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다가스카르 멸종위기종 사라지면 2천300만년 뒤에나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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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남동부의 섬 마다가스카르는 지구의 몇 안 남은 생물학적 보고(寶庫)로 꼽힌다.
하지만 이곳의 많은 생물이 서식지 파괴 등으로 이미 멸종위기에 처했는데 이들이 사라진 뒤 이전과 같은 생물다양성 수준을 회복하는데 약 2천300만년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할만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뉴질랜드 등 다른 섬에서 이뤄진 비슷한 연구 결과보다 훨씬 더 긴 것으로, 마다가스카르가 갖고 있는 생물다양성이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인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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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아프리카 남동부의 섬 마다가스카르는 지구의 몇 안 남은 생물학적 보고(寶庫)로 꼽힌다. 하지만 이곳의 많은 생물이 서식지 파괴 등으로 이미 멸종위기에 처했는데 이들이 사라진 뒤 이전과 같은 생물다양성 수준을 회복하는데 약 2천300만년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할만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필드박물관과 외신 등에 따르면 네덜란드 흐로닝언대학의 생물학자 라위스 팔렌터 등이 참여한 국제 연구팀은 마다가스카르 멸종위기 포유류들이 처한 상황을 분석한 결과를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우선 지난 2천500년간 인간과 함께 섬에서 살아온 포유류 종을 조사했다.
마다가스카르는 약 1억5천만년 전 아프리카대륙에서 떨어져 나왔으며 8천만년 전 인도와도 분리돼 동식물이 고립된 채 독특한 진화과정을 거쳐왔다.
인간은 약 1만년 전부터 이 섬에 간헐적으로 거주해오다 2천500년 전부터 줄곧 살아왔다.
연구팀은 현재 섬에 서식 중인 포유류가 리머과(科) 여우원숭이를 비롯해 고슴도치류 '텐렉'(tenrec), 표범과 비슷한 육식동물인 '포사'(fossa) 등 총 219종인 것을 확인했다.
마다가스카르에만 서식하는 고유종이 대부분인 이들 포유류는 절반이 넘는 128 종이 세계자연보존연맹(IUCN)의 멸종위기 적색목록에 올라있는데, 지난 10년 사이에 56종에서 배 이상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인간이 줄곧 거주하면서 서식지 파괴와 사냥 등으로 영향을 미친 지난 2천500년 사이에 고릴라 크기의 여우원숭이를 비롯해 약 30종이 멸종한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팀은 이런 자료를 토대로 유전자 계통수를 만들어 서로 어떻게 연관돼 있고, 공통의 조상들에서 진화하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렸는지를 분석했으며, 이를 통해 멸종위기에 처한 포유류마저 사라졌을 때 같은 수준의 생물다양성을 회복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추산했다.
그 결과, 지난 2천500년 사이에 이미 사라진 종을 복원하는 데만 300만년이 걸리고 멸종위기종이 사라진 뒤에는 2천300만 년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뉴질랜드 등 다른 섬에서 이뤄진 비슷한 연구 결과보다 훨씬 더 긴 것으로, 마다가스카르가 갖고 있는 생물다양성이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인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제시됐다.
논문 공동 저자인 필드박물관 생물학자 스티브 굿맨은 마다가스카르가 생물다양성을 보존할 수 있는 '급변점'(tipping point)에 있다면서 "상황을 바로 잡을 기회는 아직 있지만 기본적으로 마다가스카르의 숲과 그 안에 서식하는 생물을 보호할 수 있는 기간은 약 5년밖에 안 남았다"고 했다.
그는 마다가스카르 생물다양성 보존 노력이 정치적 부패와 경제적 불평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점을 들어 "마다가스카르의 생물학적 위기는 생물학이 아닌 사회경제학과 관련돼 있다"고 지적하고, "상황이 대단히 심각하지만 포기할 수는 없으며, 할 수 있는데 까지 노력하고 지금이 아니면 영원히 할 수 없다는 점을 세계에 이해시키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했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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