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260㏊ 소실' 고성산불 실화 혐의 한전 직원들 2심도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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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4월 축구장 면적(0.714㏊) 1천700배가 넘는 산림 1천260㏊(1천260만㎡)를 잿더미로 만든 강원 고성산불 사건과 관련해 전신주 관리를 소홀히 한 혐의로 기소된 전·현직 한전 직원들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피고인들은 2019년 4월 4일 발생한 대형산불과 관련, 전신주 하자를 방치해 끊어진 전선에서 발생한 아크 불티가 확산하면서 899억 원에 달하는 재산피해와 산림 1천260㏊ 소실, 주민 2명에게 약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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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주의의무 위반 증명 안 돼…개개인에 책임 묻기 어려워"
(춘천=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2019년 4월 축구장 면적(0.714㏊) 1천700배가 넘는 산림 1천260㏊(1천260만㎡)를 잿더미로 만든 강원 고성산불 사건과 관련해 전신주 관리를 소홀히 한 혐의로 기소된 전·현직 한전 직원들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하자로 인해 전선이 끊어져 산불이 발생한 점은 인정되나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업무상 과실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황승태 부장판사)는 11일 업무상실화 등 혐의로 기소된 전·현직 한전 직원 7명에게 원심과 같은 무죄를 선고했다.
피고인들은 2019년 4월 4일 발생한 대형산불과 관련, 전신주 하자를 방치해 끊어진 전선에서 발생한 아크 불티가 확산하면서 899억 원에 달하는 재산피해와 산림 1천260㏊ 소실, 주민 2명에게 약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년여의 법정 다툼 끝에 내려진 원심의 무죄 판결에 불복한 검찰은 항소심에서도 원심이 한전 측 과실로 인정했던 스프링 와셔 시공 하자를 재차 언급하며 하자와 산불 간 인과 관계가 있음을 주장했다.
또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사고 사건 판례를 들어 안전관리 업무와 관련한 명시적인 규정이 없더라도 동해안에 매년 국지적 강풍인 '양간지풍'이 부는 점을 고려하면 전선 관리 업무가 필요하다는 점이 도출된다는 주장을 폈다.
검찰은 "한전은 피해회복에 적극적으로 나서긴커녕 책임 떠넘기기와 책임을 축소하려는 태도를 보인다"며 피고인들에게 벌금형 또는 징역형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반면 피고인 측은 산불 이전부터 문제의 전선이 90도로 꺾여있었다고 볼 객관적인 자료가 없고, 꺾였더라도 전신주의 하자로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항소심에서 증인으로 나선 전문가가 '전선의 90도 꺾임 현상과 단선은 무관하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도 근거로 내세워 무죄를 주장했다.
또 이 사건이 예상이 불가능한 강풍으로 인한 자연재해적 성격이 짙음을 강조하며 "국가, 지자체, 한전이 합심해 피해를 회복하고 제도보완으로 해결할 문제이지 한전 직원들을 단죄하는 게 능사는 아니다"라는 주장을 폈다.
양측 주장을 살핀 항소심 재판부는 "한전 내부지침과 관련 자료, 전문가들의 진술과 증언 등을 종합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며 피고인 측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전선이 90도 꺾여있었다고 인정하더라도 피고인들이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했다는 게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사건에서 유념해야 할 것은 한전에 책임을 묻는 게 아니라 구성원 개개인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가"라며 "내부지침에 없는 주의의무에 대한 형사책임을 물으려면 일반적인 관점에서 주의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게 합리적으로 증명돼야 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덧붙였다.
conany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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