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고물가 무서워 ‘도로 캥거루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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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대출 이자 급등과 고물가에 '자취방'을 포기하고 가족의 집으로 돌아가는 '도로 캥거루족'이 속출하고 있다.
경제적 자립과 주거 독립을 통해 자유로운 생활을 누려야 할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박씨는 "언니가 지난해 '영끌'해서 집을 샀다. 이때 받은 대출 이자에 전세 대출 이자까지 한꺼번에 올라 부담이 막대하니 이자를 계속 분담해달라고 부탁했다"며 "막상 독립을 하려고 보니 주거비가 만만치 않아 당분간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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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거리 통근 감수 ‘다시 집으로’
천정부지 물가도 주거독립 방해
월세살이도 결국 포기할 수밖에
#. 직장인 김모(31)씨는 2021년부터 살던 도봉구 쌍문동 자취방을 포기하고 오는 3월 경기도 동두천의 부모님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처음 독립할 때만 해도 2%였던 전세 대출 이자율이 5%로 껑충 뛰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거실 1개, 방 1개로 크지 않은 집이었지만 애정을 갖고 살았다”며 “금리가 아무리 낮아져도 2%대로 내려올 것 같지는 않다. 결혼하기 전까지는 계속 부모님 집에서 신세를 져야 할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전세 대출 이자 급등과 고물가에 ‘자취방’을 포기하고 가족의 집으로 돌아가는 ‘도로 캥거루족’이 속출하고 있다. 경제적 자립과 주거 독립을 통해 자유로운 생활을 누려야 할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희망을 품고 집을 나섰던 이들이 혼자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금리와 물가가 치솟고 있다.
▶대출 이자 40만→100만원 껑충...2년만에 ‘독립 중단’ =김씨의 사례는 전세 대출 이자 문제로 독립을 중단한 대표적인 사례다. 김씨는 “2021년만 해도 40만원 정도였던 이자가 2022년에는 60만원으로 뛰었다. 새로 전세계약 기간 2년이 만료돼 계약 갱신을 하려고 보니 전세값은 그대로인데 내야 되는 이자가 100만원으로 늘었더라”며 “전세 살이를 결국 포기하고 부모님 집으로 다시 돌아가기로 했다”고 했다. 김씨는 “통근시간도 30분에서 1시간 30분으로 늘었다”며 “‘지옥철’도 감당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금리인상이 본격화된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요 은행들의 전세자금 대출 잔액 증가폭이 둔해지더니 결국 감소세로 돌아섰다. 김씨처럼 대출금을 상환하거나 여윳돈을 예·적금 대신 대출을 갚는데 쓰는 사람이 늘어난 것이다.
또 다른 직장인 박모(32)씨는 올해로 예정됐던 독립을 미뤘다. 같이 살고 있는 자매의 ‘구조 요청’ 때문. 박씨는 “언니가 지난해 ‘영끌’해서 집을 샀다. 이때 받은 대출 이자에 전세 대출 이자까지 한꺼번에 올라 부담이 막대하니 이자를 계속 분담해달라고 부탁했다”며 “막상 독립을 하려고 보니 주거비가 만만치 않아 당분간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생활비 급등에 월세살이도 뒷걸음질=월세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대출 금리 인상과 전세 사기 소식에 월세 전환하는 가구가 많아지면서 월세가 오르고 있다. 곽모(30)씨는 퇴사를 앞두고 고민하다 결국 지난해 11월부터 부모님과 거주 중이다. 곽씨는 “재계약 하려면 월세를 5만원 올려야 했고 난방비, 전기세 인상도 예고됐다. 주거비 예산 80만원을 넘는 게 확실해보여 부모님 집으로 다시 돌아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국부동산원이 오피스텔 평균 월세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6월 기준 전국 오피스텔 평균 월세는 67만8000원, 수도권 71만9000원이었다. 20대~30대 1인 가구가 많이 사는 오피스텔은 월세 외에도 ‘관리비’가 추가로 들어 체감 주거비가 100만원에 육박한다.
물가 인상도 가팔랐다. 통계청이 발표한 연간 소비자 물가 동향에 따르면 2022년 생활물가지수 인상률(전년 대비)은 6%로 2021년 3.2%, 2020년 0.4%를 크게 웃돌았다. 전기·가스·수도비는 무려 12.6% 상승했다. 곽씨는 “재취업을 하려면 토익 같은 자격증부터 따야 하는데, 그런 비용만 월 30만원은 추가로 들어간다. 월세를 고집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박지영 기자
park.jiye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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