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몇 달째 변호인 못구한 이성윤…‘尹 찍어내기 감찰’에 수임 꺼려

안정훈 기자(esoterica@mk.co.kr) 2023. 1. 11.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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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소환 통보 받았으나
“변호인 없으니 일정 미뤄달라”
현직 대통령 감찰 사건에
변호업계 수임 꺼리는 듯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전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난해 12월 16일 ‘윤석열 찍어내기 의혹’ 수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전 서울중앙지검장)이 이른바 ‘윤석열 검찰총장 찍어내기 감찰 의혹’과 관련해 지난해 하반기 서울중앙지검에서 소환조사 통보를 받았으나 이후 수개월 간 변호인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차관급 대우를 받는 검사장 신분 법조인이 이렇게 긴 시간 동안 변호인을 선임하지 못한 건 전례가 드물다. 법조계 일각에선 현직 대통령인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찍어내기 감찰 의혹’을 변호하는 데 부담을 느낀 변호인들이 사건 수임을 꺼린 것 같다는 얘기가 나온다.

11일 매일경제 취재에 따르면 이 위원은 지난해 가을께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최우영)로부터 온 소환 통보에 “변호인을 선임한 뒤 출석하겠으니 시점을 조정해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이에 수사팀도 “예우 차원에서 최대한 시간을 드리겠다”고 답변했으나 그 이후로도 변호인 선임 작업이 이뤄지지 않아 출석 일정이 계속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은 첫 소환 통보를 받은 지 서너 달 가량 지난 지난해 12월 16일이 돼서야 처음으로 출석 조사를 받았다. 이는 같은 혐의로 형사5부로 소환된 박은정 광주지검 부장검사(전 법무부 감찰담당관)가 조사 받은 시점인 지난해 10월보다 두 달 늦은 것이다.

이 위원은 지난 9일 매일경제와의 통화에서 “최근 다시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고 주장하면서도 변호인 선임 사실을 묻는 질의에는 말을 아꼈다. 다만 검찰에서는 지난해 말 1차 소환 이래 이 위원을 다시 불러 조사한 적은 없다는 입장이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변호해야 할 사안이 현직 대통령에 대한 감찰 의혹이라면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며 “그런 이유에서 변호인 선임에 어려움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다른 로펌 소속 변호사는 “유명인사를 변호하게 되면 이후 업계에서 그 인물을 대변했던 변호사로 입소문이 나기 마련”이라며 “이번 사건 수임은 신중하게 접근할 법 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박 부장검사도 지난해 검찰의 소환 통보 당시 첫 번째 변호인이 부담을 느껴 사임하고, 재차 선임하는 과정을 거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고 호소한 바 있다. 박 검사는 지난해 10월 본인 페이스북 계정에서 “검찰에서 변호인이 출석할 수 없는 날짜에 휴대폰 포렌식 일정을 잡고, 변호인이 그날 재판이 있다고 미리 알렸는데도 일방적으로 출석일자를 통보해 변호인이 부담감 때문에 사임했다”고 항변했다.

이 위원은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2020년 한동훈 당시 검사장(현 법무부 장관)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은 ‘채널A 사건’ 관련 수사기록을 박 부장검사에게 무단 제공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박 부장검사는 당시 법무부 감찰담당관으로서 이 수사기록에 근거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를 청구했다. 이 사건은 2021년 6월 무혐의 처분됐으나, 서울고검이 지난해 6월 재기수사 명령을 내려 재수사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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