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급망, 북미 중심으로?…“미-멕시코-캐나다 공조 강화”

이본영 2023. 1. 11.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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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멕시코·캐나다가 반도체 산업 투자와 생산 확대를 위해 공조하기로 했다.

미국이 막대한 보조금을 내세워 반도체 생산시설을 끌어들이는 상황에서 이웃 멕시코·캐나다와 반도체 분야 공급망 재편 협력을 강화한다는 것은 생산 주도권을 아시아 국가들로부터 북미로 이동시키겠다는 구상으로 보인다.

미국이 반도체 분야의 북미 공급망 강화를 주장하는 것은 특히 멕시코를 분업 구조의 파트너로 삼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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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멕시코서 북미 정상회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부터),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10일 정상회의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멕시코시티/AP 연합뉴스

미국·멕시코·캐나다가 반도체 산업 투자와 생산 확대를 위해 공조하기로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아시아에 대한 의존을 줄여야 한다고 밝혀, 미국이 주도하는 공급망 재편이 북미를 중심으로 진행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바이든 대통령,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10일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의 뒤 3국이 반도체 산업 정책을 조정하고 투자를 늘리기 위한 포럼을 구성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백악관은 조만간 출범할 포럼은 3국 장관급들과 반도체 업계 고위 인사들이 참여하며 “상호 보완적으로 3국의 투자 기회를 모색”하는 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3국 정상은 핵심 광물 자원, 산업 교육, 첨단기술 교류도 강화하는 등 경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국경을 맞댄 3국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계승해 2020년 출범한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참여국들이다.

미국이 막대한 보조금을 내세워 반도체 생산시설을 끌어들이는 상황에서 이웃 멕시코·캐나다와 반도체 분야 공급망 재편 협력을 강화한다는 것은 생산 주도권을 아시아 국가들로부터 북미로 이동시키겠다는 구상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전날 양자회담을 한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에게 미국의 반도체 투자 붐을 이용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0일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의 양자회담에서도 아시아에 맞서는 북미의 공급망 강화를 강조했다. 그는 회담에서 “우리는 공급망을 강화해 누구라도 마음대로 우리를 가로막거나 아시아의 전염병이 자동차나 다른 많은 것들에 필요한 핵심 요소들을 확보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며 반도체 생산 증대를 강조했다. 트뤼도 총리는 북미 3국이 “우리가 필요로 하는 효율적이고 탄력적인 공급망을 만드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이 반도체 분야의 북미 공급망 강화를 주장하는 것은 특히 멕시코를 분업 구조의 파트너로 삼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멕시코의 값싼 노동력은 미국 대기업들의 투자와 생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반도체 투자를 유치하도록 미국이 도와달라고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멕시코는 중국을 떠나는 미국 대기업들의 대체 투자처 역할도 하고 있다.

3개국의 반도체 협력 강화 선언은 ‘인플레이션 감축법’의 전기차 보조금 조항과 맞물려 미국의 프렌드쇼어링(우호국들과의 공급망 구축·재편)의 핵심이 북미라는 점을 강조해준다. 미국은 지난해 8월 반도체 산업에 대한 대규모 보조금 지원을 내용으로 하는 ‘칩과 과학법’과 비슷한 때에 발효한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통해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만 최대 7500달러(936만원)의 세액공제를 제공하기로 해 다른 동맹국들을 차별한다는 불만을 사고 있다.

워싱턴/ 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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