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역량 검사, AI·심리학 접목해 행동까지 예측"
(지디넷코리아=김미정 기자)"인공지능(AI)에 심리학을 접목하면 잠재적 직무 역량을 다층적으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지원자는 미처 몰랐던 가치관뿐 아니라 이에 맞는 행동을 업무 현장에서 실제로 하는지까지 내다볼 수 있습니다. HR 채용팀도 면접, 자기소개서 이외에 새 항목으로 지원자를 평가하는 데 도움 됩니다."
무하유 허용회 HR 채용평가 분야 연구개발자는 "최근 채용 트렌드인 '잠재 직무역량'을 심리학 이론과 AI, 자연어처리(NLP)를 결합해 파악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고 강조했다.
무하유는 지난 10월 자사 AI 취업 도움 솔루션 'CK PASS'에 구직자의 잠재 직무역량을 분석할 수 있는 ‘직무역량 검사 기능’을 추가했다. 문항은 총 234개다. 가장 큰 특징은 구직자가 갖고 있는 태도나 가치관뿐 아니라 이에 걸맞는 행위까지 직장에서 하는지 예측한다는 점이다.
해당 기능이 가능한 이유는 문항 234개 모두 심리학적 이론에 근거해 이뤄져서다. 허용회 개발자는 "AI가 심리학 이론에 맞게 결과를 내놓는데 집중했다"며 "234 문항에 담긴 형용사나 부사까지 잠재 역량과 관련한 심리학에 기반해 구성했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지원자 신념이나 가치관을 묻는 역량 검사도 있긴 했다. 보통 '나는 ~라고 생각한다'거나 '나는 ~편이다' 같은 형태다. 지원자가 자신에 대해 생각해보는 단순한 자기분석형 테스트다.
허용회 개발자는 "과연 그런 태도를 갖고 있다고 행동까지 이어지는지 의문이다"며 "가치관에 따른 행동이 뒤따라오는지도 알려줘야 진정한 잠재 평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무하유가 이번에 내놓은 직무역량 검사 기능은 심리학적 관점에 따라 AI 알고리즘이 지원자 인지-행동 일치도를 각각 상·중·하로 분류, 조합해 파악한다. 조합에 따라 유형을 정하고 신념과 행동 패턴이 직결됐는지 알 수 있다.
"'나는 부지런한 것 같다'는 태도를 가졌지만 정말 부지런한 행위를 하는지까지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 행동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죠."
무하유는 해당 결과로 효과적인 자기소개서 피드백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자신도 미처 몰랐던 잠재 직무역량을 발견함으로써 지원자 강점을 어필할 수 있는 자소서를 만드는 데 사용할 수 있다. 기업에 제출하면 HR 채용팀은 지원자가 해당 직무에 얼마나 적합한지 파악하는 데 도움 된다.
그는 이번 기능이 HR 평가 솔루션에 도전적인 시도라고 평했다. 인간의 '잠재성'은 정량적인 숫자로 환원되기 쉽지 않을뿐더러 주관성이 강해 표준화하기도 어려워서다.
허 개발자는 "심리학에 기반해 직무 역량을 분석할 수 있는 기능을 만들 수 있던 이유는 우리가 그동안 쌓아온 자기소개서 데이터 덕분이다"며 "자기소개서나 면접 평가 서비스를 고객사에 제공해 모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들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기능은 무하유 기존 솔루션인 AI 채용서류분석 서비스 '프리즘'과 AI 면접 서비스 '몬스터'에서 모은 NLP 데이터와 AI 알고리즘을 활용했다. 5년 간 수집한 수십만 건 데이터에 심리학 이론을 추가한 셈이다.
이번 잠재역량 검사 기능은 AI '설명가능성'이 중요하다. 지원자 주관적 요소를 AI와 NLP, 데이터가 분석해 객관적으로 알려주기 때문이다. 어떤 이유로 자신의 잠재 역량 결과가 나왔는지 사용자를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이 필요하다.
무하유는 자체적으로 AI 자기소개서나 면접 결과를 분석하는 전문단이 있다. 인사, 산업, 조직 심리학 등에 대한 전문가로 이뤄졌다. 또 실제 기업 채용 목적으로 쓴 자기소개서, 면접 평가를 하는 전문가도 포함됐다.
"AI가 내놓은 설명가능성과 비교할 만한 증거를 확보하는 게 핵심이라고 봅니다. 무하유 전문가들은 제 3자 입장에서 AI가 제공하는 잠재 역량 검사 결과를 평가하고, 통계적으로 대조해보면서 설명가능성 저변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그는 단순히 데이터를 많이 쌓는다고 양질의 학습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AI 해석가능성을 중요 요소로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허 개발자는 앞으로 해당 기술에 사용하는 빅데이터와 알고리즘을 채용 트렌드에 따라 정제해 최적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채용 문화는 시대마다 다르다"며 "트렌드는 변했는데, 데이터가 그 전 시대에 초점 맞춰있으면 무용지물"이라며 이유를 밝혔다.
허용회 프로는 구직자 역량을 넘어서 정체성까지 심층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을 목표로 뒀다. 예를 들어 범죄심리학에 사용하는 프로파일링 기법을 AI 알고리즘과 접목해 구직자 거짓말을 효과적으로 탐지하는 기법도 생각하고 있다.
"취업 솔루션은 과장이나 미세한 거짓말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드러낼 수 있느냐가 관건입니다. 개인 언어 습관이나 글을 분석해 판단하는 심리학 연구를 접목하면 가능한 일입니다. 이는 구직자의 숨겨진 정체성과 역량도 끌어낼 수 있습니다. 심리학을 AI에 접목해 구직자의 행동 예측을 비롯한 정체성까지 알리는 게 제 목표입니다."
허용회는 서강대와 고려대에서 심리학과로 학사·석사를 각각 취득했다. 심리학 분야에서는 사회·성격·문화 심리학을 공부했다. 이번 잠재 역량 솔루션 기술 개발에 참여했다.
김미정 기자(notyetkim@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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