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도 계산 필요한 WBC, 대표팀도 ‘강철 매직’ 확인할 시간
제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을 지휘하는 이강철 감독은 지난 4일 투수진 구성에 대해 설명하며 “단기전이다. 15명 중 그날 컨디션에 따라서 좋은 투수를 기용하겠다”고 말했다. “중간 투수나 마무리가 선발로 나갈 수도 있다. 연습 과정에서 좋은 투수가 있으면 선발, 마무리, 중간 구분 없이 중요한 순간에 쓰겠다”고도 했다.
WBC는 대회 규정이 특이하다. 메이저리그사무국이 주관하고 메이저리거들이 출전하는 대회라 선수들의 부상 방지를 위해 투구 수 제한을 두고 있다. 투수 한 명의 투구수는 1라운드 65개, 8강 토너먼트 80개, 준결승·결승 95개로 제한된다. 30개 이상 던지거나 이틀간 연투한 투수는 하루를 쉬어야 하고, 50개 이상 던진 투수는 나흘 간 던질 수 없다. 철저하게 계산하고 다음 경기 가용 자원까지 준비하며 대회를 치러야 한다.
선발과 중간 투수의 경계 없이 필요할 때 상황 맞춤형으로 투수진을 운용하겠다는 것도 이때문이다. 1라운드에서는 선발 투수가 등판하더라도 어차피 65개밖에 던지지 못해 ‘선발 야구’를 할 수가 없다. 경기별로 선발을 정해놓고 필승계투조를 따로 투입하는 정상적인 마운드 운용이 불가능하다. 훈련 기간 투수의 상태와 경기 당일 컨디션, 상대에 따라 통할 수 있는 투수 유형을 간파해 투입하는 것이 이번 대회 성패를 가를 열쇠다. 오로지 이강철 감독이 쥐고 있다.
이강철 감독은 아주 오랫동안 만년꼴찌를 벗어나지 못할 것만 같던 막내 구단 KT를 맡아 첫해부터 6위로, 그 다음 2위로, 그 다음 통합우승으로 이끌었다. 팀을 완전히 바꿔놓은 핵심 요인이 마운드의 변화다. 보직을 이리저리 옮겨 던지고 있던 투수들에게 맞는 보직을 확실히 정해 자리잡게 했다. 배제성은 선발 투수로, 주권은 중간계투로 보직을 잡아주면서 그들의 경력 자체를 바꿔놨다. 고졸신인 소형준의 투구를 스프링캠프에서 보자마자 곧바로 선발로 확정해 로테이션을 완성하고 과감하게 밀어붙인 결과 미래 에이스가 탄생했다. 선수를 관찰하고 파악하는 눈이 KT를 완전히 다른 팀으로 만들어놓은 ‘강철 매직’의 핵심이다.
WBC는 철저하게 이강철 감독의 눈과 계산에 의지해 치러질 대회다. 올림픽 메달을 놓치며 실패한 지 2년 만에 새롭게 나서는 대표팀은 부담이 크다. ‘미래를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젊은 투수들만 선발하고 성적 부담을 덜 수도 있었지만, 이강철 감독은 베테랑이자 리그 대표 에이스인 김광현(SSG)과 양현종(KIA)도 선발했다. “무조건 성적을 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첫 상대 호주를 꺾기 위해, 그리고 경기 장소인 도쿄돔의 특성을 고려해 변화구 투수들을 대거 선발해놓고 상황에 따른 맞춤형 기용을 예고했다. 반드시 성적을 내겠다는 각오와 대회를 위한 계산을 일찍이 해놨다는 사실도 엔트리 구성을 통해 보여주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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