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엘시티’ 객실 34곳을 별장으로 쓴 회사 어디야?

박동민 기자(pdm2000@mk.co.kr) 2023. 1. 11.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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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구, 별장과세 대상 일제조사
일반주택 아닌 별장용도로 사용땐
취득세 8% 더 부과, 재산세는 4%
세금 제대로 낸 법인 한곳도 없어

부산지역 최고급 주거지인 해운대 ‘엘시티’를 별장으로 사용하면서 제대로 세금을 납부한 법인이 한 곳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운대구는 엘시티 객실 34곳을 별장으로 사용하는 것이 의심되는 법인을 조사해 별장용 과세 기준에 맞는 세금을 징수한다는 방침이다.

11일 해운대구에 따르면 구는 엘시티 레지던스와 아파트를 대상으로 다음 달 15일까지 ‘별장 과세 대상 일제 조사’를 벌이고 있다. 별장 용도로 사용하게 되면 일반주택보다 높은 세율을 적용받아 취득세와 재산세를 내야한다. 취득세는 일반주택 기본세율(4%)에서 8%를 더 내야 한다. 재산세도 일반주택은 과세표준이 0.1~0.4%지만 별장은 4% 세율이 부과된다.

해운대해수욕장 끝자락에 있는 엘시티 모습. [자료=연합뉴스]
해운대구는 엘시티 아파트와 레지던스 호실 중 법인 명의 등기를 전수조사해 총 34곳이 별장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전기·수도 사용 등이 일정하지 않아 주거용이나 숙박용으로 사용된다고 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이 중 3곳은 별장 용도를 인정한 상태고 나머지는 조사를 진행 중이다.

엘시티 아파트와 레지던스는 별장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 호실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2019년 준공 이후 별장 기준에 맞게 납세한 곳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행정안전부가 부산시 종합감사에서 별장 과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행안부는 휴양도시 성격이 강한 해운대구 레지던스 등을 중심으로 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

해운대 엘시티 시행사의 실질 소유주 이영복 회장이 2016년 부산으로 압송되고 있는 모습. 이 회장은 지난해 11월 6년간의 수감생활을 끝내고 출소했다. [자료=연합뉴스]
일각에서는 ‘자진 납세’ 외에는 마땅히 중과세를 적용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있다. 지방세법상 별장은 상시 주거용으로 사용하지 않고 휴양·피서·위락 등의 용도로 쓰이는 건축물로 정의된다. 하지만 ‘1년에 며칠 이상 거주’를 상시 주거용으로 인정하는지에 대한 판단 기준은 별도로 없다. 이 때문에 하루 빨리 명확한 규정을 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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