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함정 팠다”는 이재명, 이걸 믿으라는건가 [핫이슈]

박봉권 기자(peak@mk.co.kr) 2023. 1. 11.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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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아무런 잘못없다’는 입장문
대장동 특혜이어 성남FC의혹도
‘비난 아닌 칭찬 받을 일’ 궤변
검찰함정이라면 근거 제시해야
조사후 기소확실하다는 李발언
검찰 빼박증거 많다는 자기고백
1야당대표가 범죄2건 피고 될판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서 조사를 받은 뒤 귀가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성남FC 불법 후원금’의혹의 피의자다.

이 혐의로 10일 검찰에 소환돼 포토라인에 선 그가 내놓은 입장문은 상당히 흥미롭다.

그에 대한 범죄의혹이 불거질때마다 전가의 보도처럼 활용해온 방어논리와 비틀린 시각이 그대로 담겨져 있어서다.

먼저 입장문 내용중에 이런게 있다.

“이재명이 성남시장으로서 기업들을 유치해 세수를 확보하고 일자리를 만든 일이 과연 비난받을 일이냐”

검찰이 문제삼는 성남FC건은 ‘비난받을 일이 아니라 칭찬받을일’이라는 궤변이다.

뭔가 기시감이 느껴지지 않나.

대장동 사태가 터졌을때도 그는 “대장동 개발은 칭찬받을 일이지 비난받을 일이 아니다”고 했었다.

이 모든게 적극행정으로 이룬 성과라는거다.

물론 지자체의 적극행정이 문제될 건 없다.

다만 적극행정이라는것도 법의 테두리안에서 시행돼야 의미가 있는 것이다.

자신이 믿는바가 옳기 때문에 법을 자기 마음대로 해석하고 선의로 포장해 선을 넘어도 된다고 생각하는것 자체가 오만불손한 것이다.

백번 양보해 선의의 적극행정이라도 불법이면 처벌 받는게 법치이고 정의다.

그런데도 그의 정신세계에선 검찰이 불법·부패로 보는 범죄혐의도 적극행정의 포장을 씌우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듯하다.

하기야 염치가 있는 장삼이사라면 입에 담기조차 민망한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다”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게 그다.

그냥 농담인줄 알았는데, 이번 입장문을 보니 “정말 나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비현실적인 정신승리에 빠져있는듯하다.

뭐 그러려니 하지만 상식을 가진 대다수 국민들이 그의 정신세계에 공감하긴 힘들지 않을까 싶다.

예의 꼬리 자르기도 들어가 있다.

입장문을 통해 그는 ‘성남 시민구단 직원들이 광고를 유치해 성남시민의 세금을 아꼈다’고 강조했다.

성남FC에 들어온 기업자금은 편의를 봐준 대가가 아니라 직원들이 열심히 광고를 유치한 결과물이라는거다.

직원들이 알아서 한것이라는 주장이나 매한가지다.

실제로 검찰에 출석한 이 대표가 “성남FC 후원금에 관여 안했다”는 진술을 했다고 한다.

검찰이 성남시가 기업에 요구한 사항을 적은 문건을 내밀자 “몰랐다”고 했다고 한다.

대장동때도 똑같다.

불리한 증거나 진술이 나오면 “사탕하나 받지 않았다. 나는 몰랐다”는 식이다.

대장동 특혜개발 최종결재권자는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 대표였다.

성남FC 구단주도 이대표였다.

그런데도 몰랐다고 주장한다면 주변 측근들이 이 대표 눈을 가리고 맘대로 전횡을 저질렀다는 얘기나 매한가지다.

이 대표가 ‘나는 무능한 사람’이라고 인증을 하는 셈이다.

입장문에 들어간 허위사실도 소명해야 한다..

그는 “무혐의 처분된 (성남FC)사건을 다시 끄집어내 없는 죄를 조작한다”고 했다.

사실이 아니다.

전정권때 경찰이 증거불충분으로 불송치 결정을 했을뿐이지 성남FC건을 무혐의 처리를 한적이 없다.

그런데도 검찰이 사건을 조작한데 그치지 않고 ‘함정’까지 팠다고 주장하는건 억지 그 자체다.

이런 주장을 할거면 검찰이 무슨 함정을 어떻게 팠다는건지, 그 근거와 증거물을 제시하는게 우선이다.

과연 기업들이 아무런 대가 없이 성남 FC에 182억원을 후원하는게 가능한 일인가.

후원한 기업들은 하나같이 병원부지 상업용지 용도변경, 사옥 용적률 상향 특혜 등 각종 편의를 제공 받았다.

그리고 이렇게 넘쳐나던 후원금이 이 대표가 성남시장일때 집중됐다가, 그가 경기도 지사가 돼 성남을 떠난뒤엔 ‘0’이 됐다.

누가봐도 이상하지 않은가.

무엇보다 이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당당하게 정치검찰에 맞서서 이기겠다”고 했다.

그런데 실제 검찰조사는 그의 말과 다르게 진행됐다고 하니 황당하다.

혐의를 전면부인하는 A4 용지 6장 분량 진술서로 “입장을 갈음하겠다”며 “이외에는 의견을 묻지 마라”고 했다는 한다.

사실상 진술을 거부한것이나 마찬가지다.

이것도 어디서 많이 봤던 장면이다.

이대표의 복심·분신이라는 정진상과 김용도 약속이라도 한듯 모두 묵비권을 행사중이라고 한다.

물론 묵비권은 불리한 진술을 강요받지 않을수 있는 피의자·피고인의 권리다.

하지만 국민들이 볼때 묵비권은 범죄사실에 대한 자백이다.

범죄혐의에 대해 달리 소명할 논리가 부족하니 그냥 입을 닫는 것 아니겠나.

“소환조사는 정치검찰이 파놓은 함정이라는것을 잘알고 있다. 당당히 맞서겠다”고 하더니 말과 행동이 너무 다르다.

무엇보다 12시간 조사를 끝낸 이 대표가 “기소할 것이 명백하다고 느꼈다”며 검찰을 비난한것도 그렇다.

역으로 보면 검찰이 제시한 범죄혐의 증거가 그만큼 강력했다는 방증이다.

그리고 이 대표가 이같은 검찰 증거와 물증을 반박하는데 실패했다는 자기고백이기도 하다.

실제로 기소되면 이대표는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공직선거법 위반에 이어 제3자 뇌물 혐의로도 재판을 받아야 한다.

2건의 범죄혐의로 재판정에 서게 될 신세인 사람이 국회 과반의석을 가진 제 1야당의 대표다.

국민의 정치혐오가 커질수 밖에 없다.박봉권 논설위원(peak@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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