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여유? “나경원 당대표 출마하면 좋겠다. 경선 흥행에 도움”

“100% 당원투표 전대 룰 변경으로 컨벤션 효과 기대 어려워. 다양한 분들과 경쟁해야 국민 관심 끌 것”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당권 도전을 선언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을 두고 “당 대표에 출마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함께 경쟁하면 경선 흥행에 도움이 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안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전날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사의를 표명한 나 부위원장의 당대표 출마 가능성에 대해 “반반으로 보고 있다”면서 “개인적인 희망을 말한다면 출마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9일 당대표 출마를 공식화한 그는 국민의힘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100% 당원투표’로 경선룰을 변경한 것을 언급하며 “가장 걱정되는 건 민심을 없애고 당심으로만 사람을 뽑게 된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민심은 우리와 상관 없으니 (당대표 경선에) 관심이 멀어지게 돼 누가 당대표에 뽑히더라도 컨벤션 효과를 얻지 못한다”고 짚었다.

그는 “개인적 유불리를 떠나 우리 당을 위해 드리는 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 부위원장을 포함해) 다양한 분들과 경쟁해 누가 당선될지 알 수 없게 된다면 많은 국민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10일 사의 표명한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뉴스1

 
나 부위원장·윤상현 의원 등과의 ‘수도권 연대’를 통한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선 “굉장히 높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그는 “저는 노원·강북에서 초·재선을 했다. 수도권 북부 열악한 환경과 여러 문제점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하나같이 한 표라도 더 보탤 수 있는 사람은 안철수밖에 없다고 한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김기현 의원 등 영남권 당권 주자들을 두고선 “수도권 민심을 잘 파악하지 못한다. 수도권에서 선거를 치러봐야 수도권 선거 환경을 잘 이해하게 된다”며 “그런 경험 없이 지휘하면 필패다. 잘못되면 정말 영남 자민련으로 전락할 수 있는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저와 영남 쪽 의원과 일대일로 대결하면 저한테 표를 많이 줄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했다.

그는 최근 김 의원 선거캠프 개소식에 전·현직 의원들과 지지자들이 대거 몰린 데 대해선 “전혀 위협적이지 않다”고 했다. 이어 “얼마나 자신이 없으면 저렇게 보여주기로, 세가 있는 것으로 사람들에게 각인을 시키려고 할까 (생각했다)”라며 “자발적(으로 사람들이 모인 게) 아니다. 버스로 많이 동원됐다”고 비꼬았다.

한편 이날 여론조사 업체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7~9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지지율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나경원 부위원장이 30.7%로 1위를 달렸다. 이어 김기현 의원 18.8%, 유승민 전 의원 14.6%, 안철수 의원 13.9%, 황교안 전 대표 5.3%, 윤상현 의원 2.4%, 조경태 의원 1.9% 등의 순이었다.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유승민 전 의원이 33.9%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