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AI가 불러올 미래,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예언자들>은 각 분야에서 연구 중인 KAIST 교수들이 특정 시점을 전제로 미래를 예측해 쓰는 가상의 에세이입니다. 그저 공상 수준이 아니라 현재 연구 성과와 미래의 실현 가능성을 정교하게 조율하기에, <예언자들>은 스프 구독자들에게 짧게는 10년, 길게는 50년 이상 과학이 내다보는 미래를 미리 살펴볼 수 있게 할 것입니다. (글: 최재식 카이스트 교수)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서 만들어진 지능적인 시스템은 과거 SF영화 및 드라마의 단골 소재였습니다. 인공지능 기술로 만들어진 스스로 생각하고, 생각하고 말할 수 있는 대상은 로봇, 자동차뿐만 아니라 대규모 시스템을 조정하는 중앙 컴퓨터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 과거 SF 영화에서는 이런 인공지능 시스템의 등장을 우리 생각보다 조금 더 빠르게 예측한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여기서는 사람이 타면 자동으로 운전을 해주는 자율주행 자동차, 사람의 행동을 미리 예측하는 시스템, 자유 의지를 갖고 대형 시스템을 자동으로 운전하는 시스템이 언제 우리 삶에 다가올지 함께 살펴보고자 합니다.
'키트'가 현실로... 자율주행 자동차
앞으로 인공지능 기술이 10년 정도 발전을 하면, 위 '키트'의 기능 중 몇 가지는 우리가 실제 자동차에서 더 많이 쓰게 될 것 같습니다. 모든 도로와 주행 상황에서 완전 자율주행을 하는 레벨5(완전 자율주행)는 아직 달성하지 못했지만 현재도 사람이 운전을 책임지는 한에서 차량의 조향과 가감속을 자동화하는 레벨2(부분 자동화) 기능을 갖고 있는 상용차가 많이 있습니다. 앞으로 10년 정도 지나면, 고속도로와 같은 특정 조건의 구간에서 자동차가 운전을 책임지는 레벨3(자동화)를 달성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시내 도로에서 자율주행 자동차가 잘 주행할 수 있도록 교통신호나 주차 시스템 등과 연계되어 운전자의 개입 없이도 자동으로 운전하는 레벨4(고등 자율주행)로 운전하는 자동차가 많아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더불어 사람의 언어를 배우고 처리하는 인공지능 기술이 급격하게 발전하면서 사람과 농담을 섞어서 이야기하고, 운전자의 선호를 점차 배워가면서 운전자가 좋아하는 가치관이나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기능도 자동차에 탑재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상합니다.
'마이너리티 리포트'처럼... 미래 행동을 평가하는 인공지능
2002년에 개봉한 '마이너리티 리포트'라는 영화에서는 앞으로 30년 후인 2054년에는 범죄가 일어날 미래의 일을 예측하는 시스템이 개발되어 살인과 같은 특수 범죄가 일어나기 전에 미리 경고를 주어, 특수 경찰이 범죄 발생을 막는 미래의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영화에서는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인공지능의 역할은 아니었지만, 살인과 같은 범죄가 일어날 것을 미리 예측하고 잘 막을 수 있다면, 일반 시민의 안전을 지키고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영화는 예측 시스템이 틀린 경우에 선량한 사람이 범죄자로 몰릴 수도 있고 이 예측 시스템에 의해서 개인의 삶이 제약을 받을 수 있는 것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현재에도 인공지능은 사람의 미래를 평가하는 데 사용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법원은 수감자의 가석방을 결정할 때, 수감자의 재범 확률을 예측하는 인공지능 기술이 들어간 컴파스(COMPAS) 시스템을 사용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즉, 수감자가 미래에도 또 범죄를 저지를지 인공지능 시스템이 예측을 하고, 가석방의 여부에 영향을 주는 것이죠. 그럼, 이런 시스템이 완벽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실제로 컴파스 시스템이 인종별로 다른 편향된 예측을 한다는 것이 밝혀져 수정이 필요하다는 것이 큰 사회적 이슈가 된 적이 있습니다. 이는 사람의 행동을 예측해서 활동에 제약을 줄 수 있는 인공지능 시스템의 경우에는 내부 의사결정을 분석하고 사람의 입장에서 불공정한 것이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한 것으로 밝혀진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미국의 아마존은 채용 과정에서 인공지능 시스템을 활용해서 신규 직원의 이력서를 기존에 성과를 잘 내고 있는 직원들의 이력서와 비교해서 회사에 더 적합한 직원을 선발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일본의 셉테니 홀딩스는 각 직원의 업무 성과를 모두 수치화하니 직원 1인당 데이터의 양은 신입이 약 180건, 입사 10년 차는 800에서 1,000건을 넘는다고 보고했습니다. 이런 빅데이터를 인공지능 인사 평가 시스템의 학습에 활용해서 직원의 성과를 특정하여 인사 평가에 참고하고, 퇴사율을 예측하여 보다 적합한 업무나 부서에 미리 배치하여 퇴사율을 낮출 수 있다는 결과를 보고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회사와 적합도가 좋은 직원을 선발하고 퇴사할 직원을 미리 예측하여 부서를 배치한다고 하면 긍정적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만약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가 이런 인사평가 시스템을 사용한다면, 그리고 그 결과가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예- 나는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없는데, 곧 퇴사할 직원이라고 예측)이라면 이런 억울함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할9000'의 실현? 대규모 시스템 조정하며 사람에 대항하는 인공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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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영구 기자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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