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에 153km 비밀병기 있다! 하루 7끼 먹으며 절치부심 -1편 [MK인터뷰]
KIA 타이거즈에 최고 153km 강속구를 던지는 비밀병기가 있다. 군 제대 이후 하루 7끼까지 먹으며 체격을 키우는 등 절치부심, 2023시즌을 준비 중인 우완투수 이태규(22)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매향중학교와 장안고를 졸업한 이태규는 2019 2차 3라운드 30순위로 KIA에 입단했다. 188cm의 장신에 67kg이라는 마른 체격에도 불구하고 고교 시절 이미 최고 구속 148km의 강속구를 던지며 KIA의 차세대 파이어볼러가 될 것이란 많은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성장세는 더뎠다. 타고난 마른 체형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고, 좀처럼 1군 무대에서도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결국 입단 이후 이태규는 1군 등판 없이 2019년 퓨처스 2경기, 2020년 퓨처스 11경기 등판 이후 곧바로 현역으로 군복무를 시작했다.
그뿐만 아니라 이태규는 KIA의 피칭 육성아카데미를 통해, 수개월 간 투구 매커니즘과 밸런스 등을 다듬으면서 구속도 부쩍 늘어, 최근에는 최고 153km를 기록했다. 단지 구속 뿐 아니라 볼 끝과 밸런스 등도 모두 좋아져 공에도 더 힘이 붙었다는 평가.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더군다나 이태규는 마무리 캠프를 통해 김종국 KIA 감독을 비롯한 1군 코칭스태프들에게도 눈도장을 찍었다.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이후 좋은 결과를 보여준다면 내년 KIA 1군 마운드의 깜짝 지원군이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현재는 호주 ABL리그 질롱코리아에 합류해 5경기서 1승 2패 평균자책 7.71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성적은 특별히 두드러지지 않지만 실전에서도 거침없이 공을 뿌리며 지난 2년간의 실전 공백으로 잃어버린 실전 감각을 점차 찾고 있는 모습. 다음은 지난해 마무리 캠프 당시 진행했던 이태규와의 인터뷰 일문일답이다.
안녕하십니까. KIA 타이거즈 이태규입니다. 2022년 군에서 제대 해서 퓨처스 2경기(평균자책 제로)에서 던졌고 마무리캠프에도 합류해서 열심히 운동하고 있습니다. 군대 가기 전 2년 동안은 뭔가를 보여드리지 못한 것 같습니다. 2023년에는 개인적인 욕심은 줄이고 최대한 많이 올라갈 수 있는 선수가 되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준비하고 있으니 많이 기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군 복무로 인한 공백이 있었다. 그 기간 어떻게 시간들을 보냈나
2020년 11월에 입대를 해서 훈련소에 들어갔고, 이후 육체적으로 훈련을 많이 받는 부대에 자대 배치됐다. 그래서 복무하는 동안엔 체력 훈련은 기본적으로 많이 했고 육체적으로 준비를 많이 한 상황으로 전역 했다.
혹시 어떤 부대였다
입대 당시 이제 막 창설이 된 부대였는데 특수전 제1 산악여단이라는, 산악전을 전문적으로 하는 부대였다. 나의 부대는 정동진 쪽에 있었고, 강릉-동해-삼척까지 부대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태백산맥을 기반으로 전투 훈련을 하는 부대다.
(육군에 따르면 산악여단은 동부 산악지역 종심의 부족한 예비전력을 보강하고 산악지역으로 침투한 적 특수전부대 공격에 대비하는 산악작전 전담부대다)
결국 특수부대인데 지원을 했나?
아니다. 원래 대부분은 지원을 해서 오긴 하지만 나는 지원을 안했는데 (웃으며) 뭔가 잘못된 건지 그렇게 (배치가) 됐다.
체력 훈련이라면 어떤 것들을 많이 했나
줄곧 산을 타고, 부대에 기본적으로 대인 전투 훈련이 많았다. 간부들도 대부분 특전사, 707과 같은 특수부대에서 넘어오신 분들이 많아서 전체적으로 런닝이나 웨이트트레이닝 같은 것들도 많이 했다. 기본적으로 하루에 4~5km 이상은 매일 런닝을 했다. 그분들이 워낙 열심히 몸 관리를 하니까 나도 운동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은 주면서 같이 했기 때문에 게을러지지 않고 할 수 있었다. 그런 덕에 체력적으로 유지하는 것 이상으로 만들어 왔고, 복귀 이후 곧바로 공을 던질 수 있었다.
KIA 복귀 이후에는 어떤 시간을 보냈나
현재 퓨처스 감독님이 되신 손승락 전 코디네이터님과 같이 피칭육성아카데미 과정을 3개월 정도 거쳤다. 다른 투수들은 거의 대부분 공을 던지는 트레이닝 위주였는데, 나는 한 달간은 매일 하루 7끼씩 먹으면서 웨이트 트레이닝 위주로만 했었다.
