장) 출마 가능성을 반 정도로 보고 있다. 제 개인적인 희망을 말씀드린다면 출마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적 유불리를 떠나서 제일 걱정되는 것이 민심을 없애고 당심만으로 뽑는 것"이라며 "누가 당대표에 뽑히더라도 컨벤션 효과를 얻지 못한다. 그걸 막아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가능하면 다양한 분들이 참여하는 것"이라고 했다.

안 의원과 나 전 의원, 윤상현 의원이 수도권 매개로 후보 단일화에 나설 가능성에는 "굉장히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수도권)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하나같이 '표를 한 표라도 더 보태줄 수 있는 사람은 안철수 밖에 없다'고 똑같은 의견을 갖고 있다"며 "멀리서 지휘를 하면 모르지 않냐?"며 김기현 의원을 저격했다. 김 의원 지역구는 울산 남구을이다.

국민의힘 당권주자로 꼽히는 유승민 전 의원이 11일 오전 대구 남구 이천동 대구아트파크에서 열린 대구·경북 중견언론인모임 아시아포럼21 주최 '제110회 릴레이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유 전 의원은 이날 영남일보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친윤계의 나 전 의원 공개 저격에 "집단 괴롭힘이고 불링이다. 윤핵관이라는 사람들이 수도 없이 나서서 인터뷰하면서 일주일째 나경원에 대해 사실상 불출마를 압박하는 것"이라며 "대통령이 걸핏하면 자유 하는데 나경원 출마할 자유에 대해 개입할 권리가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고 싶으면 하는 거고 안 하고 싶으면 안 하는 것이다. 해라, 하지 마라 그런 얘기를 민주정당에서 한다는 게 말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나경원이 (부위원장직을) 그만두는 게 적절하지 않을 수 있고, 비난까지 감수하면서 출마하겠다면 그 의사는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진욱 기자 sj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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