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5개 저축銀 검사서 수천억대 '작업대출' 확인

기사내용 요약
SBI·OK·페퍼·애큐온·OSB 등 수시검사 마무리…곧 제재절차 착수

[서울=뉴시스]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전경. (사진=뉴시스 DB) 2021.02.0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형섭 기자 = 지난해 저축은행권을 한바탕 휩쓴 사기성 작업대출과 관련해 금융감독원이 5개 저축은행에 대한 검사를 마무리하고 조만간 제재 절차에 착수키로 했다.

금감원이 확인한 작업대출은 수천억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업계 최상위권 저축은행들이 포함돼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SBI·OK·페퍼·애큐온·OSB 등 5개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한 수시검사에서 5000억원대의 작업대출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5개사에 대한 작업대출 관련 검사를 모두 끝냈고 제재안도 최대한 신속히 처리할 예정"이라며 "다만 개별 저축은행에서 일어난 작업대출 사건 규모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저축은행권의 작업대출 관련 검사는 지난해 5월 1100억원대의 작업대출 정황이 파악되면서 업권 전반으로 퍼졌다. 저축은행은 특성상 일반은행에 비해 심사가 느슨하다는 점을 악용한 작업대출이 저축은행권에 만연했던 것이다.

대출모집인을 브로커로 낀 작업대출 조직은 대출이 곤란한 무직자나 신용불량자들에게 접근해 견적서나 세금계산서 등의 서류를 조작해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도록 하거나 가계대출 규제를 우회하기 위해 개인 차주를 사업자로 둔갑시켜 사업자용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받도록 하는 수법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부동산 가치 하락으로 추가 대출이 불가능해진 다수의 부동산업자와 짜고 서류를 조작해 대출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5개 저축은행에 대한 금감원의 징계안은 2분기 중에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에 상정될 전망이다.

검사 출신의 이복현 금감원장이 불법대출에 대한 강도 높은 제재를 예고한 바 있는 만큼 중징게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원장은 지난해 7월 저축은행 CEO 간담회에서 작업대출 문제와 관련해 "대출취급시 상환능력과 차입목적 등을 철저히 심사하고 대출취급 후에도 자금용도외 유용 여부를 면밀히 점검해달라"며 "금감원은 이러한 여신관리 프로세스가 정착되도록 단호하게 대처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이 작업대출 수시검사를 실시한 저축은행은 지난해 9월 자산순위 기준 SBI저축은행 1위, OK저축은행 2위, 페퍼저축은행 4위, 애큐온저축은행 6위, OSB저축은행 11위 등 최상위권에 있다.

이같은 대형 저축은행에서조차 상당한 규모의 작업대출이 이뤄졌던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대출심사가 허술한 중소형 저축은행에서는 작업대출 문제가 더 심각할 것이란 말도 나온다.

한편 금감원은 금융사와 계약하고 신청 상담, 신청서 접수 등 대출 상품 판매를 대행하는 대출모집인 가운데 일부가 작업대출에 가담하고 있는 만큼 올해 대출모집인에 대한 검사도 강화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일정 규모 이상의 대출모집인은 직접 검사하고 소규모 대출모집인에 대해서는 저축은행중앙회에 검사를 위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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