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지 속 이 악문 흥국생명, 현대건설과 '상대전적 2승2패' 만들까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궁지에 몰린 팀인데, 그래서 더욱 무섭다.
11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리는 '2022-23시즌 도드람 V-리그' 4라운드 여자부경기에서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이 격돌한다.
흥국생명은 최근 일주일 사이 일어난 일련의 사태들이 경기에만 집중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지난 2일 권순찬 전 감독 경질 사태 이후로 아무것도 수습된 것이 없다.
때문에 선수단에게는 이 날 선두 현대건설과의 대결은 그 어떤 경기보다 필사적일 수밖에 없다. 이 날 승점 1점에 순위 역전의 가능성이 크게 달려있다. 현재 현대건설은 승점 51점(18승2패), 흥국생명은 47점(16승4패)을 기록했다. 상황이 매우 어렵지만 흥국생명은 셧아웃 승이나 3-1 승을 노려야한다. 한 마디로 현대건설에게 단 1점도 주지 않아야 상황이 유리해진다.
직전 경기인 지난 8일, IBK기업은행을 상대로는 '대행의 대행' 체제와 김연경 결장이라는 어려운 조건 속에서 선수들이 똘똘 뭉쳐 3-1 승리를 만들어냈다.
김연경이라는 확실한 공격옵션이 빠졌지만 꾸준히 자기 몫을 하는 옐레나가 28득점(공격성공률 41.67%)을 기록했고 김다은이 공백을 메꾸며 19득점으로 뒤를 받쳤다.
또한 해당 경기에서 특히 눈에 띈 점은 김다은의 괄목할만한 리시브 효율이다. 36개 중 24개 정확을 기록, 효율은 63.89%라는 깜짝 놀랄 수치를 기록했다. 또한 이주아(블로킹 4득점), 변지수(3득점)와 더불어 블로킹에서도 2득점을 끌어내며 필사적으로 공수에 매달렸음을 볼 수 있다. 세터 김다솔의 디그 또한 볼만한 수치인데 18번 디그를 시도해 모두 건져냈다.
당시 김다은은 경기가 끝나고 "모든 공이 내게 온다고 생각하고 받았다"며 선수단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극한의 집중력을 발휘했음을 털어놓았다.
이 날은 선두가 갈리는 중요한 경기다. 김연경이 출전할 확률이 높다. 장염 증상으로 컨디션 난조를 알린 김연경은 지난 5일 GS칼텍스전을 마치고 4일 가량 휴식기를 가졌다.
다만 전날인 지난 10일, 김기중 감독이 최종적으로 감독직을 고사함으로서 흥국생명은 당분간 사령탑 없이 대행의 대행 체제로 경기를 진행한다. 베테랑 선수들이 실질적인 플레잉코치 노릇을 해야하는 상황이다.
현대건설전에서는 기업은행전의 두 배, 세 배로 집중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사실상 모든 것이 갖춰진 최상의 전력으로 맞붙어야 하는 상대다.
대부분의 공격수들이 리베로급 수비력을 선보이는 현대건설은 분명 무서운 팀이다. 직전경기인 페퍼저축은행전에서는 양효진 15득점(공격성공률 61.11%), 황연주 12득점, 고예림 10득점을 올렸다.
다만 황연주가 야스민의 공백을 메워도 옐레나-김연경 쌍포를 상대로는 현실적으로 화력이 부족하다.
지난 달 29일 맞붙었던 3라운드 경기에서는 흥국생명이 세트스코어 3-1로 시즌 첫 승을 따냈다. 당시에도 야스민이 결장한 상황에서 팀의 대다수 공격수들이 투입되었지만 옐레나와 김연경의 공격 화력을 이길 수 없었다.
황민경, 김연견, 고예림이 짠 쫀쫀한 수비라인은 이번에도 양호할 전망이다. 다만 독기와 집중력이 오를대로 오른 흥국생명을 상대로는 또 한번 어려운 경기를 치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상대방은 작정하고 던지는 강서브로 수비라인을 뒤흔들 확률이 높다.
사실상 이번 게임은 수비와 세터 대결이다. 현대건설은 세터 김다인의 준수한 볼 배분으로 각 옵션 활용도가 매우 높다. 현재로서는 야스민의 결장으로 서브 화력이 밀리는 것이 가장 불안하다.
흥국생명은 세터 김다솔과 이원정의 교체 전략이 적절하게 이뤄져야 한다.
흥국생명 김대경 코치(감독대행)의 이원정 활용 방법이 특이한데, 직전경기에서는 원포인트블로커로 사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경기에서는 이원정을 어떻게 활용할지가 관전포인트다. 김다솔이 흔들릴 때 적절한 교체가 이뤄지는 것이 베스트다.
두 팀 경기는 오후 7시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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