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재명 말 공감, 기소될 것”
국민의힘은 11일 전날 검찰 조사를 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 “권력의 가장 추악한 모습을 봤다”며 “기소될 것”이라고 공격했다. 야당 탄압이라는 민주당 주장에는 “일반적인 수사 과정”이라고 반박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인천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어제 이 대표가 검찰에 출석하는 것을 봤나. 자기가 무슨 독립 투사인가, 민주 투사인가”라며 “지도부를 다 끌고와 세를 과시하고 검찰 가서는 한마디도 얘기 안 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또 “그들의 목표는 윤석열 정부 발목 잡기, 꺾기, 전진을 방해하는것 밖에 없다”고 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 출근하며 기자들과 만나 “법률의 문제이고 사실관계의 문제인데 의원들이 많이 간다고 바뀌는 건 아니지 않나”라며 “사법을 자꾸 정치의 영역으로 끌어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본인이 떳떳하고 거리낄 게 없다면 당당하게 혼자 가서 하면 될 텐데, 사람을 동원해서 자꾸 법률의 문제를 자꾸 정치의 문제로 끌고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기소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어제 우리 국민들은 권력의 가장 추악한 모습을 봤다”며 “지도부와 지지자들의 병풍으로 죄를 덮어보려 했지만 12시간 동안 켜켜히 쌓인 증거들만 확인했다”고 말했다. 장 원내대변인은 전날 이 대표가 조사를 마친 뒤 “어차피 답은 정해져서 기소할 것을 명백하게 느꼈다”고 한 것을 겨냥해 “조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이 대표가 던진 말씀에 격한 공감을 표한다. 기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부의장인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지금까지 국회를 방탄막 삼고 민주당의 비호를 받으며 검찰 조사회피, 형사법 체계를 무시해 왔다면 수사 결과를 떠나 최소한 국민 앞에 고개를 숙이는 게 공당 대표의 자세일 텐데 오히려 억울한 척 피해자 코스프레를 한다”며 “법 앞에서 누구나 평등해야만 한다”고 남겼다. 또 “떳떳하다면 당당하게 검찰에서 소명하고 민주당은 볼썽사나운 집단행동을 멈춰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대표의 모습을 보고) 참담했다”며 “부끄러워하기는커녕 너무나 당당한 모습에다가 여러 명의 민주당 의원이 같이 갔는데 마치 범죄에 대해서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는 조직들, 조폭들 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 대표가 김대중 전 대통령을 언급한 것에 대해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모욕죄에 해당한다”며 “이건 정치적인 어떤 탄압이 아니라 일반적인 범죄 수사”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전날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출석해 12시간가량 조사를 받았다. 현직 제1야당 대표가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것은 처음이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이자 성남FC 구단주이던 2014~2018년 두산건설·네이버·차병원 등 기업들로부터 토지 용도 변경, 건물 신축 인허가 등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을 받고 들어주는 대가로 성남FC에 170억여원의 후원금을 내게 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제3자 뇌물)를 받는다.
이 대표는 조사를 마치고 나와 “답은 정해져서 기소할 것이 명백하다. 조사과정에서도 그런 점을 많이 느꼈다”며 “법정에서 진실이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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