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게 빛난 별의 20년[인터뷰]

김원희 기자 2023. 1. 11.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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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별. 콴엔터테인먼트



가수 별이 빛났던 지난 20년을 돌아보며, 앞으로 오랜 시간 그 ‘별빛’을 이어갈 것을 알렸다.

별이 무려 14년 만에 정규 앨범을 발표하고 가수로 컴백한다. 11일 발매되는 ‘스타트레일’은 ‘별의 궤적’이라는 의미로, 별이 그려온 지난 20년의 궤적과 앞으로 그려갈 궤적을 담았다. 메인 타이틀곡 ‘오후’, 서브 타이틀곡 ‘유알(You’re)’과 직접 작사·작곡을 맡은 ‘이런 밤’ ‘그때의 난’ 등 총 10곡을 수록했다.

신보로 쳐도 2018년 이후 4년여 만의 컴백이다. 그럼에도 별은 미니 앨범이나 싱글이 아닌, 자신의 색을 꽉 채운 정규를 고집했다. ‘스타트레일’ 발매를 앞두고 마포구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별은 “정규 앨범 발매가 간절했다”며 이어갈 ‘가수 별’의 궤적을 예고했다.

“지난해 데뷔 20주년이었어요. ‘20주년 가수’라고 하려고 보니, 20대 때 10년은 노래를 정말 많이 했는데, 30대 때는 싱글 앨범이나 곡작업을 하긴 했지만 활동이 저조해서 면목이 안 서더라고요. 정규 앨범으로 나라는 사람의 지난날을 설명해야겠다는 포부로 작업을 시작했죠. 또 오랜 시간이 지난 만큼 들려주고 싶은 노래도, 이야기도 많아서 다양하게 담기 위해 정규 앨범을 택하게 됐어요.”

가수 별. 콴엔터테인먼트



마음을 굳게 먹고 작업에 나섰던 만큼, 별은 이번 앨범에 알찬 곡들과 함께 자신감도 꾹꾹 눌러담았다.

“자랑하는 것 같지만, 앨범에 실린 10곡이 정말 다 좋아요.(웃음) 보통 앨범을 만들 때 현실적으로 모든 곡에 타이틀곡만큼 정성을 들이기는 어려워요. 그렇지만 처음부터 소위 말해 ‘깔리는 곡’으로 자신의 곡을 쓰는 사람은 없잖아요. 그래서 이번 앨범은 듣는 분들이 한 곡도 건너뛰지 않고 쭉 재생할 수 있도록, 전부 타이틀곡 같은 10곡을 고르고 골라 담았어요. 곡 수집만 1년 반 이상 걸렸고, 1000곡 이상을 받았죠.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트랙리스트를 구성했어요. 반응이 어떨지 많은 분에게 빨리 들려주고 싶어요.”

별이 말했듯, 그의 20주년은 ‘별’로서의 10년과 ‘김고은’으로서의 10년이 뚜렷이 나뉜다. 2002년 데뷔곡 ‘12월 32일’로 단숨에 스타가 된 그는 다수의 히트곡으로 인기를 누리며 20대를 보냈다. 30세가 되던 2012년 가수 겸 방송인 하하와 결혼하고 10년간은 세 자녀를 출산하며 아내이자 엄마 김고은으로서 힘을 쏟았다. 가수 활동을 잇지 못해 아쉽고 힘겨운 순간도 있었지만, “다시 태어나도 이 삶을 선택하겠다는 만족감이 있다”며 하하의 든든한 지원과 응원 속 맞이한 40대를 자축했다.

가수 별. 콴엔터테인먼트



“나이를 먹는다는 게 좋은 사람이 어딨겠어요. 저도 앨범 작업을 하며 제 이야기를 쓰려는데 빛나던 그 시절의 나는 어디 있을까 그립기도 서글퍼지기도 했어요. 남편에게 ‘너무 나이 든 것 같다’고 푸념했더니, ‘넌 아이가 셋 있지 않냐’더라고요. 그때 그냥 나이를 먹은 건 아니구나, 20년이란 시간 동안 가정도 이루고 앞서 활동했던 시간들 덕에 이렇게 또 노래할 기회도 주어졌구나 하는 생각이 들며 ‘나이 먹은 것도 나쁘지 않다’고 했죠. 예전의 삶이 그립다고 해도 지금 이런 행복은 과거엔 상상도 못 했던 거니까요. 이번에 앨범을 만들며 깨달은 건 남편이 저의 가장 큰 팬이라는 거에요. 평소에도 제가 무대에서 노래하는 모습을 멋있다고 해주는데요, 이번 작업에 처음부터 끝까지 정말 힘을 많이 실어줬어요.”

그렇게 맞이한 40대, 별은 가수로서 새로운 챕터를 열 예정이다. 그는 “20대 때 노래하는 기쁨을 잃은 적도 있었다. 그러나 무대와 멀어지면서는 데뷔하기 전 가수를 꿈꾸던 시절로 돌아간 듯한 시간을 보냈고, 다시 기회가 온다면 좋은 음악으로 기쁘게 노래하겠다는 마음으로 이번 앨범을 작업했다”며 더 환하게 빛날 새해를 예고했다.

“모자라고 힘들더라도 어떻게든 아득바득 음악을 할 수 있게 되기까지 10년이었던 것 같아요. ‘엄마’와 ‘가수’로 스위치를 딱딱 켜고 끌 수 있으면 좋겠는데, 녹음하다가도 아이들 학원 선생님의 전화를 받아야 하고 엄마로서의 일들을 챙겨야 하니 발라드 감성을 낼 수 있을까 싶기도 했어요. 그렇지만 ‘12월 32일’을 부를 땐 제가 사랑도 기다림도 몰랐던 ‘애송이’였다면, 이젠 제가 쌓아온 것들을 바탕으로 저만의 감성과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데뷔 20년’이라는 이름이 미안하지 않도록 활동하려고 해요. 30주년, 40주년이 됐을 때는 더 많은 걸 보여줄 수 있도록 저만의 감성을 쌓아갈게요.”

김원희 기자 kimw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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