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아스팔트 아닌 경사노위서 목소리 내야… 이젠 제도화 경쟁 필요”[파워인터뷰]

정철순 기자 2023. 1. 1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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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은 아스팔트 위에서 구호를 외칠 것이 아니라 제도화된 경사노위 체제 내에서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이에 대해 권 교수는 "민주노총은 본인들이 필요한 사회적 대화 채널인 최저임금위원회에는 들어가면서도 경사노위에는 안 들어간다"며 "사회적 대화 기구에 들어가서 목소리를 내고 필요한 개혁방안을 같이 모색하는 것이 본연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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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워인터뷰 - 민노총에 대한 권순원 교수의 입장

“민주노총은 아스팔트 위에서 구호를 외칠 것이 아니라 제도화된 경사노위 체제 내에서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지난해 12월 27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우리는 이미 사회적 대화 채널이 있고 민주노총도 거기서 당당히 목소리를 내면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도 미국노동총연맹산업별조합회의(AFL-CIO) 등의 총연맹 체제 정치 활동을 펼치고 있고, 이를 보면 우리 노동계도 정치적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그 정치적 목소리를 장외에서 낼 것이 아니라 제도화된 틀 안에서 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사회적 대화 기구인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를 ‘정부 들러리’로 칭하며 참여를 거부하고 있으며, 한국노총이 노동계를 대표해 참여하고 있다. 이에 대해 권 교수는 “민주노총은 본인들이 필요한 사회적 대화 채널인 최저임금위원회에는 들어가면서도 경사노위에는 안 들어간다”며 “사회적 대화 기구에 들어가서 목소리를 내고 필요한 개혁방안을 같이 모색하는 것이 본연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권 교수는 노조가 장외투쟁이 아닌 제도화를 두고 정부와 경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도 선진국 대열에 올라섰고 국민소득·임금수준·근로조건 다 어느 정도 개선이 됐으니 정상조직이라면 이제 제도화를 위한 경쟁을 할 시점”이라며 “이미 미국 학계에선 1960년대부터 ‘자본주의가 발달하고 다원주의화가 정착되고 노조의 제도적 힘이 커지게 되면 노사 관계는 관료주의하에 제도화를 위한 경쟁으로 수렴된다’고 전망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노총이 장외투쟁에 집중하는 행태를 두고 ‘밥그릇 지키기’란 비판이 적지 않고, 사회적 대화 거부로 인해 경제적 약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것이란 우려가 크다. 권 교수는 “연합단체가 제도화된 장소에서 정치적 목소리를 내야 취약계층에 대한 보호방안도 낼 수 있다”며 “정치화된 장외투쟁에 집중하며 노조 안에서 조직된 14.2%의 사람들은 근로조건이 나아졌을지 모르지만, 나머지 조직되지 못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9일 새해 업무보고를 통해 미래노동시장연구회의 권고문을 바탕으로 노동시장 개혁 추진에 속도를 낼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이날 민주노총은 성명을 통해 “가짜 개혁, 노동개악에 맞서 불평등·양극화를 해소하고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흔들림 없는 전진에 나설 것”이라며 반발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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