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도 ‘금리 5.5% 예금’ 사라졌다

■ 두달새 평균 예금금리 0.29%P↓

작년 11월 5.53% → 5.24% 내려

4%대 내려앉은 시중은행이 영향

13일 금통위 이후 다시 오를수도

시중은행뿐 아니라 저축은행도 예금금리를 내리면서 금리 5.5%를 넘어서는 예금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기준금리 상승에 따라 대출금리가 나날이 올라가고 있는 데 반해 예금금리는 제자리걸음을 보이면서 금융 소비자들의 불만이 증가하고 있다.

11일 현재 저축은행 79곳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5.24%로 약 두 달 전인 지난해 11월 30일 평균인 5.53%보다 0.29%포인트 낮아졌다. JT저축은행은 전날 연 5.5% 금리를 제공하던 회전식 정기예금(변동금리) 상품의 금리를 연 5.3%로 하향 조정했다. 같은 날 웰컴저축은행도 정기예금 금리를 연 5.2%에서 5.0%로, 하나저축은행도 비대면 세바퀴 정기예금 금리를 연 5.5%에서 5.3%로 내렸다. SBI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도 지난 1일 5.50%에서 11일 기준 5.20%로 낮아졌다.

저축은행 업계의 예금금리 인하는 시중은행의 영향이라는 평가다. 시중은행은 한때 연 5%를 넘어서기까지 했지만 최근에는 4%대로 내려왔다. 금융당국이 1금융권으로의 자금 쏠림을 우려하면서 예금금리 인상 자제를 권고했고, 은행들은 지난해 연말부터 기준금리 상승에도 예금금리를 낮췄다. 저축은행들은 통상 은행 예금금리 대비 0.8~1.0%포인트가량 높은 금리를 제시해 수신액을 유치하는 만큼 시중은행의 금리 변동에 큰 영향을 받는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최근에는 저축은행에서 이탈하는 자금이 적고, 수신액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상황”이라며 “시중은행이 예금금리를 유지하거나 오히려 내린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저축은행은 예금금리를 현재 상태로 유지하거나 더 낮추기를 바라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현재 법정 최고금리는 연 20%로 고정돼 있는데, 저축은행은 중금리 대출을 법정 최고금리에 가까운 수준으로 취급하고 있다. 대출금리를 올릴 수 있는 한도에 다다랐기 때문에 예금금리를 낮추면 숨통을 틔울 수 있다.

오는 1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기준금리가 추가로 오를 전망이다. 한은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현재보다 0.25%포인트 상승한 3.5%로 인상할 예정이며 금융권은 기준금리 변화를 반영하지 않을 수는 없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에 발맞춰 시중은행이 예금금리를 올려 저축은행의 수신액 이탈이 발생한다면 저축은행도 예금금리를 다시 인상해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선형 기자 linea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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