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반장의 정치네컷] 검찰 출석하는 이재명의 `쉿`
디지털타임스 정치팀은 한 주간의 주요 정치 이슈와 현안을 사진으로 한눈에 읽는 '김반장의 정치네컷' 연재를 시작합니다. 김미경 반장을 중심으로 김세희·임재섭·한기호·권준영 기자가 일주일동안 가장 주목받은 정치 현장과 순간을 담은 A컷 사진과 그 이면을 느낄 수 있는 B컷 사진을 선정해 의미를 전달해드리겠습니다.
◇A컷=검찰 출석하는 이재명의 '쉿'
◇B컷="지켜줄게 이재명" vs "구속하라 이재명"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0일 제1야당 대표로는 헌정 사상 처음으로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았다.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의 피의자 신분으로 이날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한 이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소환 조사는 정치 검찰이 파놓은 함정이라는 것 잘 알고 있다"며 "결국 진실은 법정에서 가릴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검찰수사를 '함정'이자 '야당탄압'이라고 규정했으나 정치권 안팎에서는 검찰이 이 대표를 기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 대표 역시 12시간 가량의 조사를 마치고 나온 뒤 "충실하게 설명할 것은 설명했다"면서 "어차피 답은 정해져서 기소할 것이 명백하고 또 조사과정에서도 그런 점들이 많이 느껴졌다"고 했다. 검찰에 출석하기 전에도 "검찰은 이미 답을 정해놓고 있다"면서 "검찰에 진실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것은 의미가 없지만 충실하게 방어하고 진실이 왜곡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도 했다.
다만 이 대표는 "결국 법정에서 진실이 가려질 것"이라며 "(검찰 측이)제시하는 여러 자료들을 봐도 제가 납득할 만한 그러한 것들은 없었던 것 같다"고 무혐의 입증을 자신했다.
검찰 출석한 이재명…대선출정식 방불
3·9대선 과정부터 줄곧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비롯해 성남FC 후원금까지 '사법리스크'에 시달려온 이 대표는 검찰 수사에 정면돌파를 택했다.
검찰에 자진 출석한 이 대표는 "특권을 바란 바도 없고 잘못한 것도 없고 피할 이유도 없으니 당당하게 맞서겠다"며 "오늘 이 자리는 무리한 정권의 역주행을 이겨내고 역사는 전진한다는 명백한 진리를 증명한 역사의 변곡점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또 "김대중 전 대통령은 내란 세력들로부터 내란 음모죄라고 하는 없는 죄를 뒤집어썼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논두렁 시계 등등의 모략으로 고통을 당했다"며 "이분들이 당한 일은 사법 리스크가 아닌 검찰 리스크였고 검찰 쿠데타"라고 맹비난했다.
이 대표는 "검찰 공화국의 이 횡포를 이겨내고 얼어붙은 정치의 겨울을 뚫어내겠다"고 했다. 이 대표의 검찰 출석 현장에는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해 조정식 사무총장, 김성환 정책위의장 등 지도부 등 총 40여 명의 의원 함께했다.
특히 이날 성남지청 현장에는 이 대표를 옹호하는 지지층과 반대하는 보수단체 회원 등 1100여명(경찰 추산)이 모여 각각 찬반 집회를 열었다. 경찰은 기동대 12개 중대, 900여 명을 배치해 양측의 충돌을 막았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검찰 출석을 자신의 위세를 과시하는 무대로 활용했다고 비판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개인적으로 저지른 문제와 관계된 것인데 왜 민주당이 총출동해서 막고 위세를 부리는지 잘 모르겠다"고 지적했고, 김석기 당 사무총장도 "조용히 조사를 받아도 모자랄 판에 지지자를 대거 대동하고 개선장군마냥 출석하는 건 검찰을 겁박하겠단 것"이라고 꼬집었다.
◇A컷=악수하는 나경원과 김기현
◇B컷='윤핵관' 권성동은 불출마
유력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0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장관급)에서 물러나겠다는 사의를 밝혔다.
나 전 의원이 '대출탕감' 등이 포함된 저출산 대책을 내놓은 뒤 대통령실과 불협화음을 내온 끝에 부위원장직을 내려놓기로 한 것이다. 나 전 의원은 지난 5일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연간 약 12조원의 예산이 필요한 부모 대출 원금을 탕감하는 방식의 저출산 대책을 제시했다. 그러자 안상훈 대통령실 사회수석이 곧바로 브리핑에서 공개적으로 "개인 의견일 뿐, 윤석열 정부 정책과는 무관하고 오히려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비판했다. 대통령실에서는 여러 차례 나 전 의원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내놓았다. 일각선 당권 불출마를 종용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대통령실과 각을 세우게 된 나 전 의원은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 나 전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저출산위 부위원장직과 관련해 대통령께 여러 가지 심려를 끼쳐드렸기 때문에 사의 표명을 했다"고 밝혔다.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에게 문자로, 이진복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에게는 나 전 의원 측 인사가 유선으로 사의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심이냐 윤심이냐
나 전 의원이 직을 내려놓기는 했으나 여전히 국민의힘 내에서 가장 유력한 당권주자다. 11일 한길리서치가 발표한 여론조사(쿠키뉴스 의뢰, 조사기간 7~9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20명 대상,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포인트,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과를 보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나 전 의원이 30.7%로 1위를 기록했고, 김기현 의원(18.8%), 유승민 전 의원(14.6%), 안철수 의원(13.9%), 황교안 전 대표(5.3%), 윤상현 의원(2.4%), 조경태 의원(1.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2위인 김 의원은 현재로서는 가장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에 가까운 후보로 꼽힌다. 그러나 나 전 의원이 김 의원보다 훨씬 높은 지지를 얻고 있는 상황이라 나 전 의원이 전당대회 출마를 결심할 경우 판세를 쉽게 예측하기 어렵게 될 것이라는 게 정치권 안팎의 판단이다.
'윤핵관' 중의 '윤핵관'으로 꼽히는 권성동 의원은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했다. 권 의원은 자신의 당권도전이 윤석열 정부와 차기 총선승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출마 의지를 꺾었다. 친윤계 당권주자 간의 사전 교통정리였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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