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프로 여행러를 위한 이색 여행지 4

이성균 여행전문기자 2023. 1. 11.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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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이후, 여행하기 가장 좋은 시기다. 프로 여행러라면 언제나 새로운 목적지를 갈망하기 마련. 그런 이들을 위해 준비했다. 아직 발길이 드문 원석 같은 곳으로 아시아, 중동, 유럽, 미국에서 한 곳씩 엄선했다.

1. 바다처럼 넓은 마음
이스라엘 하이파(Haifa)

바하이 정원 발코니에서 바라본 하이파 전경.
이스라엘에서 3번째로 큰 도시이자 항구도시인 하이파는 북부 이스라엘의 중심이다. 지중해와 맞닿아 있어 풍경이 좋고, 바하이 정원(Baha’i Garden)과 카르멜산(Mount Carmel) 등 걸출한 명소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바하이 정원은 하이파에서 꼭 가야 하는 명소다. 정원에 들어서면 파노라마 뷰를 감상할 수 있다. 또 잘 관리된 정원은 온통 사진 스폿이다.
하이파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바하이 정원 꼭대기에는 항상 여행객들로 붐빈다(왼쪽). 하이파의 트렌드를 확인하고 싶다면 저먼 콜로니로 향하면 된다.
트렌디한 감성의 공간을 찾는다면 바하이 정원 아래 저먼 콜로니(German Colony) 지역이 좋겠다. 화려한 레스토랑과 카페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데, 저녁이 되면 거리가 주황빛으로 물들어 낭만적인 분위기가 연출된다. 하이파에서 열리는 축제도 꽤 매력적이다. 9월에는 '하이파국제 영화제(Haifa International Film Festival)’, 12월에는 '홀리데이 오브 홀리데이즈(Holiday of Holidays)’ 등이 주요 축제다. Holiday of Holidays의 경우 유대인, 기독교인, 무슬림 모두가 어우러지는 페스티벌로 문화와 종교, 인종에 상관없이 다양성을 인정해주는 하이파만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바하이 정원(Baha’i 
Garden) Yefe Nof St 61, Haifa
운영시간 매일 9:00~17:00

2. 조금 헤매도 괜찮아!
프랑스 앙티브(Antibes)

그림 같은 앙티브의 풍경.
앙티브는 영화의 도시 칸(Cannes)과 이웃한 지역으로, 바다와 예술로 채워진 곳이다. 기원전 4세기 그리스 식민지로 시작된 항구도시라는 이력 덕분에 앙티브에는 당시 유적과 중세의 성채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골목마다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것도 이 때문. 그저 걷는 것만으로, 아니 비록 길을 헤맬지라도 더 없이 좋은 여행이 될 것이다. 게다가 한때 이곳을 지배한 그리말디가(家)의 성은 현재 앙티브의 랜드마크인 피카소 박물관으로 활용되며 여행객을 맞고 있다. 박물관에는 그림, 드로잉, 판화, 도자기, 조각 등 피카소 작품 245점이 보관돼 있다. 프로방스 지역 시장도 추천한다.
앙티브를 대표하는 관광지 ‘피카소 박물관’(왼쪽). 중세 시대의 감성을 머금은 앙티브의 골목들.
활기찬 시장에는 각종 먹거리와 기념품을 팔고 있고, 바로 맞은편 상가에는 다양한 숍이 자리해 보는 것만으로도 흥미롭다. 마지막 매력은 바다와 맞닿은 길이다. 일출을 볼 수 있는 퐁테이 해변(Plage du Ponteil)을 기점으로 사뿐사뿐 걷다 보면 그림 같은 풍경과 마주한다. 실제로 프랑스 화가 외젠 부댕(Eugene Boudin)이 그린 '앙티브의 항구’와 똑같은 모습이다. 해가 저물기 시작하면 주앙 레 팡(Juan les Pins) 지역의 오션 뷰 레스토랑에서 하루를 마무리하면 된다.

