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아마존 인재 흡수하는 삼성리서치아메리카…비결은 "월등한 기기"

실리콘밸리(미국)=한지연 기자 2023. 1. 11.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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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일 삼성리서치 아메리카 연구소장이 7일(현지시간) 연구소의 비전과 전략을 설명하고있다/사진=삼성전자


"혁신적 탁월함의 토대가 되자"

삼성전자 혁신 기술의 산실 '삼성 리서치 아메리카'의 비전이다. 삼성전자는 기술 우위를 점해 삼성전자의 초격차 전략을 실행하겠단 목표로 DX부문 산하에 삼성리서치를 세우고, 한국 외에도 14개국 15개 연구소를 갖추고 있다. DX는 삼성전자의 반도체(DS)부문을 제외하고 영상디스플레이와 가전, 모바일, 네트워크, 헬스와 메디컬 등 모든 사업부문을 담당한다.

미국 연구소에선 650여명의 연구원이 차세대 통신과 인공지능(AI), 로봇과 디지털헬스, 멀티미디어, 카메라, 소프트웨어(SW)플랫폼을 연구 중이다.

7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마운틴뷰에 위치한 삼성리서치아메리카 연구소에서 만난 노원일 소장(부사장)은 "삼성전자의 DX부문 미래 제품과 서비스의 핵심기술을 연구하는 곳"이라고 이 곳을 설명했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뽑은 차세대 통신과 AI에 주력 중이다.

SRA는 2019년부터 5G(5세대) 기술 고도화와 6G 기술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SRA는 2009년엔 5G 초고주파 통신 기술을 최초로 제안했다. 2021년에는 6G 테라헤르츠(THz) 대역 원거리 무선 통신 시연에 성공하며 차세대 통신 연구를 선도하고 있다.

AI 연구도 활발히 진행한다. 자연어 이해(NLU) 기술을 바탕으로 차세대 빅스비 성능 강화에 힘쓰는 한편 멀티모달(Multi-modal) 기술을 활용해 시각 자료에서 사용자가 언급하는 객체를 인식하는 Visual NLU를 개발 중이다. TV를 보다가 영상에 나온 인물을 보고 "주황색 옷 입은 여자 목걸이가 뭔지 알려줘"라고 말하면 그 정보를 인식해 띄워주는 식이다. 또 AR(증강현실)글래스를 끼고 자신이 보고 있는 시야 속 "저건 무슨 빌딩이야?"하면 어떤 빌딩인지 인식해 대답해준다.

로봇 연구와 관련해선 B2C(기업과 소비자간거래)와 B2B(기업과 기업간거래)모두 유심히 보고 있으며, 청소형 로봇 등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삼성리서치아메리카는 서버를 거치지 않고 초저용량 메모리로 온디바이스 AI를 수행할 수 있는 Tiny ML기술을 개발 중이다. 갤럭시 S22에 적용된 카메라 야간 모드 기능, DSLR급의 사진 편집 앱 등 카메라 혁신 기술 개발에도 빠지지 않는다. 모바일 보안 플랫폼 녹스를 스마트폰을 넘어 다양한 기기로 확대 적용하기 위한 방안도 모색 중이다.

최첨단 기술 개발 격전지인 실리콘밸리에서 인재 영입에 대한 고충도 밝혔다. 노 소장은 다른 빅테크(대형 IT기업)보다 삼성리서치아메리카가 일하기 좋은 이유로 '선행연구와 상품화 개발을 둘 다 할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노 소장은 "많은 현지 우수 인력들이 단순한 연구를 넘어 연구개발 성과를 상품화 적용하는 것을 원한다"며 "삼성리서치아메리카는 그런 (인재들의) 니즈를 만족시키는 연구소"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이 지역에서 페이가 가장 높다고 말할 순 없지만 소비자 접점 끝에 있는 디바이스를 가장 많이 다양하게 보유한 회사이다보니 개인적 커리어를 위하는 우수 인력들이 많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지난해 들어 아마존과 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이 대규모 감원을 실시하면서 삼성리서치아메리카로 유입하는 인재들도 많아졌다. 노 소장은 "그 때문에 저희 고용 측면이 좋아진 것은 사실. 우리는 인위적 감원이 없다"라면서도 "여전히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와 AI 등 핵심 분야에 대한 인재 구인 상황은 어렵다. 여전히 많은 기업들이 이 분야 인재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SRA는 앞으로도 "글로벌 신기술 개발의 격전지인 실리콘밸리에서 삼성전자의 미래 먹거리가 될 제품 콘셉트를 구상하고 이에 필요한 기술을 구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신기술을 접목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리콘밸리(미국)=한지연 기자 vivid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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