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입시 불리함없도록 통합형 수능 난이도 조절해야"

주요 대학 입학처장 간담회서 밝혀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학 입학 관계자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과목으로 인해 입시에 불리함이 발생하지 않게 난이도를 적절하게 조절해야 한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및 주요 대학 입학처장과 가진 간담회에서 "최근 문·이과 통합형 수능을 둘러싼 우려가 나타나고 있는 게 아쉽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대학과 대교협이 소통하며 개선방향을 찾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당국은 2022학년도부터 융합형 인재교육을 내세운 '2015 개정 교육과정' 취지에 맞춰 문·이과 통합형 수능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이와 관련해 이 부총리는 이날 문·이과 통합형 수능과 관련한 대학별 입시 운영현황을 살피고 현장 의견을 듣기 위해 간담회를 마련했다. 이 자리엔 서울대 등 서울 시내 주요 12개 대학 입학처장들이 참석했다.

이 부총리는 "올해로 2년차인 문·이과 통합형 수능은 인문·사회·과학기술 소양을 균형 있게 함양할 수 있도록 도입됐다"면서 "고등학교 수업에선 이미 문과와 이과가 사라졌지만 대입에서만큼은 문과와 이과를 구분하는 현상이 계속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이과 구분이 오랜 시간 사용되며 자연스럽게 인식되고 있는 점도 있지만, 실제 대입전형에서 인문계열과 자연계열이 각기 다른 특성으로 운영되는 측면도 있기 때문"이라며 "우리사회엔 융합적으로 사고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이과 통합형 수능 취지에 맞게 대학별 입시도 변화가 필요하단 것이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대학 입학 관계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실제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 문·이과 통합수능에서도 이른바 '문과 침공'으로 불리는 교차지원이 부작용으로 나타났다. 주요 대학마다 인문·자연계열을 구분짓고 각 영역마다 수학이나 탐구과목의 선택과목을 요구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수학을 비롯해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가 예상보다 커지면서 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한 이과생들이 대거 교차지원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입시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정시 일반전형에서 서울대 합격생의 79.2%가 이과생인 것으로 추정된다. 당초 61.5% 비중이었던 자연계열 선발인원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앞서 이 부총리는 지난 6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결국 수능 난이도 조절의 문제"라며 "문과 학생들이 불리한 부분들은 조정이 필요한 것 같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부총리는 "교육부는 2023년 업무보고에서 올해를 교육개혁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다짐을 했다"며 "교육개혁이 현장에 안착하려면 교실의 긍정적인 변화가 대입전형의 변화로도 연결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앞으로 더 활발하게 융합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할 수 있도록 대학에서도 함께 고민하고 적극 협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유승목 기자 mok@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