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달러 꺾였나…환율 1200원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은?
기사내용 요약
원·달러 환율 장중 1230원대 내려서
미 금리인하·중국 리오프닝 기대에 달러 약세
전문가들 "1200원 하회 가능성도 열어둬야"
[서울=뉴시스] 류난영 한재혁 기자 =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에 20년래 최고 수준으로 올라갔던 강달러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7개월래 가장 낮은 수준인 102선까지 밀려났고, 원·달러 환율도 장중 1230원선으로 내려섰다.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우려가 꺾이면서 원·달러 환율이 근 1년 만에 1200원 아래로도 내려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2월 23일(1193.6원) 이후 1200원 이상을 유지해 왔다.
11일 서울 외국환 중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날 1.2원 상승한 1244.7원에 마감했지만 장중에는 지난해 6월 3일(1238.6원) 이후 7개월 만에 처음으로 1230원대로 내려섰다. 환율은 지난 5일부터 3거래일 연속으로 하락하면서 28.2원이나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9월 22일 1400.7원으로 2009년 3월 20일(1412.5원) 이후 13년 6개월 만에 1400원마저 넘어서더니, 10월 25일에는 장중 1442.2원까지 치솟으며 연고점을 찍었다. 2009년 3월 16일(1488.0원) 이후 1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온 것은 미 연준의 고강도 금리인상으로 인한 달러 강세 영향이 컸다. 지난 9월엔 달러 인덱스도 114를 돌파하면서 2002년 5월 이후 20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상승세를 지속하던 환율은 지난해 10월 말 이후 가파르게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미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조절 기대감,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 완화 등의 영향이 컸다. 지난해 11월엔 한 달 동안 105.5원 빠진 데 이어 지난달에도 54.3원이나 내려가는 등 두 달 동안 160원 가량 하락했다.
달러화 가치도 크게 내려왔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으로 지난해 9월 말 114선까지 오르면서 20년래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현재 103선으로 내려섰다. 지난해 6월 이후 7개월 만에 최저치다.
원화가 연일 강세를 보이는 것은 물가가 꺾였다는 기대감에 미 연준의 긴축 우려가 완화되며 달러화 가치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오는 12일(현지시간) 발표하는 미국의 지난해 12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6.6%로 전달(7.1%) 보다 큰 폭 둔화될 것이란 전망도 미 연준의 긴축이 당초 전망보다 조기에 종료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달러인덱스가 조만간 100선을 밑돌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미 연준 위원들은 최종금리 수준이 5% 이상이 될 수 있다는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을 내 놓으며 피봇(정책 선회) 기대를 낮추려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지난달 미 연준이 점도표에서 제시한 최종금리 5.1% 도달 여부에 대해 의구심을 보이면서 달러 약세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위안화 강세로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위험선호 심리도 살아나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국가의 외국인 자금 유입도 원화 강세로 작용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국내 코스피 시장에서 이달 들어 전일까지 7거래일 동안 1조8280억원 어치를 순매수 했다. 지난달 한 달 동안 1조6995억원을 순매도 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 한 달 동안 팔아치운 양을 7거래일 만에 모두 사들인 것이다.
반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한 상황임을 고려하면 5% 이상의 최종금리를 염두해 둬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임금 상승세가 0.3%로 둔화되기는 했지만 연간으로 보면 3%대로 물가안정 목표(2.0%)를 웃돌고 있다. 다만, 3.5%의 이례적으로 낮은 미국 실업률이 유지되고 있는 등 타이트한 고용시장 환경이 이어지고 있는 점은 연준의 긴축을 지지하는 요인이다. 미 연준이 지난달 점도표에서 밝힌 올해 최종금리 5.1%를 도달할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 미국의 긴축은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이어져 달러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1200원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최종금리 레벨이 낮아지거나 중국 위안화나 일본 엔화 등 주요 통화들이 상대적으로 강세 압력을 받게 된다면 달러인덱스가 100선을 깰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로서는 원달러 환율이 하락 압력이 우세한 상황이고, 일본은행(BOJ)이 YCC 일부 수정이 아닌 통화정책을 긴축적으로 조정을 할 경우 원화 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 등 1100원대 중후반까지도 내려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미 연준의 금리인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1200원을 하향 이탈하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문정희 국민은행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1200원 아래로 내려가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중국 리오프닝의 영향으로 위안화 강세가 이어지고 유가가 하락해 인플레 압력이 더 낮아지는 등 전제가 필요하다"며 "미국이 금리인상을 중단하는 시점을 3월 정도로 보고 있는데 현재로서는 1200원 선 아래로 내려가기는 어렵고 펀터멘털 상 1240원~1300원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정점 등으로 미 연준의 금리인상이 끝났다는 신호가 확인되고 경기 침체 우려에 금리인하 얘기까지 나온다면 그때는 달러 인덱스가 100선이 깨지고 환율도 더 내려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현재 위안화, 엔화, 호주달러 등이 강세를 보이면서 달러가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글로벌 달러 약세의 추세적 전환은 아직 시기상조라고 보고 있다"며 "연준도 올해 금리를 인하하기 쉽지 않고, 중국 리오프닝 기대감도 많긴하지만 여전히 중국 경제가 좋지 않아 위안화 강세 랠리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번주 발표되는 미국의 물가 지표가 뚜렷하게 둔화 흐름을 보이거나 설 연휴를 앞두고 수출 업체의 대규모 달러 네고(달러 매도) 수요 등이 유입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1210원까지 하단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1200원 인근에서는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는 등 지지선 역할을 하기 때문에 재차 반등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최근 원·달러 환율의 낙폭이 꽤 큰 상황인데 경기가 어느 방향으로 가느냐에 따라 달러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며 "경기가 경착륙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더 높아질 경우 위험선호 심리가 위축되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유입돼 달러 가치가 오히려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반면 경기 침체 우려로 연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커지게 되면 달러인덱스가 100 아래로 내려가면서 원·달러 환율도 1200원 초반 구간까지 내려갈 수 있다"며 "다만 이 구간에서는 저가 매수 세력이 유입되면서 되돌림 장세가 연출 돼 1200원이 지지선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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