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점만 전해지는 희귀한 조선시대 나전함, 미국서 환수
조선시대의 희귀한 나전함이 미국에서 돌아와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됐다.
국립중앙박물관은 11일 박물관에서 열린 기증식에서 ‘국립중앙박물관회 젊은친구들(YFM)’로 부터 이 나전함을 기증받았다. 나전함은 젊은 경영인들이 2008년 결성한 문화 후원 모임인 ‘국립중앙박물관회 젊은친구들’이 미국의 한 경매에서 구입한 것이다.
중앙박물관은 “이 나전함은 기법이나 문양 등으로 볼때 16세기 나전칠기 공예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걸작”이라며 “이 시기에 제작된 나전칠기는 전해지는 수량이 많지 않아 기증품과 유사한 나전함은 한국과 일본에 4점 정도가 남아 있을 뿐이어서 문화재적 가치가 높아 이번 기증이 더 큰 의미를 갖는다”고 밝혔다.
기증된 나전함은 가로 46㎝, 세로 31㎝ 크기다. 밝은 갈색의 바탕 옻칠 위에 여러 모양의 연꽃들을 꽉 차게 배열했다. 넝쿨 줄기들은 각 연꽃을 동그랗게 감싸듯 배치되고 잎사귀와 군데군데의 칠보무늬가 화려함을 드러낸다. 또 나전함 뚜껑의 네 변과 각 모서리도 나전으로 촘촘하게 장식하고 있다. 당시 귀중품이나 문방구 등을 보관한 함으로 추정된다.
박물관 관계자는 “장식을 위해 나전 조각을 오려 두드려 가공한 후 이어붙이는 타찰 기법이 사용됐다”며 특히 “칠을 하기 전 함을 직물로 싸 습기로 나무가 변형되는 것을 방지했는데 이는 고급 칠기의 제작 기법”이라고 밝혔다. 나전은 무늬가 아름다운 전복·조개껍데기 등을 가공·활용하는 전통 공예기법으로 주로 옻칠과 함께 사용돼 나전칠기로 불린다.
중앙박물관은 “나전함을 기증한 국립중앙박물관회(회장 윤재륜) 젊은친구들(위원장 조현상)은 지난 2018년에도 고려시대 불감과 관음보살상을 구입해 기증하는 등 우리 문화재의 가치를 국민과 함께 나누고자 노력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도재기 기자 jae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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