체중의 변화는 있었나
전역할 때는 70kg 정도였는데 80~81kg 정도까지 됐고 마무리캠프에 와선 한 2~3kg 정도 빠져서 77~78kg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입단 당시부터 마른 체격에 빠른 공을 던져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원래 체형이 마른 편인가
그렇다. 사실 고등학교 때는 프로필상으로만 72kg 정도였지 실제로는 66~68kg 정도로 더 말랐었다. 좀처럼 살이 찌지 않는 유형이었다.
그럼 상당한 증량을 한 셈인데, 이유는 무엇인가
손승락 감독님께서 ‘구위 자체가 나쁜 건 아닌데 속도에 비해선 볼의 무게가 떨어지니 장점을 더 극대화 시켜보자’면서 ‘속도로 승부를 걸어보자. 더 가질 수 있는 장점인데 왜 그걸 갖지 않으려고 하냐. 최대한 증량하는데까지 해보자’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80kg까지 증량해보니 원래 공보다 확실히 힘이 붙었다.
증량이 밸런스 측면에서도 도움이 됐나
밸런스나 투구 포인트는 똑같이 던지고 있다. 힘을 써서 던질 때 공에 무게가 실리지 않아서 뜨던 부분들이 있는데 그게 잡히는 느낌이 든다. 스트라이드를 나갈 때나 지면을 밟을 때도 축에 힘이 생겨서 더 힘이 잘 전달 되는 것 같다.
공의 회전수나 체력적인 부분에서도 도움이 된 측면이 있나
투구 회전수(RPM) 수치만 보면 크게 변화는 없지만 공이 타고 날아가는 부분이 좋아졌다. 또 증량하고 나선 투구수가 많아졌을 때 공을 15~20개 정도는 더 던질 수 있게 된 것 같다.
KIA 육성아카데미에서의 최대 목표가 뭐였나
손승락 감독님께서 항상 우리들에게 강조했던 게 있다. 폼은 건드리지 않되 힘을 쓰는 방법이랑 방향은 확실하게 항상 정해 놓고 투구를 하도록 했다. 힘을 정면으로 쓰고 아래로 내릴 수 있도록 했고, 투구 템포를 맞추는 것, 내 폼에서 벗어나는 힘들을 한 곳으로 모으는 연습을 많이 했다. 또 육성아카데미 트레이닝 파트에 김동후 스트렝스&컨디셔닝 (SC) 코치님과 함께 운동 역학적인 부분에서도 트레이닝을 많이 하려고 노력했다.
(KIA 김동후 SC 코치는 럭비 국가대표팀과 상무, LPGA 선수 개인 트레이너 등 다양한 SC 코칭 노하우를 지닌 코치다)
역학적인 부분은 구체적으로 어떤 거였나
손 감독님께서 투구 동작과 비슷한 드릴을 만들어달라고 김동후 코치님께 주문을 했다. 그래서 김 코치님이 역학적으로 연구해서 야구 동작과 비슷한 트레이닝을 만들었다. 단순히 무게만 많이 드는 웨이트 보다는 투구 동작에 도움이 되는 웨이트 트레이닝 등의 훈련을 했다고 생각하면 된다.
투구 매커니즘적인 부분도 개선이 많이 됐나
방향과 디테일들을 많이 알려주셨다. 아직 배울 것이 많아서 손승락 퓨처스 감독님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들과, 또 1군 코칭스태프 분들께도 부족한 것들을 많이 배우고 여쭤봐야 될 것 같다.
KIA는 2022년부터 영상 기반 트래킹 장비 ‘호크아이’를 도입해 데이터 기반 전력 분석을 부쩍 강화했다. 경기장에 설치된 고해상도 카메라를 이용해 구장 안 모든 상황을 감지하고 데이터화 하는 트래킹 장비다.
선수들의 역학 정보와 투구 정보, 타구 궤적 및 수비 지표 등 다양한 정보를 데이터로 제공하는 장비다. 미국 메이저리그(MLB)는 지난 2020년부터 30개 구장에 호크아이를 설치하고 공식 트래킹 플랫폼으로 이용 중이다.
이태규는 그런 트래킹 데이터를 바탕으로 손승락 전 전력강화 코디네이터, 스트렝스&컨디셔닝(SC) 코치, 심리 자문위원 등이 함께 집중 육성에 나선 아카데미의 수혜를 받은 기대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태규의 시즌 종료 후 구위나 몸 상태, 올해 목표 등에 대한 이야기는 인터뷰 2편에서 이어질 예정입니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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