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에선 유혈사태… 남미 ‘격동 속으로’

김현아 기자 2023. 1. 11.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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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7명이 사망한 '훌리아카 사태'를 포함해 페루에서 현재까지 반(反)정부 시위 여파로 민간인 46명이 목숨을 잃었다는 추산치가 10일 나왔다.

민간인과 무장한 당국 간 충돌로는 20여 년 만에 최악으로, 페루 정부가 이날 야간 통행금지령을 발동했지만 시민들의 분노가 더욱 거세지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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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내각 물러나라”… : 10일 페루 의회에서 알베르토 오타롤라(앞줄 가운데) 총리에 대한 내각 신임 투표를 앞두고 일부 의원들이 전날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17명이 사망한 사태를 언급하며 “죽음의 내각” “살인자는 나가라” 등의 문구가 적힌 종이를 들고 오타롤라 총리에게 손가락질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 카스티요 탄핵 반발시위 격화

시위대-경찰 충돌로 18명 사망

탄핵 이후 민간인 총 46명 숨져

정부, 3일간 야간통행금지 발동

미 민주당, 브라질 폭동 책임자

‘보우소나루 추방’ 정부에 요청

하루 17명이 사망한 ‘훌리아카 사태’를 포함해 페루에서 현재까지 반(反)정부 시위 여파로 민간인 46명이 목숨을 잃었다는 추산치가 10일 나왔다. 민간인과 무장한 당국 간 충돌로는 20여 년 만에 최악으로, 페루 정부가 이날 야간 통행금지령을 발동했지만 시민들의 분노가 더욱 거세지는 양상이다. 입법·행정·사법부가 공격당한 브라질 대선 불복 폭동에 이어 페루 시위까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번지며 신년부터 남미 지역에 격동의 바람이 불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페루 중앙정부 행정 감시 기관인 옴부즈맨 사무소는 지난해 12월 7일 페드로 카스티요 전 대통령이 탄핵당한 이후 벌어진 반정부 시위로 현재까지 46명이 사망했다고 이날 밝혔다. 시위에 참여했다 사망한 이가 39명이고, 이 여파로 교통사고 등을 당해 목숨을 잃은 이는 7명이다. 모두 민간인이다. 부상자는 485명으로 집계됐다.

전날 페루 남부 푸노 지역 훌리아카 공항 인근에서 벌어진 시위대와 경찰의 극렬한 충돌로 사망자 수가 치솟은 것으로 보인다. 페루 매체 엘코메르시오에 따르면 당시 경찰이 시위대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민간인 17명과 경찰 1명이 숨졌다. 하루 만에 18명이 사망한 셈이다. NYT는 1980~2000년 발생한 페루 내전을 언급하며 “이후 발생한 민간인과 무장세력 간 충돌 중 가장 치명적”이라고 했다.

페루 정부는 시위 장기화 조짐에 이날부터 3일 동안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새벽 4시까지 야간 통행금지령도 발동하기로 했다. 하지만 사망자 중 미성년자가 포함된 데다 일부 시신에 총상이 뚜렷한 것으로 알려지며 시위가 더욱 격화할 전망이다. 시위대는 카스티요 전 대통령의 축출이 비민주적이라며 조기 총선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3부 기관 난입 사태가 벌어진 브라질에서는 법무부 주도로 폭동 배후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약 1500명이 시위에 가담한 혐의로 체포됐다. 쟁점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개입 여부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현재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체류 중이다. 그는 ‘시위대와는 관련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지만, 미국 민주당 의원들은 미국에서 그를 추방해야 한다고 정부에 요청했다고 액시오스는 전했다. 이날 브라질 법무부는 보우소나루 정부에서 법무장관을 지낸 안데르송 토레스 안보장관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를 승인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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