피카소 박물관(Musee Picasso)
place mariejol, 06600 Antibes
운영시간 매일 10:00~18:00 (13:00~14:00 브레이크 타임, 월요일 휴무)

3. 캘리포니아 소도시의 감성
미국 치코(Chico)

치코를 대표하는 서스데이 나이트 마켓.
캘리포니아 하면 흔히 로스앤젤레스(LA)와 샌프란시스코를 떠올린다. 그런데 캘리포니아가 얼마나 넓은가. 곳곳에 숨겨진 아기자기한 여행지가 많다. 치코(Chico)도 그중 하나다. 치코는 캘리포니아의 주도인 새크라멘토 위에 자리한 소도시다. 화려한 도심과 달리 미국의 옛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건축물과 서스데이 나이트 마켓 등에서 나오는 푸근한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치코에서 빠트릴 수 없는 수제 맥주 ‘시에라 네바다(위)’.치코는 옛 미국 느낌을 확인할 수 있는 소도시다.
특히 늦봄(4월 · 5월)부터 9월까지 매주 목요일 오후 6시, 다운타운에서는 '써스데이 나이트 마켓(Thursday Night Market)’이 열린다. 과일과 채소, 꿀, 의류, 잡화, 기념품 등 온갖 것을 판매하고 헤나, 별자리 운세 등 다양한 체험도 즐길 수 있다. 또 빠트리면 섭섭한 게 수제 맥주다. 한국에서도 마니아층이 탄탄한 시에라 네바다 브루잉 컴퍼니(Sierra Nevada Brewing Company)가 있다. 시에라 네바다 탭룸 & 레스토랑에서는 19가지 생맥주를 시음할 수 있고 로컬 재료를 활용한 다양한 음식을 즐길 수 있다.

서스데이 나이트 마켓 (Thursday Night Market)
운영시간 4 · 5~9월(시기 변동 가능) 매주 목요일 18:00~21:00
Broadway &, W 2nd St, Chico

4. 미리 엿본 새로운 시대
인도네시아 발릭파판(Balikpapan)

발릭파판의 일상을 볼 수 있는 전통시장.
2019년 인도네시아 정부는 새로운 행정수도로 보르네오섬의 동칼리만탄주를 지정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본격적인 수도 이전 시점은 2024년, 하지만 코로나19로 인도네시아의 중심은 아주 천천히 옮겨질 것 같다. 그렇다 해도 여행을 미룰 필요는 없다. 마카사르 해협과 맞닿은 동칼리만탄주의 항구도시 '발릭파판(Balikpapan)’은 너무나도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발리, 자카르타와 다르게 생소하지만, 인도네시아의 미래가 될 수도 있는 곳이라 비교적 무게감이 있다.
저녁에는 분위기 좋은 오션 뷰 레스토랑에서 식사하기를 추천한다(왼쪽). 바다와 인접해 있어서 해산물 요리가 강점이다.
솔직히 관광지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꾸밈없는 날것의 인도네시아를 엿볼 수 있다. 바다 바로 앞에 자리한 발릭파판 전통시장(Pasar Klandasan)이 발릭파판의 정체성을 대변하고 있다. 허름한 외관과 달리 속은 알차다. 주렁주렁 달린 바나나를 비롯해 과일, 채소, 생필품과 옷, 보석 가게가 있고, 싱싱한 해산물도 매대를 가득 채우고 있다. 바다와 접한 곳에 왔으니 해산물 요리는 필수다. 발릭파판에서 가장 유명한 식당 중 하나인 '단디토(Dandito)’에서 감칠맛 좋은 게 요리와 바삭한 오징어튀김, 짭짤한 소스로 볶아낸 채소는 꼭 한번 먹어봐야 한다. 이 외에도 바다를 앞에 둔 레스토랑에서 근사한 저녁 식사도 가능하다. 참, 발릭파판에서 북쪽으로 이동하면 오랑우탄을 볼 수 있는 맹그로브 숲이 있는데, 이곳은 투어 프로그램을 활용하길 추천한다.

클란다산 전통시장(Pasar Klandasan)
주소: Jl. Jenderal Sudirman No. 9, Klandasan Ulu, Balikpapan Kota, Kota Balikpapan, Kalimantan Timur
운영시간 매일 07:00~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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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성균 기자 

이성균 여행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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