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대통령실과 충돌로 보이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종합)
[서울=뉴시스] 정윤아 기자 = 최근 사의를 표명한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11일 대통령실과의 갈등에 대해 "최근 일련의 사태들이 저와 대통령실의 갈등과 충돌로 비치는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그럴 의도도 없다"고 밝혔다.
나 부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시 동작구청에서 열린 신년인사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실이 사의표명을 받지 않는 것에 대해 "아직 (대통령실 입장을) 전달받지 않았는데 말하는건 어렵다"며 "이게 무슨 대통령실과 충돌로 보이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어떤 판단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있다"며 "어떤 정책적인 논의와 이런 것이 갈등과 충돌로 비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거듭 강조했다.
나 부위원장은 이날 동작구청 행사에서 '저출산 부위원장 자리는 과거 의원들이 겸임했던 자리'라고 언급한 배경에 대해 "자꾸 저와 대통령실간 각을 세우지 말아달라"며 "제 생각이 여러가지 왜곡된 부분이 있어서 사의표명을 한 것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헝가리식 저출산 대책'에 대해 "저의 구상이었다는 이야기고 제가 더 이상 책임있는 자리가 아니라 거기에 대해 말씀드릴게 없다"고 말을 아꼈다.
나 부위원장은 전당대회 출마여부에 대해 "많은 고민을 더 해보겠다"며 "아직 결정을 안 했다"고 했다.
그는 한 언론사의 전당대회 출마 기사에 대해 "대화 과정에서 서로 오해가 있었던 것"이라며 "기자가 '불출마 하는 거냐'고 강하게 묻길래 제가 '그건 아니다, 고민중이다'라고 한 게 그렇게 나갔다"고 해명했다.
일각서 제기되는 '제2의 이준석' 행보라는 비판에는 "더 이상 답변하지 않겠다. 제가 이미 윤석열 정부의 성공에 대해 말씀 드렸다"고 일축했다.
앞서 나 부위원장은 이날 서울 동작구 동작구청에서 열린 신년인사회 자리에서 최근 대통령실과 홍준표 대구시장이 자신이 제시한 헝가리식 출산대책을 비판한 것에 대해 "이걸 가지고 포퓰리즘이라고 하는데 나경원이 포퓰리즘이겠냐"고 반박했다.
나 부위원장은 "제가 그동안 저출산 부위원장을 하느라 동작구 행사에 소홀했다"며 "알아보니 비상근 자리라 예전에 보니 국회의원들이 겸직하며 일 년에 몇 번 회의하고 그랬는데 저는 소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한다고 동작구 행사 참석에 소홀했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국회의원이 겸직했던 자리를 왜 대통령실이 전당대회 출마 문제로 걸고 넘어지냐는 뜻으로 풀이된다.
나 부위원장은 최근 대통령실과 충돌한 '헝가리식 저출산 대책'에 대해서도 뜻을 굽히지 않았다.
앞서 5일 나 부위원장은 출산 시 부모의 대출 원금을 탕감하는 헝가리식 저출산 대책을 제시했다. 대통령실은 바로 "실망스럽다", "납득하기 어려운 부적절한 처사" 등의 표현을 써가며 사실상 나 부위원장을 비난한 바 있다.
나 부위원장은 "우리나라 저출산 문제는 매우 심각하다"며 "1960년대는 둘이 결혼해서 낳는 수인 합계출산율이 4.5명이었지만 지난해에는 0.6명으로 줄었다"며 "한 마디로 인구가 4분의 1로 토막났다"고 설명했다.
나 부위원장은 "전 정말 열심히 하려고 이런 저런 구상을 말했는데 제가 한 구상 하나는 헝가리에 비슷한 제도가 있던 것인데 이건 홍준표 전 대표가 예전 전당대회에 나와서 했던 이야기"라고 강했다.
최근 홍준표 대구시장은 나 부위원장의 헝가리식 출산대책에 대해 "윤석열 정권은 좌파 포퓰리즘 정책을 배격한다고 선언한 것을 모르고 발표했거나, 한번 튀어보려는 혼자 생각으로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나 부위원장은 "헝가리에선 두 사람이 결혼하면 초저리로 대출을 해주는데 우리는 2억 정도 초저리로 대출해주고 첫째 아이를 낳으면 이자를 조금 탕감해주고 둘째를 낳으면 원금을 조금 탕감해주자는 구상을 했다"며 "그런데 이걸 가지고 포퓰리즘이라고 하는데 저 나경원이 포퓰리즘이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나 부위원장은 10일 대통령실에 부위원장직에 대한 사의를 표명했다. 반면 대통령실은 사의를 받은 적 없다고 주장하며 갈등이 극에 달한 상황이다.
나 부위원장은 이날 동작구청 행사 직전 기자들과 만나 "아직 출마, 불출마를 고심 중"이라고 입장을 유보했다.
나 부위원장은 "대한민국을 위해 무슨 선택이 맞는 것인지,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대한민국이 앞으로 더 나은 대한민국이 되기 위해 무엇이 우선인지 국민의힘 미래에 무엇이 좋은지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윤석열 정부의 성공이 무엇보다 중요한 때라고 생각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 무엇이 중요한지 보고 있다"고 했다.
나 부위원장은 '부위원장 사표는 수리됐느냐'는 질문에 "아직 공식적인 통보는 못 받았다. 저는 어떤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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