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작년 폭우 때 부실 재난 방송 TBS에 경고 조치

김윤주 기자 2023. 1. 11.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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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8월 수도권 집중호우 당시 TBS(교통방송)가 재난방송을 부실하게 했다는 주장과 관련해 서울시 감사위원회가 기관 경고 조치를 했다. 이강택 전 대표에게도 기관장 경고 조치했다.

이종배 서울시의원은 11일 오전 10시 서울시의회 의원회관 제2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 감사위원회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 시의원은 앞서 작년 8월 “서울에 100년 만의 폭우가 발생했는데도 TBS는 재난방송을 제대로 하지 않고 뉴스공장을 그대로 방송을 하는 등 서울시 방송사로서 책임을 다 하지 않았다”며 서울시에 감사를 청구했다.

작년 8월 폭우가 내려 침수된 서울 강남역 사거리 모습 /뉴스1

서울시 감사위원회는 수도권에 폭우가 내린 작년 8월 8~11일 사이 TBS가 재난 방송을 지연송출하고 호우경보가 발령된 지 3시간 만에 재난방송을 시작한 점, 취재기자를 현장에 배치하지 않은 점 등을 지적했다. 또 TBS 라디오 프로그램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실시간 도로 통제 상황 등을 안내하지 않은 것도 지적을 받았다.

감사위는 TBS에 기관경고 조치하고 이강택 당시 대표에게는 기관장 경고 조치를 했다.

감사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방송통신위원회는 이 기간 동안 TBS에 재난방송 40건을 요청했으나 TBS는 이중 23건(57.5%)을 5분 이상 지연송출했다. 같은 기간 지상파 3사에서는 지연된 건수가 없었고, 4개 종편(TV조선, JTBC, 채널A, MBN)도 52건 중 8~17건을 지연한 데 그쳤다.

이날 오후 TBS는 “라디오는 TV와 달리 자막 고지가 불가능해 음악이 나가거나 사전에 녹음된 방송을 트는 경우 재난방송을 즉각적으로 고지하기 어렵다”며 “호우가 발생한 8월 8~9일 TBS의 평균 지연 시간은 9분 13초로 비슷한 규모의 라디오 방송사 10곳 평균인 23분 52초보다 짧았다”고 해명했다.

감사위는 보고서에서 “TBS 재단 독립 후 매년 지연방송이 2020년 995건 중 718건(75%), 2021년 665건 중 545건(81%), 작년 8월 기준 426건 중 314건(73%)으로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작년 8월 10일 집중호우로 서울 주요 도로 곳곳이 통제돼 교통 체증이 발생하고 있는 모습 /뉴스1

TBS가 재난방송 매뉴얼과 달리 재난방송 단계를 하향 결정한 것도 확인됐다. TBS는 작년 8월 10일 오전 1~5시 사이 서울시 재난 3단계였음에도 호우특집 방송을 중단했다.

또 이날 오전 7~9시 사이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방송하면서는 ‘진행자가 재난방송을 직접 진행할 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3단계가 아닌 2단계 재난방송을 했다.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진행하는 김어준씨가 이날 방송에서 서울 주요도로 통제구간 14곳과 청취자 제보·문의 7건에 대해 실시간으로 안내하지 않은 사실도 지적을 받았다. 김씨는 방송에서 육갑문 통제 내용을 안내하지 않았고, 방송 중인 오전 7시 15분부터 8시 36분 사이 ‘도로 통제 상황을 알려달라’는 청취자 문의 7건에 답하지 않았다.

감사위는 “뉴스공장 직전 프로에서는 진행자가 직접 8회(25분42초) 재난방송을 했고, 동 시간대 KBS 1라디오는 6회(20분40초) 재난방송을 했다”고 밝혔다.

또 TBS는 작년 8월 8일 최초로 호우가 발생했을 때 서울시 재난대책본부에 취재기자를 배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TBS의 경우 재난이 발생하면 취재기자, 팀장, 본부장, 대표이사 순으로 보고 의무가 있는데 감사위에 따르면 취재기자와 팀장, 본부장 모두 보고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

이날 TBS는 호우경보가 발령된 지 3시간이 지나서야 재난 방송을 시작했다.

TBS가 작년에 ‘TBS 재난방송 기본계획’을 수립하지 않았고, 비상연락망에 인사 이동 사항을 반영하지 않은 사실도 감사 결과 드러났다.

감사위는 “2020년 2월 TBS 재단 출범 이후 2021년 행정사무감사, 국정감사, TBS 시청자위원회 등에서 재난방송 늑장보도와 지연보도 관련 수차례 지적을 받았는데도 TBS 대표이사와 경영진은 악의적인 공세, 방송 개입이라 주장하며 개선 노력을 하지 않았다”며 “재단 출범 이후 27회 열린 이사회에서도 재난방송을 안건으로 논의한 바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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